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리더스북)
[뷰어스=문서영 기자] 수석 졸업, 해외 유학파 이런 것 다 필요없다. 직장인이 되는 순간 우리는 선배들의 ‘몸종’이 된다. 급기야 나중에는 제대로 된 일을 하게 됐을 때 두려워지기까지 하는 단순업무가 신입의 하루를 뒤덮는다.
‘오늘도 삽질 중’을 쓴 야마구치 마유 역시 그렇다. 그는 대학 시절 사법시험과 국가공무원 제1종 시험에 연달아 합격한 것부터 도쿄대학교 수석 졸업, 재무성 관료 그리고 하버드 로스쿨 출신 변호사까지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놀라운 이력을 가지고 있다.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탄탄대로를 걷는 듯했던 그의 삶은 첫 직장인 재무성에 입성한 직후, 좌절의 연속으로 바뀌었다고.
야마구치 마유는 하루의 절반을 선배들의 잔심부름을 하거나 복사기와 씨름하며 허비했다. 또 숫자 ‘0’ 하나를 빼먹어 몇 박스에 달하는 자료를 처음부터 다시 살펴보는 등 크고 작은 실수가 반복될수록 더는 일어서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만 머릿속에 맴돌았다고. 결국 그는 어차피 다녀야 할 회사라면, 무방비로 버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정면 돌파하는 게 현명하다고 판단했다.
‘오늘도 삽질 중’을 통해 저자는 재무성과 법률사무소에 다니며 고군분투했던 신입 시절, 말 그대로 삽질의 나날을 보내며 겪었던 어려움과 이를 해소할 19가지 처방을 들려준다. 사표의 유혹을 뿌리치고 일할 맛을 되찾기까지 자신의 초년생 시절을 지탱해준 한마디, 어려울 때 힘이 되어준 한마디를, 처음이라 모든 게 서툴고 힘겨워 방향을 잃어버린 것은 아닐까 고민하는 이들에게 전한다.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고민해봤을 일과 관계 문제에 대한 실마리를 제시하며, 무기력에 빠진 이들에게 일할 의지를 북돋는다.
특히 저자는 ‘오늘도 삽질 중’을 통해 열정과 노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울 때마다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면 좋을지, 자신의 책을 통해 얻은 일을 대하는 마음가짐부터 기본기의 중요성, 삶의 의지를 돋우는 책임감, 서로를 지탱하는 협력의 중요성, 자신감을 키우는 자신과의 약속 등의 지혜를 전한다. 독일의 소설가 미하엘 엔데의 대표작 ‘끝없는 이야기’, 우치키 무라지의 ‘대지의 정원’, 토니 모리슨의 ‘빌러비드’ 등에서 길어 올린 문장들이 함께 직장 생활에 꼭 필요한 원칙들을 함께 일깨운다. 야마구치 마유 지음 | 홍성민 옮김 | 리더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