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지난 6월 제26회 철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실적 뒷걸음…이익 반토막

포스코홀딩스의 재무 건전성에 경보음이 켜졌다. 그룹 지주사로서 핵심인 현금 창출력이 둔화되면서 배당 매력은 떨어지고 이차전지 소재 투자 확대로 재무 부담은 불어나고 있다. 철강 본업 둔화, 해외제철소 투자 지연, 충당금 부담까지 겹치며 ‘안정적 배당주’로서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7조4370억원, 영업이익 568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4%, 영업이익은 2.6% 줄었다. 순이익 감소폭은 더욱 컸다. 금융수익 급감 여파로 3440억원에 그치며 전년 대비 44.4%나 축소됐다.

지난해 전체 실적도 부진했다. 매출 72조6881억 원(전년 대비 –5.7%), 영업이익 2조1735억 원(–38.4%), 순이익 9475억 원(–48.7%)으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2022년 매출 84조7502억 원, 영업이익 4조8501억 원에서 3년 연속 축소된 셈이다. 올해 상반기 역시 매출 34조9930억원, 영업이익 1조175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 12% 감소하며 회복세를 보이지 못했다.

■ 투자부담 확대‧흔들린 신뢰…주가 부진 이어져

실적 둔화에도 불구하고 투자 지출은 오히려 확대됐다. 포스코홀딩스의 연간 설비투자(CAPEX)는 2020년 3조5000억원에서 2023년 7조1000억원, 올해 10조8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 가운데 41%는 철강 부문에 대한 투자로, 탄소중립 및 고급제품 생산 위한 투자다. 이차전지 소재는 43%의 비중으로 4조6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그러나 시장은 과잉 공급 우려를 지적하며 단기간 내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다고 본다.

포스코홀딩스 주가는 1일 기준 28만 원으로 시가총액 22조6612억 원에 머물렀다. 이는 1년 전(29조1358억원)보다 줄었고 2년 전 45조3224억원에 비하면 반 토막 수준이다.

회사는 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통해 투자자 달래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배당성향은 69.2%로 2021년(19.4%) 대비 세 배 이상 높아졌다. 올해도 분기 배당 2500원을 결정했고, 2026년까지 2조 원 규모 자사주 소각을 약속했다. 그러나 배당 재원은 철강 자회사 포스코의 현금흐름에 크게 의존한다. 철강 업황 둔화가 이어질 경우 배당 확대는 지속되기 어렵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지금이 진짜 바닥일까?…체질 개선 필요

한국기업평가는 포스코그룹의 재무 구조에 경고음을 울렸다. 한기평은 최근 보고서에서 “투자 부담이 예년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영업현금창출력 약세로 재무안정성의 유의미한 개선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전방 업황 약세와 보호무역주의 심화가 과거 대비 현금창출력을 저하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정부가 예고한 50% 철강 관세도 리스크 요인이다. 포스코홀딩스는 미국향 매출 비중이 2%에 불과하다며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설명하지만, 한신평은 고율 관세가 직접적인 수익성 타격보다 판가 인하 압력 등 2차 효과를 통해 채산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차전지 소재 자회사 포스코퓨처엠의 경우 미국 매출 비중이 33%에 달한다. 그러나 전기차 보조금 축소 가능성이 현실화될 경우 성장 속도가 둔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포스코홀딩스는 단기적으로는 실적 둔화, 늘어나는 부채, 해외사업 불확실성이 겹쳐 ‘안정적 배당주’로서의 매력이 약화되고 있다. 장기적 성장동력으로 내세운 이차전지 소재도 아직은 과잉투자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시장에서는 “지금 포스코홀딩스에 투자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냐”는 근본적 질문이 던져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