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상승 출발해 3970대를 회복한 1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
지난 한달간 코스피는 인공지능(AI) 버블론과 금리 불확실성에 극심한 변동세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선 변동 요인이 해소됐다며 연말 '산타 랠리'를 기대하는 한편, 코스피보다 코스닥에 산타가 먼저 찾아갈 것이란 견해도 나왔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달 4200선을 넘어서는 등 신고점을 경신했으나, 이후 강한 변동세를 보이며 3800대로 후퇴했다. 지난주까지 4000선을 탈환하지 못하고 있다.
AI 버블론과 금리 인하 불확실성이 변동성을 키운 주 요인이다. 빅테크 등 AI 관련주에서 비롯된 약세와 금리 미국 연방준비제도 위원들의 금리 인하 의견 불일치에 증시가 요동쳤다.
이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을 위해 대규모 매도에 나섰다. 11월 한 달간 14조5000억원을 순매도했다. 8조7000억원어치를 팔아치운 SK하이닉스가 순매도 1위를 기록했으며 삼성전자(2조2000억원)와 두산에너빌리티(8000억원)가 뒤를 이었다.
롤러코스터 장세에 투자자들의 심리도 위축돼 예탁금 감소로 이어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달 1일 86조8000억원에서 27일 77조5000억원으로 9조3000억원 줄었다.
■ 산타가 온다...주도주에 코스닥까지?
다만 증권가에선 변동장의 불안 요인이 해소되고 있다며 연말 산타 랠리를 기대하는 분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김종민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선물시장 기준 12월 미국 금리 인하 확률은 80%를 상회하며 유동성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고, 구글의 '제미나이 3.0' 공개로 새로운 성장 동력이 가시화되며 AI에 대한 우려도 잦아들고 있다"며 "그동안 시장을 짓눌러왔던 두 가지 핵심 요인이 동시에 해결되는 모습으로 투자 심리가 회복될 것"이라 설명했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 또한 "12월부터 미국의 유동성 경색을 중심으로 코스피에 약세를 줬던 요인들이 되돌림할 것"이라며 "과거 증시는 연말이 다가올수록 랠리를 보이는 경향이 있기에 불안 요인의 완화는 산타 랠리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과거 강세장에서 조정 후 회복기엔 낙폭 과대 업종을 중심으로 반등이 크게 나타난다"며 "강세장이 끝날 때까지는 반도체, 기계(전력기기) 등 주도 업종을 가져가야 한다"고 했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유동성 공급 재개와 이재명 정부의 증시 활성화 정책, 우호적 연말 수급 환경 등이 산타 랠리를 이끄는 루돌프"라며 "12월 코스피는 3800~4200포인트 범위에서 중립 이상의 주가흐름이 전개될 것"이라 전망했다.
한편, 코스피보다 코스닥이 먼저 산타 랠리를 맞이할 것이란 견해도 나왔다.
김종민 애널리스트는 "12월 산타는 코스피보다 코스닥에 먼저 도착할 가능성이 높다"며 "글로벌 유동성 안정화와 개인 순매수 유입이 기대되는 만큼 코스닥 랠리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해창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금융당국이 코스닥 활성화 정책을 준비한다는 보도가 전해지면서 코스닥 투자심리를 주도했다"며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2조원대를 매도하고, 코스닥에선 5000억원 가까이 매수하는 등 수급 이동이 관찰되면서 두 지수의 상반된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모험자본으로의 머니 무브 정책에 코스닥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내년 3월 출범하는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투자, 종합금융투자사업자사 발행어음 운용 대상 모험자본 등 코스닥 기업에 우호적인 수급이 이뤄질 것"이라며 "상장폐지 제도 개선으로 한계기업 퇴출이 용이해질 것"이라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