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신화컴퍼니 제공)   [뷰어스=이소연 기자] 시계바늘이 ‘12’를 향한 시간, 하루는 끝난 걸까 시작하는 걸까? 시작과 끝의 경계에 서 있는 시간은 어떻게 해석하는지에 따라 각자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 다만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우리가 어떻게 해석하든 시계는 멈추지 않고 꼼꼼히 돌아간다는 것이다.  그룹 신화의 시간도 그렇다. 1998년부터 2018년까지 20년 동안 이들의 시계는 쉴 틈 없이 달려왔다. 언제나 제자리로 돌고 돌며 하루의 시작과 끝을 지났고, 끝과 시작을 지났다. 신화의 데뷔 20주년이 대단한 이유는 시계바늘이 돌고 돌며 ‘12’라는 제자리를 지키는 동시에 새로운 하루를 맞이한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사진=신화컴퍼니 제공)   ■ 신화에게 과거를 종용하는 이, 누구인가? 사실 돌이켜 보면 흘러가는 신화의 시계바늘을 억지로 잡아 돌려놓은 건 주변 환경일지도 모른다. 오히려 미디어와 대중이 신화에게 ‘최장수 아이돌’이라는 프레임을 씌우고 똑같은 시선만 던진다. 언제부터 사람들은 신화에게 결혼, 연애, 체력에 관한 질문만 던지게 됐을까? 음악과 팬, 팀워크로 이 자리까지 올라온 이들에게 정작 중요한 질문은 없었다. 신화는 본인들의 입으로 자신들의 타이틀을 강조한 적이 거의 없다. 과거와 현재가 그랬듯, 미래 또한 큰 의미를 지니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화는 일명 ‘추억팔이’를 하지 않는다.  2000년 정규 3집 앨범 활동의 후속곡 ‘올 유어 드림즈(All Your Dreams)’를 다시 부르는 것도 그렇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그룹이 자신들의 노래를 리메이크한다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이렇게 이들은 스스로의 틀을 깨며 같은 신화가 이렇게 다르게 쓰여 왔고, 쓰일 수 있음을 증명하고자 한다. (사진=신화컴퍼니 제공)   ■ 현재를 지키며 나아가는 일의 가치 언제나 그 자리에 있지만 끊임없이 움직인다는 것, 본래 있던 자리로 돌아오면서도 앞을 향한다는 것. 시간의 속도가 남다르게 다가오는 가요계에서는 더욱 놀라운 일이다. 매일 다른 음악이 쏟아져 나오고, 세대교체를 직접 눈으로 목도하고 있는 요즘이다. 가만히 있어도 휘청거릴 수밖에 없다. 그런 가운데 늘 한 곳에 서 있다는 건 누구나 돌아올 수 있는 곳이 마련됐다는 말이다. 신화에게나 팬들에게나, 언제든 다시 찾을 곳이 있다는 게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신화는 멤버 교체, 불화 한 번 없이 자신들의 자리를 지켜내고 있다. 더군다나 시간이 쌓일수록 잃을 것도 많아지고 그 무게에 짓눌리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신화는 꾸준히 정규앨범을 발매해 13집까지 왔다. 의자 춤부터 시작해 보깅댄스, 퓨처베이스 등 신화의 색깔에 트렌드를 입혀왔다. 더 나아가 네이버 V앱, 팬 파티 등 팬들을 만나는 방식까지 달리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에게 ‘실력을 떠나 활동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말은 다소 억울한 칭찬이다. 이름을 유지하고 있다는데 안주하지 않고 스스로 ‘신화’라는 이름을 증명하고 이름값을 높이는 방법을 실천해왔기 때문이다.  (사진=신화컴퍼니 제공)   ■ 미래의 신화를 창조해내는 것들 그렇기 때문에 그 누가 신화의 시계바늘을 아무리 돌려도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 지난날을 회상해봤을 때 ‘첫사랑’ 같은 기억이 있을 뿐이다.  20살을 지나 사회에 물들어갈 때면, 어설프고 서툴러서 더 소중하다는 첫사랑이 떠오른다고들 한다. 풋풋하고 순수했으며 온힘을 다해 좋아하고 아파하고 행복했던 그때. 이 순간으로 돌아갈 수 없음에도 많은 이들이 마음에 품고 살아가는 이유는 뭘까. 그 기억으로 평생을 행복할 수 있기 때문은 아닐까. 젝스키스, H.O.T.가 오랜 공백을 깨고 재결합했을 때 왜 이렇게 많은 주부들이 눈물을 흘렸는지 생각해보면 그 첫사랑의 가치를 알 수 있다.  신화 역시 20년이라는 시간 동안 멤버끼리, 팬들끼리, 혹은 멤버와 팬과도 치고받으며 치열하게 보내왔다. 낡아가는 시계바늘을 버티지 못하고 누군가는 변했고 누군가는 떠나갔다. 굳이 ‘최장수 아이돌’의 가치를 과거에서 찾는다면 오롯이 여기에서 온다. 점점 어렴풋해지지만 가슴 속에서는 여전히 생생하고 역동적인 그때만이 지금의 신화를 만들었다. 그런 이들에게 겉도는 과거를 부추기는 건 얼마나 부질없는 일인가. ‘현재진행형’이라는 말은 고리타분한 동어반복이 아니다. 변함없이 시계바늘을 돌리고 있는 이들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칭찬이다. 그러니 잊지 말아야 한다. 데뷔 20주년을 맞이하는 신화의 해는 오늘도, 내일도 뜬다는 것을. (사진=신화컴퍼니 제공)

