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계영 만화가가 그린 H.O.T 캐릭터(사진=우리들의맹세 뮤직비디오 캡처)   그야말로 캐릭터 왕국이다. 메신저 사용의 필수는 캐릭터 이모티콘, 유동인구가 많은 번화가 중심엔 캐릭터 스토어가 자리를 잡고 있다. 편의점 우유갑만하더라도 오버액션토끼, 원피스, 무민 등 종류도 다양한 캐릭터들이 소비를 유발한다. 잘 나가는 캐릭터 산업에 아이돌까지 가세했다. 손으로 자체 제작하던 아이돌 캐릭터는 이제 체계적이고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팬심을 자극하는 아이돌 캐릭터의 변화를 짚어봤다. -편집자주- [뷰어스=한유정 기자] #30대 직장인 A씨는 지난해 아이돌 그룹 워너원 멤버들의 특징을 따서 만든 캐릭터 피규어를 구매했다. 대형 극장에서 한정판으로 판매된 캐릭터 컵도 구매했다. 워너원 굿즈를 구입 하는데에는 망설임 없이 지갑을 연다. A씨에게 이런 아이돌 캐릭터는 낯선 존재가 아니다. 10대 시절엔 팬들이 직접 그렸던 H.O.T 캐릭터를 프린트해서 다녔다. 규모만 달라졌을 뿐 아이돌 캐릭터는 여전히 팬심을 잡고 있다.  #지난해 12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편에 긴 줄이 늘어섰다. 이곳은 국내 유명 편집샵인 분더샵 앞이었다. 이날 분더샵에선 라인프렌즈와 방탄소년단이 함께 만들어 화제를 모은 캐릭터 BT21의 제품이 국내 첫 출시되는 날이었다. 전용 매장이 있지만 라인프렌즈는 첫 출시 장소로 패션 편집샵을 선택했다. 단순한 캐릭터 상품 판매가 목적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방탄소년단의 팬들은 자리를 뜨지 않았다. 2000대 초반만 하더라도 가내수공업으로 제작되던 아이돌 캐릭터는 이제 달라졌다.  1세대 아이돌이 등장한 90년대 말부터 현재까지 아이돌 시장은 다이내믹하고 화려하게 변화했다. 그 중 아이돌 굿즈 문화는 빼놓을 수 없는 요소 중 하나다. 굿즈는 여러 형태로 생산되고 있는데 과거부터 아이돌을 캐릭터화 하는 작업은 빠지지 않고 있다.  대표 1세대 아이돌 H.O.T 세대에는 팬들이 직접 멤버들의 그림을 그리곤 했다. 금손으로 불리는 팬들이 그린 H.O.T 캐릭터를 프린트해 코팅으로 보관하는 그야말로 가내수공업이었다. 당시 엄청난 인기를 모았던 H.O.T의 캐릭터가 대량화 되는 건 시간문제였다. 문방구에는 H.O.T 캐릭터 물품들이 넘쳐났고 이들의 캐릭터가 그려진 H.O.T 음료수까지 등장했다. 특히 ‘오디션’ ‘언플러그드 보이’로 당대 최고 인기 만화가였던 천계영과의 협업이 화제였다. H.O.T는 3집 수록곡 ‘우리들의 맹세’ 뮤직비디오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했는데 천계영이 직접 캐릭터를 완성했다. 천계영이 그린 H.O.T 캐릭터의 인기는 상당했다.  엑소, 워너원 캐릭터 피규어(사진=미니소, 롯데마트)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아이돌 굿즈 문화는 MD 사업으로 확장됐다. 대형 기획사에는 MD 부서가 생기고 소속 스타들의 캐릭터 상품들을 판매하기 위한 팝업스토어를 개설했다. 소속사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굿즈를 제작하는데 그 가운데에서도 캐릭터화 된 제품은 빠지지 않는다. 아이돌을 캐릭터로 만들어 제품으로 판매하던 시장은 더 확장되고 변화했다. 아이돌 시장에서 콘텐츠의 중요성이 커지자 캐릭터를 이용한 새로운 창작물을 제작하는 단계에 도달했다. 대표적인 콘텐츠가 웹툰이었다. 2014년 갓세븐은 멤버의 특징을 살린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웹툰 ‘갓툰’(GOTOON)을 선보였다. 일상과 활동 일화를 솔직하게 담아낸 ‘갓툰’은 팬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줬다. 같은 해 방탄소년단도 ‘힙합 몬스터’ ‘위 온’(We on)이라는 일상툰을 제작했다.  키덜트 문화가 자리를 잡으면서 전세계적으로 캐릭터의 인기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최근엔 다양한 분야, 방면으로 아이돌 캐릭터가 활용되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라인프렌즈와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통해 BT21이라는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지금까진 아이돌을 캐릭터화 시켰다면 BT21은 방탄소년단이 직접 캐릭터 제작에 참여하며 차별화를 뒀다.  라인프렌즈 관계자는 “글로벌 영향력과 인지도를 가진 방탄소년단이 글로벌 캐릭터 브랜드인 라인프렌즈의 IP(지적재산권)가 성장하는 스토리를 전달할 수 있는 현 시대 최고의 스토리텔러라고 봤다”고 밝혔다. 그 결과는 성공이다. 스티커를 시작으로 다양한 상품으로 정식 판매된 BT21은 시판되자마자 온라인 서버는 마비됐고 오프라인에서도 품절이 이어졌다.  유통업계와의 손을 잡는 움직임도 크다. 미니소는 워너원과 엑소 캐릭터 피규어를 론칭했고 던킨도너츠는 BT21를 활용한 프로모션을 시작한다. YG엔터테인먼트는 자체내에서 크렁크라는 캐릭터를 제작해 소속 아티스트와 연계시켰다. 심지어 뮤직비디오, 음원까지 제작해 캐릭터 아티스트로 데뷔시키기까지 했다.  게임업계도 아이돌을 품었다. 아이돌 캐릭터가 게임 속에 등장하는 정도를 넘어 아이돌을 육성하는 단계까지 올라섰다. 넷마블은 방탄소년단을 주인공으로 한 ‘BTS 월드’라는 게임을 제작한다. 이용자가 멤버들을 직접 육성하는 콘셉트로 게임 내에서 1만장의 화보와 100개 이상의 영상이 공개되 것으로 알려져 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카카오게임즈도 아이돌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 ‘앙상블 스타즈’를 출시했다. 8개의 유닛으로 구성된 30명의 아이돌을 성장시키는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이미 일본, 중국에서 인기를 얻은 바 있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앙상블 스타즈’는 2015년부터 일본과 중국에서 서비스되고 있었다. 한국에선 재작년부터 ‘프로듀스 101’ 등의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고 있는데 시기상 그런 성향의 게임이 수요가 있을 것으로 봤다”고 밝혔다.

