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재건축 시장의 마지막 대형 프로젝트인 대교아파트가 시공사 선정 절차에 본격 돌입했다. 이미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확정한 한양아파트, 대우건설이 시공을 맡은 공작아파트에 이어 ‘빅3’ 중 마지막 조각이 채워지면서 여의도 재건축 시장의 판도 변화가 예고된다.

서울 여의도 대교아파트가 정비구역지정고시되면서 수주전에 나선 건설사들이 축하 현수막을 내걸고 있다. (사진=손기호 기자)

■ 대교아파트, 공사비·고급화 경쟁 중심

14일 대교아파트 재건축조합에 따르면, 조합은 오는 18일 시공사 현장설명회를 시작으로 9월2일 입찰 마감, 10월18일 조합원 총회에서 최종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번 입찰에는 삼성물산, 롯데건설 등 국내 대표 대형 건설사들이 수주전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975년 준공된 대교아파트는 49년 된 노후 단지다. 이번 재건축을 통해 지하 5층~지상 49층, 4개 동, 912가구 규모의 초고층 고급 아파트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특히 3.3㎡당 1120만원, 총 7500억원에 달하는 공사비는 여의도 내 최고 수준으로 고급화 경쟁의 상징적 무대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이번 수주전은 단순 시공 능력뿐 아니라 고급화 브랜드 경쟁과 설계·커뮤니티 차별화, 이주비 등 조합원 실익 조건까지 복합적으로 맞붙는다.

삼성물산 래미안, 롯데건설 르엘 등은 각각의 프리미엄 브랜드와 고급 커뮤니티 시설, 한강 조망 특화 설계 등을 앞세워 조합원 표심을 공략할 전망이다.

조합은 130여페이지에 달하는 ‘공동주택 성능요구서’를 통해 자재, 시공 방식, 품질 기준 등 세부 조건을 명확히 제시하고, 해외 유명 설계사와의 협업, 복합문화체육센터 등 차별화된 단지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건설이 재건축 시공사로 선정된 서울 여의도 한양아파트. (사진=손기호 기자)

■ 한양은 현대건설, 공작은 대우건설 선정돼…프리미엄 브랜드 단지로

앞서 한양아파트는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하며 재건축 사업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이 아파트는 1975년 준공된 49년차 단지로, 이번 재건축을 통해 지하 5층~지상 56층, 4개 동, 992세대(임대 포함)와 오피스텔 60실이 들어서는 대규모 주상복합단지로 탈바꿈하게 된다.

가족센터 등 공공기여시설도 포함돼 금융중심지 여의도에 걸맞은 복합주거단지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내년 이주 및 철거, 2031~32년 입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민간 재건축 단지 중 최초로 통합심의를 통과해 신속통합기획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공작아파트는 대우건설을 시공사로 확정하며 재건축 사업의 본궤도에 올랐다. 이 아파트는 1976년 준공된 48년차 단지다. 재건축을 통해 지하 7층~지상 49층, 3개 동, 570세대 규모의 초고층 아파트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설계는 프랑스 건축가 장 미쉘 빌모트가 맡았고 단지명은 ‘써밋 더 블랙 에디션’으로 정해졌다. 한강 조망, 스카이 어메니티, 프라이빗 스파 등 하이엔드 커뮤니티 시설이 특징이다. 오는 2027년 착공, 2030년 입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 여의도 재건축 시장의 판도 변화와 파장

대교아파트 시공사 선정 결과는 한양·공작에 이은 여의도 재건축 ‘빅3’의 완성이라는 점에서 상징성과 파급력이 있다. 향후 시범·목화 등 후속 단지의 사업 방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교아파트 수주전은 여의도 재건축 시장의 주도권과 고급화 경쟁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조합원 실익과 브랜드 가치, 사업 안정성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주 지원책 등도 관심사다. 최근 대출 규제로 기본 이주비 한도가 6억원으로 제한된 상황에서 각 건설사의 추가 이주비 조건이 조합원 표심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어서다. 조합원들은 하이엔드 브랜드 못지않게 실질적 이익인 분담금 부담 완화와 이주 지원책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사비가 3.3㎡당 1120만원으로 압구정2구역 등 강남권과 맞먹는 수준이어서 향후 분담금 인상 가능성이라든지 사업성 논란 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