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2막부터라고 했다. 급속도로 사회는 고령화로 진입하고 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트렌드를 만들어가고 따라가는 실버 세대들이 등장하고 있다. ‘실버’라는 단어와 인터넷 서핑을 하는 사람을 뜻하는 ‘서퍼’라는 단어가 결합된 실버 서퍼(silver surfer)라는 용어까지 나왔다. 젊은 층을 겨냥하고 실버 세대들의 역습이 시작됐다. -편집자주- (사진=유튜브 캡처) [뷰어스=남우정 기자] # 60대 서은숙 씨는 얼마 전 딸에게 모바일 뱅킹 하는 법을 배웠다. 은행 거래가 필요할 때마다 은행을 가거나 폰뱅킹을 이용했었는데 모바일 뱅킹을 이용하면 손쉽게 할 수 있다는 딸의 말에 은행에서 공인인증서까지 받아와 은행 앱을 깔았다. 하지만 혼자서 이체 하나를 시키는데 30분 이상이 걸렸다. 그것도 딸에게 계속 물어봤다. 그럴 봐에는 차라리 은행을 갔다 오는게 빠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싸'(인사이더)로 불리는 박막례 할머니도 당황하게 만든 건 무인 주문기였다. 최근 박막례 할머니는 ‘막례는 가고 싶어도 못 가는 식당’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이 영상은 박막례 할머니가 키오스크(무인 주문기)로 주문을 해야 하는 패스트푸드 매장을 방문기를 담았다. 터치부터 메뉴를 읽는 것 자체가 난항이었다. 할머니는 “안 먹으면 안 돼?”라는 말까지 했다. 그리고 돋보기가 필요하다는 말도 남겼다.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실버서퍼들의 소비 중심에 있는 인물조차도 스마트 기기를 따라가지 못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디지털 시대는 발 빠르게 변해가고 고령층도 이를 따라가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너무 빠른 속도에 발을 맞추지 못하면 어느 순간 도태되어 버릴 지도 모른다는 걸 보여준다. 그만큼 디지털 격차도 양극화 될 가능성이 크다.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서 최근 키오스크를 사용하는 매장들은 늘고 있다. 키오스크 시스템은 처음 접하게 되면 젊은 층도 헤맬 수 있다. 스마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이 어려움을 느끼는 건 당연하다. 기차와 버스 티켓도 젊은 층이 온라인으로 손쉽게 예매하는 것과 달리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노년들은 역까지 가서 이를 해결해야 한다.  온라인과 모바일 중심으로 변화한 금융 시스템도 디지털 격차를 느끼게 한다. 은행 지점만 봐도 알 수 있다. 스마트폰은 물론 ATM 기기 사용도 낯설어 하는 고령층은 창구를 찾는다. 그래서 최근 KB국민은행 총파업 당시에도 온라인과 모바일 뱅킹 사용엔 문제가 없었으나 영업을 하는 은행 창구가 확 줄어들었다. 창구를 이용하는 고령층 이용객들은 거점 점포를 찾아야했다.  (사진=픽사베이) 지난해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모바일 금융서비스 이용행태 및 시사점’ 보고서를 살펴보면 모바일 뱅킹 이용률은 연령이 높아질수록 낮아졌다. 신식 문물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은 자연스럽게 소외가 될 수밖에 없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지난해 발표한 ‘2017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55세 이상의 장노년층의 디지털정보화 수준은 58.3%에 불과했다. 디지털 디바이스(정보 격차)는 결국 사회 불평등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노년층의 정보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교육이 이뤄져야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의회 제284회 정례회 정보기획관 행정사무감사에서 정보취약계층의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미 지역 단체 등에서 교육을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고령층을 위한 다양한 교육과 일자리 마련에 나서고 있는데 그 중에선 스마트폰 활용하기 등 실생활에서 이용할 수 있는 수업도 있다. SK텔레콤도 전국 54개 직영 대리점에서 실버세대 IT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노년층이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금융·결제·예약 등 애플리케이션(앱) 활용 방법이나 스마트폰 기기 사용법 등을 교육한다.  디지털 디베이스에 대해 상명대 경제학부 이준영 교수는 “키오스크 등은 젊은 세대들이 선호하고 있는 분야다. 고령화 인구가 따라가기 힘들다. 실버서퍼라고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사실 젊은 세대를 따라가긴 힘들다. 젊은 세대와 달리 이분들은 디지털 이주민이다.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 지금 세대들과는 자연스럽게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실버서퍼] ③ 첨단 기기 앞에서 작아지다…디지털 양극화까지