[신화 데뷔 20주년] ②흐르는 시간을 누가 되돌렸을까

이소연 기자 승인 2018.03.15 20:37 | 최종 수정 2136.05.27 00:00 의견 0
(사진=신화컴퍼니 제공)
(사진=신화컴퍼니 제공)

 

[뷰어스=이소연 기자] 시계바늘이 ‘12’를 향한 시간, 하루는 끝난 걸까 시작하는 걸까? 시작과 끝의 경계에 서 있는 시간은 어떻게 해석하는지에 따라 각자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 다만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우리가 어떻게 해석하든 시계는 멈추지 않고 꼼꼼히 돌아간다는 것이다. 

그룹 신화의 시간도 그렇다. 1998년부터 2018년까지 20년 동안 이들의 시계는 쉴 틈 없이 달려왔다. 언제나 제자리로 돌고 돌며 하루의 시작과 끝을 지났고, 끝과 시작을 지났다. 신화의 데뷔 20주년이 대단한 이유는 시계바늘이 돌고 돌며 ‘12’라는 제자리를 지키는 동시에 새로운 하루를 맞이한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사진=신화컴퍼니 제공)
(사진=신화컴퍼니 제공)

 

■ 신화에게 과거를 종용하는 이, 누구인가?

사실 돌이켜 보면 흘러가는 신화의 시계바늘을 억지로 잡아 돌려놓은 건 주변 환경일지도 모른다. 오히려 미디어와 대중이 신화에게 ‘최장수 아이돌’이라는 프레임을 씌우고 똑같은 시선만 던진다. 언제부터 사람들은 신화에게 결혼, 연애, 체력에 관한 질문만 던지게 됐을까? 음악과 팬, 팀워크로 이 자리까지 올라온 이들에게 정작 중요한 질문은 없었다.

신화는 본인들의 입으로 자신들의 타이틀을 강조한 적이 거의 없다. 과거와 현재가 그랬듯, 미래 또한 큰 의미를 지니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화는 일명 ‘추억팔이’를 하지 않는다. 

