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이 된 100세 시대, 안정적인 노후생활은 직장인들의 꿈입니다. 하지만 정작 우리나라 퇴직연금 연평균 수익률은 고작 2%대. 사실 연금계좌를 적극적으로 운용하고 싶지만 과연 어떤 상품이 지금 나에게 적합한 것인지 어렵기만 합니다. 뷰어스는 투자자의 성향과 삶의 주기, 목적에 따라 제각기 다른 연금 투자법에 대한 국내 자산운용사 연금 전문가들의 맞춤형 조언을 매월 초 전해드립니다. -편집자주
#2. 그동안 DB형에서 예금 상품을 중심으로 갖고 있던 연금 자산을 DC형으로 전환하면서 보다 적극적으로 운용해보려고 합니다. 투자 경험을 많지 않아서 연평균 5~7% 정도 수익률을 목표로 포트폴리오를 바꿔보려고 하는데요, 어떤 상품들로 자산배분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금리보다 높은 수준의 수익률을 원하지만 지나치게 공격적 투자는 부담스러워 하는 투자자들도 많습니다. 자산운용사들은 이런 투자자들이라도 주식과 채권 등 다양한 자산으로 적절하게 분산한다면 안정적인 수익률을 거두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조언합니다. 특히 국내는 물론 해외 자산에 대한 투자 편의성도 높아진 만큼 자신의 성향이나 관심 분야에 해당하는 상품을 고를 수 있는 폭도 매우 넓습니다.
■ 미래에셋운용, 글로벌부터 주식·채권·금까지 '분산의 힘'
연 5~7% 수익률을 위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제시한 주식과 채권의 분산 비율은 6대 3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비중은 대체자산으로 채우는 방법을 제안했습니다.
상품별로는 미래에셋운용이 지난 6월 전세계에 분산투자하는 상품으로 출시한 ‘TIGER토탈월드스탁액티브 ETF’가 글로벌주식 투자용으로 추천됐습니다. 이 상품은 전세계 상장 기업의 98%를 커버하는 FTSE Global All Cap 지수를 추종해 개별 종목에 대한 고민없이 글로벌 분산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이 강점입니다. 이와 함께 고배당 매력과 퀄리티 높은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하는 ‘TIGER코리아배당다우존스’에 투자한다면 안정성과 수익성의 균형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미래에셋의 설명입니다.
또한 ‘TIGER머니마켓액티브’를 편입하게 되면 초단기 채권형 ETF에서 기대할 수 있는 안정적 수익과 함께 연금 계좌 내 안정형 자산 의무비율(30%)도 충족시킬 수 있게 됩니다. 나머지 10%는 ‘TIGER KRX금현물’을 통해 금리, 지정학적 리스크 등 거시 환경 변화에 방어적 역할도 가능하다고 조언합니다.
■ KB운용, 고른 채권 편입으로 안정성+수익까지
KB자산운용은 주식과 채권의 비중을 5대 4로 하고 유동성 자금으로 10%를 운용하는 것을 추천했습니다. KB자산운용은 ETF가 아닌 펀드 상품을 중심으로 추천했는데요, 각 자산군 내에서도 투자상품을 다양화하게 분산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미국 성장테크에 투자하는 ‘KB 미국 대표성장주’펀드로 전체의 25%를 채운 뒤 한국 대형성장주 및 밸류업 종목들로 구성된 ‘KB 새로운 대한민국’과 ‘KB 통중국 4차산업’을 각각 10%씩 담아 전체의 절반을 주식형 자산으로 채웁니다.
채권 자산의 경우 금리 하락기에 자본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선진국 장기국채형 상품인 ‘KB 미국 장기국채 플러스’를 20% 담고 국채보다 높은 이자 수익 확보가 가능한 ‘KB 크레딧 알파 단기채’도 편입함으로써 채권 자산 역시 다양화할 것을 제시했습니다. 만일 각 상품으로 배분이 어려운 투자자라면 은퇴시점과 투자성향에 맞춰 투자비중을 자동으로 조정해주는 ‘KB 온국민 TDF(패시브)’와 ‘KB 다이나믹 TDF(액티브)’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선택지입니다.
■ 한투운용 "美 주식·채권으로 운용 성과 충분"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총 3개의 상품으로 분산투자할 것을 추천했는데요, 눈에 띄는 점은 국내 시장이 아닌 미국을 중심으로 제안했다는 점입니다.
먼저 ‘ACE 글로벌인컴TOP10 SOLACTIVE ETF’는 미국에 상장된 ETF 중 높은 배당수익률과 분배일관성을 지닌 주식형 및 채권형 ETF를 절반씩 편입한 상품으로 연간 6% 중반의 분배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여기에 ‘ACE 미국나스닥100채권혼합액티브’를 통해 나스닥과 미국 단기국채에 혼합 투자함으로써 성장성과 안정성을 함께 챙깁니다. ‘ ACE 미국10년국채액티브(H)’는 금리 하락시 자본 차익을 통한 수익 기회를 노릴 수 있어 현 시점에서 투자 매력도가 높은 상품으로 꼽힙니다. 특히 미국 10년 국채는 통상 단기채보다 높은 이자 수익을 기대하면서 장기채 대비 낮은 듀레이션 리스크와 변동성을 보유할 수 있다는 매력이 있죠.
다만, 이 경우 포트폴리오가 모두 미국 주식 및 채권으로 구성돼 있는 만큼 미국 경제 상황에 따른 변동성은 유의해야 할 부분으로 보입니다.
■ 위험자산 vs 안전자산, 균형잡는 조정 필요
그렇다면 해당 포트폴리오의 리밸런싱은 어느 정도 주기를 염두에 두는 것이 적당할까요. 전문가들은 최소 연 1회를 기준으로 자산별 비중 점검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위험자산 비중이 높아지고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차익 실현을 하고 현금 및 채권으로 투자를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금리 인하 기조가 완화될 경우에는 단기채 크레딧 비중을 확대하고 장기채의 점진적 비중 축소도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연간 목표 수익률을 가지고 분기별 또는 반기별 정기 점검 및 리밸런싱을 하는 것도 권장했습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 역시 “글로벌 증시 급락으로 주식 비중이 크게 줄었을 때는 안정자산으로 주식을 추가 매수하고 금값 금등으로 비중이 과도하게 커질 경우 일부 차익실현 후 주식 및 안정자산으로 재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추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