[아이돌 캐릭터]① H.O.T부터 방탄소년단까지…변화하는 캐릭터

한유정 기자 승인 2018.03.01 21:54 | 최종 수정 2136.04.29 00:00 의견 0
천계영 만화가가 그린 H.O.T 캐릭터(사진=우리들의맹세 뮤직비디오 캡처)
천계영 만화가가 그린 H.O.T 캐릭터(사진=우리들의맹세 뮤직비디오 캡처)

 

그야말로 캐릭터 왕국이다. 메신저 사용의 필수는 캐릭터 이모티콘, 유동인구가 많은 번화가 중심엔 캐릭터 스토어가 자리를 잡고 있다. 편의점 우유갑만하더라도 오버액션토끼, 원피스, 무민 등 종류도 다양한 캐릭터들이 소비를 유발한다. 잘 나가는 캐릭터 산업에 아이돌까지 가세했다. 손으로 자체 제작하던 아이돌 캐릭터는 이제 체계적이고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팬심을 자극하는 아이돌 캐릭터의 변화를 짚어봤다. -편집자주-

[뷰어스=한유정 기자] #30대 직장인 A씨는 지난해 아이돌 그룹 워너원 멤버들의 특징을 따서 만든 캐릭터 피규어를 구매했다. 대형 극장에서 한정판으로 판매된 캐릭터 컵도 구매했다. 워너원 굿즈를 구입 하는데에는 망설임 없이 지갑을 연다. A씨에게 이런 아이돌 캐릭터는 낯선 존재가 아니다. 10대 시절엔 팬들이 직접 그렸던 H.O.T 캐릭터를 프린트해서 다녔다. 규모만 달라졌을 뿐 아이돌 캐릭터는 여전히 팬심을 잡고 있다. 

#지난해 12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편에 긴 줄이 늘어섰다. 이곳은 국내 유명 편집샵인 분더샵 앞이었다. 이날 분더샵에선 라인프렌즈와 방탄소년단이 함께 만들어 화제를 모은 캐릭터 BT21의 제품이 국내 첫 출시되는 날이었다. 전용 매장이 있지만 라인프렌즈는 첫 출시 장소로 패션 편집샵을 선택했다. 단순한 캐릭터 상품 판매가 목적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방탄소년단의 팬들은 자리를 뜨지 않았다.

2000대 초반만 하더라도 가내수공업으로 제작되던 아이돌 캐릭터는 이제 달라졌다. 

