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다니엘’ 서체로제작된 베트남 호치민 시내의 배민 광고판. ‘바삭하고 따뜻한 배민이 왔어요(배민 농존 더이)’라는 의미다.(자료=우아한형제들) 베트남에서 인기가높은 BAEMIN의 3단 도시락통. 쌓는 순서에 따라 문장과 의미가 달라진다.(자료=우아한형제들) 배달의민족이 지난해 5월 베트남 시장에 진출하며 선보인 서체가 국제 서체 대회에서 유명 기업들과 함께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주최 측은 “서체만으로 강력한 브랜드 정체성을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30일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배민 베트남 법인이 베트남 현지 디자인 스튜디오 ‘라이스’와 개발한 서체 ‘배민 다니엘체’가 ‘Type Champions Award 2020’에서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 대회는 120년 역사의 글로벌 폰트 기업 모노타입이 주최한다. 배민 베트남 법인 외에 IBM, MoMA(뉴욕 현대 미술관), Adidas 등 유명 브랜드 10곳이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모노타입 측은 배민 다니엘체를 디자인 측면과 브랜드 정체성, 두 측면에서 모두 높게 평가했다. 주최 측은 “디자인이 까다로운 베트남어의 알파벳과 성조를 독창적인 방법으로 재해석해 베트남어의 아름다움을 브랜드에 녹여냈다”고 평가했다. 특히 서체만으로도 배민 브랜드의 강력한 시각적 정체성을 만들어냈다고 수상 이유를 밝혔다.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배민 다니엘체 개발은 배민 베트남 공략의 시발점이었다. 국내에서 2012년 자체 개발한 ‘한나체’로 배민 특유의 키치함과 B급 정서가 가득한 브랜드 정체성을 알려온 배민만의 성공노하우가 베트남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배민은 국내에서처럼 베트남에서도 라이더 유니폼과 굿즈, 광고 등에 서체를 활용한 재미있는 카피를 선보였다. 현지인들에게 낯선 앱 이름인 ‘BAEMIN’을 친근하게 느끼도록 독특한 서체를 활용해 마케팅을 벌였다. 베트남인이 많이 사용하는 3단 도시락통만 봐도 현지 문화와 언어, 특유의 유머러스함이 담긴 배민만의 정서가 잘 드러난다. 세개의 통에는 각각 Ăn’, ‘Cơm’, ‘Chưa’라는 글자가 적혀 있는데 이 통들을 쌓는 순서에 따라 다른 메시지가 나타난다. 예를 들어 ‘Ăn, cơm, chưa’는 ‘밥 먹었어?’, ‘Chưa ăn cơm’은 ‘밥 안 먹었어’, ‘Cơm chưa ăn’은 ’아직 안 먹었어’라는 뜻이 된다. 현지인들은 독특한 서체를 기발한 아이디어에 담은 문구들을 보면서 ‘BAEMIN’이라는 낯선 앱을 친근하게 접근하고 이용하기 시작했다. 이밖에도 베트남인이면 누구나 아는 전래동화에 등장하는 가방의 이름을 배민 다니엘체로 새겨넣은 에코백 ‘금은보화를 부르는 가방’은 베트남의 인플루언서가 SNS에 소개하며 화제를 불러 모았다. ‘엄마에게 맡기지 마’, ‘언제 결혼할거냐고 묻지마’ 등의 문구가 적힌 세뱃돈 봉투도 출시 하루만에 매진될 정도로 인기를 누렸다. 서체와 문구를 앞세운, 유사 사례를 찾기 어려운 독특한 마케팅으로 현지인들의 생활 속을 파고 들었다. 우아한형제들은 국내에서 총 9개의 서체를 개발했던 것처럼 베트남에서도 BAEMIN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서체를 추가로 개발할 예정이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 우아한형제들이 국내에서 선보인 ‘을지로체’, ‘을지로10년후체’처럼 차기 베트남어 서체는 베트남의 도시와 문화를 주제로 개발할 예정이다. 우아한형제들 인기완 해외사업부문장은 “베트남이라는 낯선 시장에서 ‘BAEMIN’이라는 생소한 앱을 현지인들이 친근하게 사용하게 되기까지는 배민 다니엘체를 기반으로 한 브랜딩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이번 수상은 배민의 디자인 역량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것은 물론 국내에서 배민이 개척해 온 특유의 마케팅 방식이 해외서도 통한다는 것을 다시 확인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베트남이 반한 배민 서체’ 우아한형제들, 배민 다이엘체 글로벌 어워드서 수상

