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넥슨)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NDC 2025)가 6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돌아왔다. 판교 일대가 게임업계 관계자들로 북적였고, 현장에서는 '생성형 AI'와 'IP(지식재산권) 확장'이라는 두 키워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 AI와 IP, NDC 2025 물들이다
'38만년을 1주로? AI를 활용한 캐릭터 밸런스 디자인'이라는 한 세션의 제목처럼, 이번 NDC에서 AI는 게임 개발의 혁신을 이끄는 주인공이었다. 넥슨은 AI를 활용해 수많은 경우의 수를 반복 테스트하고, 밸런스를 맞추는 데 드는 막대한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하지만 단순히 AI 도구를 쓴다고 해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었다. 기획자의 직관과 게임에 대한 깊은 이해가 뒷받침되어야만, 비로소 AI가 힘을 발휘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이미지 생성 AI도 마찬가지였다. 프롬프트 몇 줄로 끝나는 일이 아니라, 실무자의 전문성이 더해져야만 원하는 퀄리티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는 현실적인 조언이 이어졌다. AI가 개발자의 생산성을 높여주긴 하지만, 결국 게임을 만드는 건 사람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느낀 지점이다.
AI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게임의 흥행 가능성을 예측하는 시도도 이어졌다. 인게임 데이터는 물론, 개인적인 경험을 포괄하는 '인간적인 데이터' 등 다양한 변수를 시뮬레이션해 성공 가능성을 분석하는 방식이다. 다만 대형 IP 게임처럼 마케팅 등 변수의 폭이 넓은 경우, AI의 예측력에는 아직 한계가 있다는 점도 솔직하게 공유됐다.
IP(지식재산권)는 올해 NDC의 또 다른 주인공이었다. 강연자들은 장수 IP를 다양한 방식으로 확장하고, 운영 시스템을 고도화하면서도 게임의 본질인 '재미'에 집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단순히 게임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IP를 활용한 팬덤 비즈니스와 글로벌 진출까지 시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메이플스토리' 등 대표 IP를 활용한 이미지 생성 AI 실험, 다양한 플랫폼과의 연계, 현실과 온라인을 잇는 팬 마케팅 전략 등이 공유됐다. 이제 IP는 단순한 게임 자산을 넘어, 산업 전반의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었다.
■ 핵심은 변하지 않는 '재미'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각종 기술의 등장과 시장 변화 속에서도 '게임의 본질은 재미'라는 원칙이 재확인됐다는 점이다. AI가 개발 효율을 높이고, IP가 브랜드 가치를 확장하는 도구라면, 그 아래에는 여전히 개발자의 상상력, 창의성이 자리하고 있었다.
NDC 2025는 AI와 IP라는 두 축을 통해 게임산업의 미래를 보여줬고, 동시에 변하지 않는 '재미'의 본질을 다시금 떠올리게 했다. 앞으로의 게임 개발은 AI와 IP를 어떻게 창의적으로 다루냐에 따라, 정체에 빠진 산업을 되살릴 수 있을지 실감하는 자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