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지 두 달이 지났다. 국내에서만 90명 넘게 숨지고, 전 세계적으로 8700명 이상 사망했는데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은 더디기만 하다. 제약사들은 규제 탓에 속도를 내기 쉽지 않다고 호소한다.  신약 개발을 위한 현행 규정을 살펴보니, 감염병 대유행 시 ‘우선 심사 규정’이 있으나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또 이 규정이 법률이 아닌 고시로 돼 있는데다가 심사 기한이 정해져 있지 않은 점도 문제다.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이른바 ‘신속 심사’ 법률안이 2년 전 발의됐지만 여전히 계류 중이다. 코로나19 신약개발과 관련해 제약회사들은 대한민국의 각종 규제 때문에 속도를 내기 힘들다고 호소한다. (사진=SBS) “벤처기업은 속도가 생명인데” 비상시 자판기로 약을 구할 수 있는 화상 투약기는 정권이 3번 바뀌었지만 약사법 관련 규정 때문에 상용화되지 못하고 있다. 1년 전 일정 기간 관련 규제를 풀어주는 이른바 ‘ICT 규제 샌드박스’의 문을 두드렸으나 관계 부처는 계속 묵묵부답이다.  2년 전 택시를 통한 배송 서비스 사업을 시작한 한 업체도 수억 원의 개발비를 날릴 위기다. 택시의 화물 배송 관련 법률이 아예 없기 때문인데, 관계 부처는 화물 배송 업체 간 갈등이 생길 수 있다며 사업 승인을 미루고만 있다. “규제는 덫입니다. 다시는 대한민국에서 제조업 안 할 겁니다.” 5년 전 특허를 받았지만, 최근 의류용 충전재 사업을 접은 이기주 씨는 이렇게 말한다.  (사진=SBS) 전 세계 최초로 양모와 폴리에스테르를 혼합한 충전재를 개발했지만, 생산 허가를 받지 못했다. 섬유 혼용률 표시에 대한 고시 때문이다. 스위스 국제 경영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기업 규제 관련 순위는 세계 63개국 중 50위를 기록했다. 한시가 급한데 규제에 발목 잡혀 사업을 접는 기업인들, 대안은 없을까? 이번 주 ‘뉴스토리’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포함해 신기술과 신산업 발전을 막는 규제 실태와 해결 방안을 집중 취재했다. ‘뉴스스토리’는 오는 21일 오전 8시 SBS에서 방송 한다.

코로나19 신약개발 “규제 탓에 속도 내기 힘들어” 제약회사 호소

김현중 기자 승인 2020.03.20 11:54 의견 0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지 두 달이 지났다. 국내에서만 90명 넘게 숨지고, 전 세계적으로 8700명 이상 사망했는데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은 더디기만 하다. 제약사들은 규제 탓에 속도를 내기 쉽지 않다고 호소한다. 

신약 개발을 위한 현행 규정을 살펴보니, 감염병 대유행 시 ‘우선 심사 규정’이 있으나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또 이 규정이 법률이 아닌 고시로 돼 있는데다가 심사 기한이 정해져 있지 않은 점도 문제다.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이른바 ‘신속 심사’ 법률안이 2년 전 발의됐지만 여전히 계류 중이다.

코로나19 신약개발과 관련해 제약회사들은 대한민국의 각종 규제 때문에 속도를 내기 힘들다고 호소한다. (사진=SBS)


“벤처기업은 속도가 생명인데” 비상시 자판기로 약을 구할 수 있는 화상 투약기는 정권이 3번 바뀌었지만 약사법 관련 규정 때문에 상용화되지 못하고 있다. 1년 전 일정 기간 관련 규제를 풀어주는 이른바 ‘ICT 규제 샌드박스’의 문을 두드렸으나 관계 부처는 계속 묵묵부답이다. 

2년 전 택시를 통한 배송 서비스 사업을 시작한 한 업체도 수억 원의 개발비를 날릴 위기다. 택시의 화물 배송 관련 법률이 아예 없기 때문인데, 관계 부처는 화물 배송 업체 간 갈등이 생길 수 있다며 사업 승인을 미루고만 있다.

“규제는 덫입니다. 다시는 대한민국에서 제조업 안 할 겁니다.” 5년 전 특허를 받았지만, 최근 의류용 충전재 사업을 접은 이기주 씨는 이렇게 말한다. 

(사진=SBS)

전 세계 최초로 양모와 폴리에스테르를 혼합한 충전재를 개발했지만, 생산 허가를 받지 못했다. 섬유 혼용률 표시에 대한 고시 때문이다. 스위스 국제 경영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기업 규제 관련 순위는 세계 63개국 중 50위를 기록했다. 한시가 급한데 규제에 발목 잡혀 사업을 접는 기업인들, 대안은 없을까?

이번 주 ‘뉴스토리’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포함해 신기술과 신산업 발전을 막는 규제 실태와 해결 방안을 집중 취재했다. ‘뉴스스토리’는 오는 21일 오전 8시 SBS에서 방송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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