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소프트웨어 전문기업 와이즈넛이 ‘하이브리드 RAG(Retrieval-Augmented Generation)’ 기술을 앞세워 국내 AI 산업의 선도자로 부상하고 있다. 오는 6월 대선을 기점으로 정부의 AI 투자 확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와이즈넛은 독자적 기술과 안정적 고객 기반을 통해 본격적인 실적 성장에 나설 전망이다.
와이즈넛은 2000년 설립된 자연어처리(NLP) 기반 AI 기업으로, 2025년 코스닥에 상장하였다.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검색엔진·챗봇 등 B2B AI 솔루션을 공급하며 13년 연속 흑자를 기록한 안정적 수익구조를 자랑한다. 특히 국내 검색 시장과 챗봇 시장에서 각각 39.2%, 70.6%의 점유율을 확보해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회사의 최대 강점은 국내 유일의 ‘하이브리드 RAG’ 기술이다. 기존 LLM(대규모 언어모델)이 가진 환각(hallucination) 문제를 보완하기 위한 RAG 기술은, 질문에 대한 답변을 생성하기 전 외부 데이터나 문서를 검색해 보다 신뢰도 높은 응답을 제공한다. 와이즈넛은 자연어 검색과 벡터 검색을 결합한 고도화된 RAG 구조를 구현해 고객 맞춤형 검색에 특화된 솔루션을 제품화했다.
이 같은 기술적 강점은 수익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RAG 솔루션은 기존 대비 2~3배 가격으로 책정 가능하며, 개발자 중심이 아닌 플랫폼 기반 제품 모델로서 레버리지 효과가 커 인건비 대비 마진율이 높다. 회사는 2025년 영업이익률을 15~20%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24년 실적은 다소 정체됐다. 매출액 349억원, 영업이익 17억원, 당기순이익 3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과 유사한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정부의 R&D 예산 축소 및 공공기관의 발주 지연에 따른 결과다. 그러나 와이즈넛은 2025년 543억원의 매출과 108억원의 영업이익을 목표로 제시하며 강한 회복세를 예고했다.
회사는 지난 2~3년간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40여 건의 PoC(개념검증)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이 중 상당수가 올해 2분기부터 본사업으로 전환돼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다. 특히 공공·민간을 포함한 69개의 신규 AI 에이전트 사업 중 절반 이상을 수주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치권의 AI 투자 공약도 호재다. 주요 대선 후보들이 AI를 1호 공약으로 내세우며, 대선 이후 공공 AI 인프라 시장의 본격 개화가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AI 투자 100조 시대’를, 국민의힘 김문수·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각각 유니콘기업 육성과 민간 주도 성장 전략을 강조하고 있다.
다만, 실적 반등에는 시장 개화 속도가 관건이다. 수주 기반의 사업 구조 특성상, 발주 지연이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고정비 중심의 구조로 인해 손익분기점(BEP)을 하회할 경우 적자로 전환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와이즈넛은 이러한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해 NPU 기반 어플라이언스를 개발 중이다. 고전력 소비와 GPU 확보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솔루션과 일체형으로 공급 가능한 구조다. 일부 공공기관과는 이미 테스트 협의도 진행 중이다.
와이즈넛은 반복 납품과 영업 레버리지가 가능한 솔루션 중심 사업모델을 구축했다. 대선 이후 공공 부문 발주 정상화와 함께 실적이 본격 회복된다면, 와이즈넛은 RAG 기반 AI 시장의 확실한 주도권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필자인 김주형 그로쓰리서치 연구원은 투자자산운용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100개 이상의 기업을 탐방했고, MTN 머니투데이방송에 출연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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