1세대 아이돌이 등장한 90년대 말부터 현재까지 아이돌 시장은 다이내믹하고 화려하게 변화했다. 그 중 아이돌 굿즈 문화는 빼놓을 수 없는 요소 중 하나다. 굿즈는 여러 형태로 생산되고 있는데 과거부터 아이돌을 캐릭터화 하는 작업은 빠지지 않고 있다. 

대표 1세대 아이돌 H.O.T 세대에는 팬들이 직접 멤버들의 그림을 그리곤 했다. 금손으로 불리는 팬들이 그린 H.O.T 캐릭터를 프린트해 코팅으로 보관하는 그야말로 가내수공업이었다. 당시 엄청난 인기를 모았던 H.O.T의 캐릭터가 대량화 되는 건 시간문제였다. 문방구에는 H.O.T 캐릭터 물품들이 넘쳐났고 이들의 캐릭터가 그려진 H.O.T 음료수까지 등장했다. 특히 ‘오디션’ ‘언플러그드 보이’로 당대 최고 인기 만화가였던 천계영과의 협업이 화제였다. H.O.T는 3집 수록곡 ‘우리들의 맹세’ 뮤직비디오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했는데 천계영이 직접 캐릭터를 완성했다. 천계영이 그린 H.O.T 캐릭터의 인기는 상당했다. 

엑소, 워너원 캐릭터 피규어(사진=미니소, 롯데마트)
엑소, 워너원 캐릭터 피규어(사진=미니소, 롯데마트)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아이돌 굿즈 문화는 MD 사업으로 확장됐다. 대형 기획사에는 MD 부서가 생기고 소속 스타들의 캐릭터 상품들을 판매하기 위한 팝업스토어를 개설했다. 소속사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굿즈를 제작하는데 그 가운데에서도 캐릭터화 된 제품은 빠지지 않는다.

아이돌을 캐릭터로 만들어 제품으로 판매하던 시장은 더 확장되고 변화했다. 아이돌 시장에서 콘텐츠의 중요성이 커지자 캐릭터를 이용한 새로운 창작물을 제작하는 단계에 도달했다. 대표적인 콘텐츠가 웹툰이었다. 2014년 갓세븐은 멤버의 특징을 살린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웹툰 ‘갓툰’(GOTOON)을 선보였다. 일상과 활동 일화를 솔직하게 담아낸 ‘갓툰’은 팬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줬다. 같은 해 방탄소년단도 ‘힙합 몬스터’ ‘위 온’(We on)이라는 일상툰을 제작했다. 

키덜트 문화가 자리를 잡으면서 전세계적으로 캐릭터의 인기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최근엔 다양한 분야, 방면으로 아이돌 캐릭터가 활용되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라인프렌즈와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통해 BT21이라는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지금까진 아이돌을 캐릭터화 시켰다면 BT21은 방탄소년단이 직접 캐릭터 제작에 참여하며 차별화를 뒀다. 

라인프렌즈 관계자는 “글로벌 영향력과 인지도를 가진 방탄소년단이 글로벌 캐릭터 브랜드인 라인프렌즈의 IP(지적재산권)가 성장하는 스토리를 전달할 수 있는 현 시대 최고의 스토리텔러라고 봤다”고 밝혔다. 그 결과는 성공이다. 스티커를 시작으로 다양한 상품으로 정식 판매된 BT21은 시판되자마자 온라인 서버는 마비됐고 오프라인에서도 품절이 이어졌다. 

유통업계와의 손을 잡는 움직임도 크다. 미니소는 워너원과 엑소 캐릭터 피규어를 론칭했고 던킨도너츠는 BT21를 활용한 프로모션을 시작한다. YG엔터테인먼트는 자체내에서 크렁크라는 캐릭터를 제작해 소속 아티스트와 연계시켰다. 심지어 뮤직비디오, 음원까지 제작해 캐릭터 아티스트로 데뷔시키기까지 했다. 

게임업계도 아이돌을 품었다. 아이돌 캐릭터가 게임 속에 등장하는 정도를 넘어 아이돌을 육성하는 단계까지 올라섰다. 넷마블은 방탄소년단을 주인공으로 한 ‘BTS 월드’라는 게임을 제작한다. 이용자가 멤버들을 직접 육성하는 콘셉트로 게임 내에서 1만장의 화보와 100개 이상의 영상이 공개되 것으로 알려져 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카카오게임즈도 아이돌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 ‘앙상블 스타즈’를 출시했다. 8개의 유닛으로 구성된 30명의 아이돌을 성장시키는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이미 일본, 중국에서 인기를 얻은 바 있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앙상블 스타즈’는 2015년부터 일본과 중국에서 서비스되고 있었다. 한국에선 재작년부터 ‘프로듀스 101’ 등의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고 있는데 시기상 그런 성향의 게임이 수요가 있을 것으로 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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