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예술의전당
연극 ‘늙은 부부이야기’가 5년 만에 새롭게 재탄생한다. 실버 세대가 전하는 ‘순수한 사랑의 힘’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예술의전당 무궁화홀에서 연극 ‘늙은 부부이야기’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늙은 부부이야기’는 배우자와 사별한 후 외롭게 살던 두 사람이 노년의 나이에 만나 서로 의지하고 사랑을 만들어나가는 황혼 로맨스다. 2003년에 초연돼 꾸준히 공연되어 오다가 2014년을 끝으로 원작자의 연출로는 관객과 만나지 못한 작품이다.
5년 만에 연출에 나선 위성신은 “2003년도에 첫 번째 기획, 제작했던 이유는 중 하나는 천대받는 세대들을 집중적으로 조망하자와 더불어 우리가 실버들이 가장 많이 고민하고 있는 부분, 안정된 노후 생활, 자녀 걱정 외에도 마지막까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우리 부모님 세대를 바라보면서 실버의 성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가지고 연극을 만들어보자 했다”며 “제2의 인생을 살 수 있는 실버 세대의 사랑과 성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라고 작품에 대한 설명을 했다.
이번에 재공연 되는 ‘늙은 부부이야기’에는 문화관광부 장관을 역임한 김명곤과 국회의원으로 활동한 바 있는 정한용이 소극장 나들이에 나선다는 점이 관심을 모은다. 두 사람은 평생을 양복쟁이로 살며 두 아들을 키운 날라리 할아버지 박동만 역으로 번갈아 출연한다.
사진제공=예술의전당
김명곤은 “이 작품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 굉장히 기뻤다. 다른 무엇보다 예슬의전당에서 이런 연극 창작극에 배우로서 참여할 수 있다는 게 무엇보다 기뻤다”며 “‘늙은 부부이야기’ 작품은 예전부터 잘 알고 있었고, 위성신 연출하고도 굉장히 잘 알고 있어서 작품성에 대한 믿음도 강했다. 좋은 작품에 출연하게 될 수 있는 기회가 와서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고 출연 소감을 밝혔다.
정한용은 “연극하자는 이야기를 듣고 대본을 처음 봤는데 재미있게 읽었다. 아직 우리나라 창작극들이 대부분 번역극에 비해서 완성도가 떨어져서 창작극에 호감을 못 갖고 있었는데 이 작품에 많이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맡은 역할이 내 또래라 공감대도 있었고, 한편으로 캐릭터 성격이 나랑 많이 맞았다. 보통 배우가 극 중 인물이 되기 위해 그 역할로 들어가야 하는데 들어가지 않아도 될 정도였다. 나를 연기해도 되는 수준이었다”며 “다만 내가 호남사람이 아니다 보니까 사투리를 쓰는 게 힘들었다. 현재 드라마를 하고 있어서 함께 병행하다 보니까 연습은 쉽지 않지만 아마 내 평생 가장 할만한 역을 맡은 거 같다. 좋은 극장에서 좋은 연기자들과 함께 하게 돼서 너무 기쁘게 생각한다”고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사진제공=예술의전당
사별 후 세 딸을 출가시키고 살아가는 욕쟁이 할머니 이점순 역은 차유경과 이화영이 연기한다.
차유경은 “작품에 참여할 수 있는 거에 대해서 기쁘게 생각한다. 김명곤 선생님과는 ‘아버지’라는 공연에서 나는 배우로, 선생님은 연출로서 작업한 적 있다. 몇 년 후에 상대역으로 부부로 같이 공연을 했던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 다시 만나게 되서 정말 기쁘다”며 “이 이야기가 실버 세대의 사랑 이야기를 그려 유치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20,30대가 느끼지 못하는 농익은 사랑을 표현할 수 있다는 거에 감동 받고 있다. 조금 있으면 공연이 올려질텐데 많은 분들이 아름름다운 사랑을 느껴보고 가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화영은 “사실 나이가 많은 역할이다. 그런데 큰 부담은 안 가졌다. 우리 엄마도 80세가 넘으셨는데 목소리가 늙지 않으셨다. 이 역할을 위해 노인의 걸음걸이와 말투 등을 지켜보면서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위성신 연출은 실버 세대를 다룬 다른 연극과의 처별점에 대해 “실버 세대의 연극을 진짜 사랑 이야기가 많다. 사랑과 가족이 그들에게는 가장 소중하다. ‘늙은 부부이야기’도 사랑 이야기인데 다른 작품과의 다른 점은 사랑도 사랑이지만 성에 대한 부분도 건드렸다. 또 ‘늙은 부부이야기’의 가장 큰 모토는 첫사랑보다 더 절절한 끝사랑 이야기다. 그걸 보여주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늙은부부 이야기’는 9월21일부터 10월13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