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실리콘밸리, 선전 전체가 디지털화돼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유안타증권은 지난 3~5일 탐방한 선전의 주요 테크 기업 5곳(텐센트·BYD·포니 AI·오르벡·로보센스 테크놀로지)이 AI·로보틱스·자율주행 분야에서 글로벌 선두에 위치해 있다고 봤다. 또한 향후 5년간 중국 정부의 정책 지원을 통해 재차 도약할 것으로 기대했다.

15일 유안타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내년부터 중국의 '15차 5개년 계획'이 시작된다"며 "2023년 9월 시진핑 주석이 제기한 '신질생산력'과 맞물려 AI·로보틱스 등 미래 산업이 주력 산업으로 격상되면서 대량 양산과 상용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백종민 애널리스트는 "AI와 로보틱스는 중국 정부가 목표로 하는 인구 구조 변화와 국가 안보 대응에 필수 영역"이라며 "두 분야간 협력을 통해 생산성을 개선하고 서비스업 중심의 내수 소비 수요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과거 전기차 산업 육성에 그러했듯, 재정·금융·세제 등 국가 자원이 총동원되며 관련 밸류체인향 수혜가 확실시 될 것"이라며 "AI·로보틱스·자율주행 등 미래산업 분야에서 정책 수혜를 입는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안타증권은 각 분야별 정책 수혜주로 AI에선 텐센트 홀딩스, 로보틱스에선 BYD·오르벡·로보센스 테크놀로지, 자율주행에선 로보틱스 3사에 더해 포니 AI를 제시했다.

텐센트 홀딩스에 대해 백 애널리스트는 "중국인들의 온·오프라인 일상 생활을 담당하는 1위 기업으로, 대부분의 결제가 텐센트의 위챗페이를 통해 이뤄진다"며 "글로벌 빅테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AI 수익화의 선두주자로서 최근 중국의 AI 육성 정책과 AI 칩 병목 해소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고 했다.

또한 "최근 아시아, 중동 등에 선제적인 데이터센터 투자를 진행하고 있고, 해외 게임 사업부의 성장에 따라 중장기 해외 비중이 증가할 것"이라 첨언했다.

BYD에 대해선 "글로벌 친환경 전환을 선도하는 1위 전기차 업체"라며 "선전 거리엔 녹색 번호판을 장착한 BYD의 전기차가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최근 BYD 실적 부진과 관련해선 "올해 3분기 실적은 주요 경쟁사들의 공격적인 신차 출시로 인한 평균판매단가(ASP) 경쟁에 점유율이 하락해 매출과 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감소했다"면서도 "최근 저가 모델에도 자율주행을 도입하며 가치 중심 경쟁력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의 전기차 지원 철폐에 따라 난립한 전기차 업체들이 재편되면서 점유율이 재차 확대될 것"으로 봤다.

자율주행에선 포니 AI를 꼽았다. 백 애널리스트는 "포니 AI는 레벨 4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바탕으로 상해·선전·베이징 등 1선 도시에서 무인 로보택시 서비스를 운영하는 핵심 기술 기업(Pure player)"이라며 "선전에서 탑승하기 전의 비판적인 시각이 무색하리 만큼 능숙한 운전솜씨를 선보여 자율주행이 더 이상 미래의 기술이 아님을 체감시켰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7월 시험 운행을 시작한 Gen-7 로보택시가 최근 광저우 전역에서 단위경제학(Unit Economics) 기준 손익분기점을 달성했다"며 "로보택시 사업이 정부 보조금 없이 자생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임을 입증했다"고 덧붙였다.

오르벡과 로보센스 테크놀로지는 앞서 살펴본 미래 산업 관련 기업에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주요 기업으로 꼽았다. 백 애널리스트는 오르벡에 대해 "마이크로소프트가 선택하고, 엔비디아 로봇 개발 플랫폼에 통합된 글로벌 3D 비전 센서 1위 기업"이라며 "오르벡의 3D 비전 기술을 도입한 고객사의 제품 출시가 본격화됨에 따라 가파른 실적 성장세가 지속되는 등 글로벌 AI 서버 시장 내 점유율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로보센스 테크놀로지에 대해선 "자율주행차의 눈에 해당하는 라이다(LiDAR) 분야의 글로벌 1위 업체"라며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로봇용 LiDAR의 ASP 감소에도 불구하고 판매량 증가에 따른 규모의 경제 효과와 자체 개발 SoC 적용에 따른 원가 절감으로 매출총이익률(GPM)이 성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안타증권은 5개 기업 가운데 대량 양산 및 상용화의 영향으로 높은 매출성장률이 예상되는 오르벡·로보센스·포니 AI에 주목했다. 특히 오르벡에 대해선 "올해 1분기부터 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며 "레버리지 효과를 기반으로 이익 성장이 동반될 것"이라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