베트남 진출하며 만든 ‘배민 다니엘’체, 세계 타이포그래피 대회서 수상 쾌거
”디자인 까다로운 베트남어 아름답게 녹여내고, 글자 만으로 강력한 브랜딩” 호평
IBM, 아디다스, 뉴욕현대미술관 등과 함께 10개 수상 브랜드에 이름 올려

이인애 기자 승인 2020.11.30 13:07 의견 0

‘배민 다니엘’ 서체로제작된 베트남 호치민 시내의 배민 광고판. ‘바삭하고 따뜻한 배민이 왔어요(배민 농존 더이)’라는 의미다.(자료=우아한형제들)
베트남에서 인기가높은 BAEMIN의 3단 도시락통. 쌓는 순서에 따라 문장과 의미가 달라진다.(자료=우아한형제들)


배달의민족이 지난해 5월 베트남 시장에 진출하며 선보인 서체가 국제 서체 대회에서 유명 기업들과 함께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주최 측은 “서체만으로 강력한 브랜드 정체성을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30일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배민 베트남 법인이 베트남 현지 디자인 스튜디오 ‘라이스’와 개발한 서체 ‘배민 다니엘체’가 ‘Type Champions Award 2020’에서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 대회는 120년 역사의 글로벌 폰트 기업 모노타입이 주최한다. 배민 베트남 법인 외에 IBM, MoMA(뉴욕 현대 미술관), Adidas 등 유명 브랜드 10곳이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모노타입 측은 배민 다니엘체를 디자인 측면과 브랜드 정체성, 두 측면에서 모두 높게 평가했다. 주최 측은 “디자인이 까다로운 베트남어의 알파벳과 성조를 독창적인 방법으로 재해석해 베트남어의 아름다움을 브랜드에 녹여냈다”고 평가했다. 특히 서체만으로도 배민 브랜드의 강력한 시각적 정체성을 만들어냈다고 수상 이유를 밝혔다.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배민 다니엘체 개발은 배민 베트남 공략의 시발점이었다. 국내에서 2012년 자체 개발한 ‘한나체’로 배민 특유의 키치함과 B급 정서가 가득한 브랜드 정체성을 알려온 배민만의 성공노하우가 베트남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배민은 국내에서처럼 베트남에서도 라이더 유니폼과 굿즈, 광고 등에 서체를 활용한 재미있는 카피를 선보였다. 현지인들에게 낯선 앱 이름인 ‘BAEMIN’을 친근하게 느끼도록 독특한 서체를 활용해 마케팅을 벌였다.

베트남인이 많이 사용하는 3단 도시락통만 봐도 현지 문화와 언어, 특유의 유머러스함이 담긴 배민만의 정서가 잘 드러난다. 세개의 통에는 각각 Ăn’, ‘Cơm’, ‘Chưa’라는 글자가 적혀 있는데 이 통들을 쌓는 순서에 따라 다른 메시지가 나타난다. 예를 들어 ‘Ăn, cơm, chưa’는 ‘밥 먹었어?’, ‘Chưa ăn cơm’은 ‘밥 안 먹었어’, ‘Cơm chưa ăn’은 ’아직 안 먹었어’라는 뜻이 된다. 현지인들은 독특한 서체를 기발한 아이디어에 담은 문구들을 보면서 ‘BAEMIN’이라는 낯선 앱을 친근하게 접근하고 이용하기 시작했다.

이밖에도 베트남인이면 누구나 아는 전래동화에 등장하는 가방의 이름을 배민 다니엘체로 새겨넣은 에코백 ‘금은보화를 부르는 가방’은 베트남의 인플루언서가 SNS에 소개하며 화제를 불러 모았다. ‘엄마에게 맡기지 마’, ‘언제 결혼할거냐고 묻지마’ 등의 문구가 적힌 세뱃돈 봉투도 출시 하루만에 매진될 정도로 인기를 누렸다. 서체와 문구를 앞세운, 유사 사례를 찾기 어려운 독특한 마케팅으로 현지인들의 생활 속을 파고 들었다.

우아한형제들은 국내에서 총 9개의 서체를 개발했던 것처럼 베트남에서도 BAEMIN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서체를 추가로 개발할 예정이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 우아한형제들이 국내에서 선보인 ‘을지로체’, ‘을지로10년후체’처럼 차기 베트남어 서체는 베트남의 도시와 문화를 주제로 개발할 예정이다.

우아한형제들 인기완 해외사업부문장은 “베트남이라는 낯선 시장에서 ‘BAEMIN’이라는 생소한 앱을 현지인들이 친근하게 사용하게 되기까지는 배민 다니엘체를 기반으로 한 브랜딩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이번 수상은 배민의 디자인 역량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것은 물론 국내에서 배민이 개척해 온 특유의 마케팅 방식이 해외서도 통한다는 것을 다시 확인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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