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현장 모습. (사진=손기호 기자)
건설산업의 핵심 인프라인 현장 기술인력이 빠르게 고령화되고 청년 유입은 줄어들면서 인력 수급 불균형이 구조적 문제로 고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속가능한 인재 생태계 구축을 위한 장기 전략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14일 ‘건설현장 기술인력 확보 전략 및 실행과제 연구’ 보고서를 발표하며 이처럼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건축공학·설비공학과 입학생 수는 10%, 토목공학과는 22% 각각 감소하며 기술직 기피 현상이 뚜렷해졌다. 반면, 도시공학과는 입학생 수가 44% 늘어나며 전공별 편중이 심화되고 있다.
산업 전반의 고령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건설 분야 기사 자격 취득자는 10년 새 2.5배 늘었지만, 20대 비중은 2014년 71%에서 2023년 45%로 줄고, 40대 이상은 같은 기간 13%에서 41%로 증가했다.
수요 측면에서는 기술인력 고용 규모가 오히려 늘고 있다. 시공·설계·엔지니어링 전 분야에서 기술 수요가 증가하며 특히 시공 분야 기술인력 비중은 2004년 18%에서 2023년 27%로 높아졌다. 산업의 고도화와 안전·품질 규제 강화가 인력 수요를 견인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현장 근무환경은 직업적 매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장시간 노동, 책임 집중 구조, 낮은 보상 등으로 청년층 유입이 어려운 상황. 특히 중소 건설현장은 복지와 처우가 열악해 인력 확보에 더욱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건산연은 청년 유입 기반 마련과 인식 전환을 위해 단기 대응을 넘어선 체계적 전략 수립을 주문했다. 구체적으로 ▲전문성 기반 인재 양성 ▲직무 매력 제고 ▲인력 운용 체계 효율화 ▲청년 유입 확대 ▲산업 이미지 개선 등 5대 장기 전략 방향과 함께 15개 실행과제를 제시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성유경 연구위원은 “건설 기술인력은 단순 노무가 아니라 프로젝트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역량”이라며 “산업계와 정부, 학계가 유기적으로 협력해 지속 가능한 기술인력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