2000년 정규 3집 앨범 활동의 후속곡 ‘올 유어 드림즈(All Your Dreams)’를 다시 부르는 것도 그렇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그룹이 자신들의 노래를 리메이크한다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이렇게 이들은 스스로의 틀을 깨며 같은 신화가 이렇게 다르게 쓰여 왔고, 쓰일 수 있음을 증명하고자 한다.

(사진=신화컴퍼니 제공)
(사진=신화컴퍼니 제공)

 

■ 현재를 지키며 나아가는 일의 가치

언제나 그 자리에 있지만 끊임없이 움직인다는 것, 본래 있던 자리로 돌아오면서도 앞을 향한다는 것. 시간의 속도가 남다르게 다가오는 가요계에서는 더욱 놀라운 일이다. 매일 다른 음악이 쏟아져 나오고, 세대교체를 직접 눈으로 목도하고 있는 요즘이다. 가만히 있어도 휘청거릴 수밖에 없다. 그런 가운데 늘 한 곳에 서 있다는 건 누구나 돌아올 수 있는 곳이 마련됐다는 말이다. 신화에게나 팬들에게나, 언제든 다시 찾을 곳이 있다는 게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신화는 멤버 교체, 불화 한 번 없이 자신들의 자리를 지켜내고 있다. 더군다나 시간이 쌓일수록 잃을 것도 많아지고 그 무게에 짓눌리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신화는 꾸준히 정규앨범을 발매해 13집까지 왔다. 의자 춤부터 시작해 보깅댄스, 퓨처베이스 등 신화의 색깔에 트렌드를 입혀왔다. 더 나아가 네이버 V앱, 팬 파티 등 팬들을 만나는 방식까지 달리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에게 ‘실력을 떠나 활동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말은 다소 억울한 칭찬이다. 이름을 유지하고 있다는데 안주하지 않고 스스로 ‘신화’라는 이름을 증명하고 이름값을 높이는 방법을 실천해왔기 때문이다. 

(사진=신화컴퍼니 제공)
(사진=신화컴퍼니 제공)

 

■ 미래의 신화를 창조해내는 것들

그렇기 때문에 그 누가 신화의 시계바늘을 아무리 돌려도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 지난날을 회상해봤을 때 ‘첫사랑’ 같은 기억이 있을 뿐이다. 

20살을 지나 사회에 물들어갈 때면, 어설프고 서툴러서 더 소중하다는 첫사랑이 떠오른다고들 한다. 풋풋하고 순수했으며 온힘을 다해 좋아하고 아파하고 행복했던 그때. 이 순간으로 돌아갈 수 없음에도 많은 이들이 마음에 품고 살아가는 이유는 뭘까. 그 기억으로 평생을 행복할 수 있기 때문은 아닐까. 젝스키스, H.O.T.가 오랜 공백을 깨고 재결합했을 때 왜 이렇게 많은 주부들이 눈물을 흘렸는지 생각해보면 그 첫사랑의 가치를 알 수 있다. 

신화 역시 20년이라는 시간 동안 멤버끼리, 팬들끼리, 혹은 멤버와 팬과도 치고받으며 치열하게 보내왔다. 낡아가는 시계바늘을 버티지 못하고 누군가는 변했고 누군가는 떠나갔다. 굳이 ‘최장수 아이돌’의 가치를 과거에서 찾는다면 오롯이 여기에서 온다. 점점 어렴풋해지지만 가슴 속에서는 여전히 생생하고 역동적인 그때만이 지금의 신화를 만들었다.

그런 이들에게 겉도는 과거를 부추기는 건 얼마나 부질없는 일인가. ‘현재진행형’이라는 말은 고리타분한 동어반복이 아니다. 변함없이 시계바늘을 돌리고 있는 이들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칭찬이다. 그러니 잊지 말아야 한다. 데뷔 20주년을 맞이하는 신화의 해는 오늘도, 내일도 뜬다는 것을.

(사진=신화컴퍼니 제공)
(사진=신화컴퍼니 제공)

 

저작권자 ⓒ뷰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