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물질 검출로 라니티딘이 시장에서 퇴출되자 대체재 PPI제제는 지난해 실적 상승세를 탔다. 반면 올들어서는 하락세로 접어든 모습이라, 라니티딘 반사이익은 어디로 향했는지 의문이다.
관련업계는 올 1분기 PPI제제 상위 15개 품목 실적이 감소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유비스트에 따르면 지난 1분기 PPI제제 상위 15개 품목 전체 실적은 770억원이다. 전년에 비해선 4.8% 증가한 수준이지만, 전 분기와 비교하면 10.0% 감소했다.
이들 약품의 실적은 지난해 1분기 641억원, 2분기 639억원, 3분기 632억원 순으로 점점 축소되고 있었다. 4분기인 9월 말 라니티딘제제에서 NDMA라는 발암 유발 물질이 검출되자 상황이 바뀌었다. 해당 약물이 시장에서 퇴출 수순을 밟게 되자 유사한 효과를 내는 약물로 수요가 옮겨갔다. 이에 PPI제제 4분기 매출은 전기 대비 100억원 넘게 오르게 됐다.
관련업계는 올 1분기 PPI제제 상위 15개 품목 실적이 감소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사진=연합뉴스)
반면 올해 들어 1분기에 바로 수요가 빠지는 모습이다. 라니티딘 사태 전보다는 실적이 오른 편이지만 작년 4분기 대비로는 낮은 수준이다.
특히 이들 중 단 한 제품에서도 실적 증가는 나타나지 않았다. 다케다의 란스톤LFDT와 덱실란트DR, 판토록 등 주요 제품은 전년 대비 실적까지 감소해 심각한 상황이다.
제품별 실적을 보면 아스트라제네카의 넥시움이 114억원으로 PPI 시장 1위였다. 이어 한미약품 에소메졸이 104억원을 기록하며 2위를 차지했다. 실적 수치상으로는 2위지만, 성장률은 넥실움보다 큰 폭이라 향후 순위 변동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이외에도 일양약품 놀텍, 다케다 란스톤LFDT, 대원제약 에스원엠프, 다케다 덱실란트DR·판토록, 일동제약 라비에트 등이 전 분기 대비 실적 감소를 보였다.
한편 PPI제제 외 라니티딘 대체제들의 실적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라니티딘 사태 반사이익을 여러 약물들이 나눠먹게 된 것이다. 이에 PPI제제 실적이 주춤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 등의 판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라니티딘 사태 이후 ‘NDMA 없는 약품’, ‘라니티딘 대체품’이라는 수식어로 홍보하는 약품들이 많아졌다”며 “라니티딘제제는 FDA에서 시장 퇴출 결정을 내리면서 사실상 회생이 불가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