남우정 기자 승인 2019.01.14 11:43 | 최종 수정 2138.01.27 00:00 의견 0

인생은 2막부터라고 했다. 급속도로 사회는 고령화로 진입하고 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트렌드를 만들어가고 따라가는 실버 세대들이 등장하고 있다. ‘실버’라는 단어와 인터넷 서핑을 하는 사람을 뜻하는 ‘서퍼’라는 단어가 결합된 실버 서퍼(silver surfer)라는 용어까지 나왔다. 젊은 층을 겨냥하고 실버 세대들의 역습이 시작됐다. -편집자주-

(사진=유튜브 캡처)
(사진=유튜브 캡처)

[뷰어스=남우정 기자] # 60대 서은숙 씨는 얼마 전 딸에게 모바일 뱅킹 하는 법을 배웠다. 은행 거래가 필요할 때마다 은행을 가거나 폰뱅킹을 이용했었는데 모바일 뱅킹을 이용하면 손쉽게 할 수 있다는 딸의 말에 은행에서 공인인증서까지 받아와 은행 앱을 깔았다. 하지만 혼자서 이체 하나를 시키는데 30분 이상이 걸렸다. 그것도 딸에게 계속 물어봤다. 그럴 봐에는 차라리 은행을 갔다 오는게 빠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싸'(인사이더)로 불리는 박막례 할머니도 당황하게 만든 건 무인 주문기였다.

최근 박막례 할머니는 ‘막례는 가고 싶어도 못 가는 식당’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이 영상은 박막례 할머니가 키오스크(무인 주문기)로 주문을 해야 하는 패스트푸드 매장을 방문기를 담았다. 터치부터 메뉴를 읽는 것 자체가 난항이었다. 할머니는 “안 먹으면 안 돼?”라는 말까지 했다. 그리고 돋보기가 필요하다는 말도 남겼다.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실버서퍼들의 소비 중심에 있는 인물조차도 스마트 기기를 따라가지 못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디지털 시대는 발 빠르게 변해가고 고령층도 이를 따라가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너무 빠른 속도에 발을 맞추지 못하면 어느 순간 도태되어 버릴 지도 모른다는 걸 보여준다. 그만큼 디지털 격차도 양극화 될 가능성이 크다.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서 최근 키오스크를 사용하는 매장들은 늘고 있다. 키오스크 시스템은 처음 접하게 되면 젊은 층도 헤맬 수 있다. 스마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이 어려움을 느끼는 건 당연하다. 기차와 버스 티켓도 젊은 층이 온라인으로 손쉽게 예매하는 것과 달리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노년들은 역까지 가서 이를 해결해야 한다. 

온라인과 모바일 중심으로 변화한 금융 시스템도 디지털 격차를 느끼게 한다. 은행 지점만 봐도 알 수 있다. 스마트폰은 물론 ATM 기기 사용도 낯설어 하는 고령층은 창구를 찾는다. 그래서 최근 KB국민은행 총파업 당시에도 온라인과 모바일 뱅킹 사용엔 문제가 없었으나 영업을 하는 은행 창구가 확 줄어들었다. 창구를 이용하는 고령층 이용객들은 거점 점포를 찾아야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지난해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모바일 금융서비스 이용행태 및 시사점’ 보고서를 살펴보면 모바일 뱅킹 이용률은 연령이 높아질수록 낮아졌다. 신식 문물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은 자연스럽게 소외가 될 수밖에 없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지난해 발표한 ‘2017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55세 이상의 장노년층의 디지털정보화 수준은 58.3%에 불과했다. 디지털 디바이스(정보 격차)는 결국 사회 불평등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노년층의 정보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교육이 이뤄져야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의회 제284회 정례회 정보기획관 행정사무감사에서 정보취약계층의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미 지역 단체 등에서 교육을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고령층을 위한 다양한 교육과 일자리 마련에 나서고 있는데 그 중에선 스마트폰 활용하기 등 실생활에서 이용할 수 있는 수업도 있다. SK텔레콤도 전국 54개 직영 대리점에서 실버세대 IT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노년층이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금융·결제·예약 등 애플리케이션(앱) 활용 방법이나 스마트폰 기기 사용법 등을 교육한다. 

디지털 디베이스에 대해 상명대 경제학부 이준영 교수는 “키오스크 등은 젊은 세대들이 선호하고 있는 분야다. 고령화 인구가 따라가기 힘들다. 실버서퍼라고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사실 젊은 세대를 따라가긴 힘들다. 젊은 세대와 달리 이분들은 디지털 이주민이다.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 지금 세대들과는 자연스럽게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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