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김재범 기자] 역대 최고의 마블 영화란 찬사가 쏟아졌다. 히어로 무비의 끝판왕이란 평가도 나왔다. 이에 걸맞게 행사에는 아시아권 12개 국가 취재진이 참석할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22일 오전 싱가포르 마리나 샌즈베이 호텔에서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 아시안 프레스 기자회견이 열렸다. 총 12개 국가가 참석한 이날 행사에는 영화의 연출을 맡은 조 루소 감독, ‘캡틴 아메리카’역의 크리스 에반스, ‘팔콘’역의 안소니 마키, ‘윈터솔져’역의 세바스찬 스탠이 참석했다.

이날 현장에 참석한 이들에게 쏟아진 질문의 핵심은 크게 세 가지다. 같은 편이던 히어로들이 왜 편을 나눠 싸우게 됐는지, 그 싸움의 원인 ‘슈퍼히어로 등록법’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그리고 실제로 편을 나눠 싸우면 누가 이길까에 대한 지점이다. 질문에 따라선 심도 있는 대답이 나왔고, 농담처럼 가벼운 생각도 이들은 취재진에게 전했다.

연출을 맡은 조 루소 감독은 “이미 히어로 무비 시장은 포화된 상태다”면서 “차별화된 작품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그런 노력 속에 심도 있는 내용도 담으려 했다. 그 과정 속에서 난 희열을 느낀다”고 전했다. 이어 “배우들이 캐릭터를 너무 잘 살려줬다. 그 속에서 어떤 균형 감각을 살리려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번 영화를 통해 캡틴 아메리카나 아이언맨이 변화하는 모습을 의도했다”면서 “캡틴의 경우 애국심이 강하지만 부패를 체험하면서 변화한다. 반면 아이언맨은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했지만 자식을 잃은 어머니를 보면서 태도의 변화를 맞는다"며 주축이 되는 두 인물의 변화 이유를 설명했다.

조 루소 감독의 발언에 크리스 에반스는 자신의 생각을 더했다. 그는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는 선악 대결이 아닌 친구와 가족이 서로 다른 입장 차이 때문에 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을 통해 서로에게 상처받는 모습을 그린다“면서 ”그런데 싸움이 친구와 가족만의 것이 아닌 자신의 기존 삶과 새로운 삶 사이에서 갈등도 만들어 낸다. 또 성장기 시절 함께 자란 버키를 버릴 수 없기에 현재의 친구들과 싸운다. 이 부분이 캡틴 아메리카의 갈등이자 영화의 특별한 묘미다"고 전했다.

이번 영화의 ‘부제’ 시빌워에서 느껴지는 것과 같이 주제는 ‘내전’이다. ‘어벤져스’로 인해 같은 편이던 이들이 분열된다. ‘슈퍼히어로 등록제’를 두고 싸우게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현장에 참석한 이들의 생각은 제각각이었다.

연출을 맡은 조 루소 감독은 “난 이 법을 반대한다. 이번 영화에도 등장하고 ‘헐크’에서도 등장하는 로스 장군은 히어로들을 통제하려고 한다”면서 “만약 현실로 본다면 누가 관리하느냐가 관건이다. 만약 특정 국가가 하면 과다하게 힘이 쏠린다. 유엔이 관리하는 것도 반대다”는 입장을 전했다.

반면 ‘캡틴 아메리카’ 크리스 에반스는 “등록제는 사실 필요하지 않을까”라면서 “그것이 개인이 됐건 단체가 됐건, 잘못될 가능성이 너무 크다. 어떠한 형식으로라도 통제는 되야 할 것이다”며 영화 속 입장과는 정반대의 생각을 전했다.

‘윈터 솔져’역의 세바스찬 스탠도 “나 역시 캡틴의 입장과 같다”면서 “이종격투기 선수들의 손도 무기로 인식된다. 하물며 슈퍼 히어로는 오죽하겠나”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영화 속 흥미로운 구도인 두 팀의 대결 그리고 승자와 패자는 누가 될까도 이날 회견 내용 중 주요한 관심사였다. 물론 영화 속에선 그 해답이 나온다.

행사에 참석한 세 배우는 공교롭게도 ‘팀 캡틴 아메리카’ 소속이었다. 이들은 모두가 자신들의 팀이 실제 대결에서도 승리한다고 자신했다. ‘팔콘’ 역의 안소니 마키는 "당연히 우리가 이긴다. 티셔츠의 팔뚝이 터지는 것 보이지 않느냐, 근육이 넘친다“면서 ”우리는 젊다. 그리고 (옆자리 크리스 에반스를 가리키며)얼마나 핸섬한가"라고 웃었다. 그는 "(뒷편 포스터를 가리키며)아이어맨은 근육이 없고 수트 밖에 없다. 우린 근육이 있다. 원래 싸움은 근육 있는 사람이 이긴다"고 소리쳐 현장을 웃음 바다로 만들었다.

이어 크리스 에반스는 “당연히 우리가 이긴다. 단 비전은 좀 무섭다”고 답했다. 세바스찬 스탠도 “앤트맨과 스칼렛 위치가 우리 편이다. 우리가 이긴다. 하지만 비전이 문제일 것 같기는 하다”고 같은 생각을 내비쳤다.

조 루소 감독은 “나 역시 비전이 문제라고 본다. 하지만 스칼렛 위치를 사랑하는 마음 때문에 자신의 능력을 모두 발휘하지는 않을 것이라 본다”면서 “결론적으로 캡틴 아메리카팀의 승리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는 힘을 합쳐 전 세계를 구하던 어벤져스 멤버들이 소코비아 사태를 빌미로 정부의 ‘슈퍼히어로 등록제’를 놓고 ‘팀 캡틴 아메리카’ 와 ‘팀 아이언맨’으로 갈린 채 대립하는 과정을 그린다. ‘앤트맨’과 ‘스파이더맨’이 새롭게 합류한다. 오는 27일 전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