미국 증시가 10월 말 이후 이어진 조정국면을 지나 본격 회복국면에 진입 중이다. 이는 연말 산타랠리로 이어질까. 결국 미 증시의 랠리 여부는 연준과 트럼프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앞서 이어진 미국 증시 조정국면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12M FWD PER) 22배 수준의 기술적 지지선을 기점으로 일단락,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 키움증권은 11일 보고서를 통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12월 금리 인하에 대한 연준 위원들의 완화적 발언과 미국 재무부 일반계정(TGA) 잔액 소진에 따른 시중 유동성 공급 확대가 맞물려 매크로 환경이 우호적으로 전환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나스닥(7.1%)과 러셀2000 지수(9.5%) 대비 S&P500 지수 반등(4.9%)이 저조했던 점에 대해선 "금리 민감도가 높은 고 베타(High Beta) 종목들의 회복 탄력성이 우위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김승혁 애널리스트는 "S&P500이 전고점을 상향 돌파해 7000포인트 선에 안착하는 산타랠리를 맞으려면 올해 상승을 견인해 온 AI 낙관론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지수 레벨업을 위한 추가적인 알파(Alpha)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행정부가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연준의 양적긴축(QT) 중단이 즉각적인 양적완화(QE)로 전환되지는 않았으나, 자금 시장에서 발생하는 리스크가 연준의 유동성 공급을 강제할 것이라 내다봤다. 김 애널리스트는 "2019년 QT 조기 종료 직후 레포 발작(Repo Tantrum) 당시 S&P 500은 2주간 4.8% 하락했으나, 연준이 단기채 매입을 통해 유동성을 넣자 연말까지 13.9% 반등했다"며 "이를 통해 시장 참여자들은 위기 징후 발생 시 연준의 즉각적 개입과 그에 따른 자산 가격 상승이라는 메커니즘을 확실히 학습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의 유동성 잡음이 오히려 '연준 풋(Fed Put)'에 대한 기대를 자극해 증시 하방 경직성을 강화하는 기제로 작용한다"며 "12월 QT 중단 이후 보일 다양한 시나리오 속에서 연준과 시장의 스탠스를 종합할 때 우호적 증시 환경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내년 선거 승리를 위한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 정책도 증시 우상향을 이끌 핵심동력이라고 봤다. 김 애널리스트는 "미국 재무부는 12월 신생아에게 1000달러를 지급하는 '트럼프 계좌(Trump Accounts)'의 세부 지침을 확정했고, 8일 백악관은 120억달러 규모의 농가 긴급 지원 패키지를 발표했다"며 "이는 단순한 선심성 복지의 나열이 아닌, 내년 11월 중간선거 승리를 목표로 설계된 정교한 포석"이라고 풀이했다.

정책 시행 시점이 내년 초가 아닌 선거가 임박한 7월로 설정됐단 점에 대해 김 애널리스트는 "경제적 효과와 정치적 효용의 극대화를 동시에 노린 셈법"이라며 "이러한 전방위적 조치들이 고금리 환경에서 중소기업의 비용 부담을 낮춰, 한계 기업의 생존과 저소득층의 일자리를 지키는 실질적인 고용 안전망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