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이 자사주로 이득을 보거나 손해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연합뉴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50.9%,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5.6%, 윤종규 KB금융 회장 -6.6%,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28.6%.
국내 4대 금융지주 회장들의 자사주 투자 성적표다. 이들은 책임 경영의 일환으로 자사주를 매입했다. 그 결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총 7668주를 매입했다. 지난해 2월 5일 자사주 2000주를 주당 3만 3000원에 사들인데 이어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주가가 더 내려가자 4월 6일 5668주를 주당 2만 2550원에 추가 매입했다.
김 회장의 투자금액은 1억 9400만원으로 평균 매입단가는 약 2만 5275원이다. 하나금융의 현재 주가는 3만 8150원(15일 기준)으로 수익률을 계산하면 50.9% 이상 상승했다. 1억원 가량을 번 셈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은 어려운 시기일수록 책임경영을 강화하겠다는 김 회장의 의지가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자사주 8억 8567만원 어치를 샀다. 평균 매입단가는 9397원이다.
코로나19로 주가가 폭락한 지난해 3월과 4월에도 각각 5000주를 사들인 데 이어 8월에도 같은 수량을 매입했다. 이어 지난달 9일 자사주 5000주를 추가로 매입했다. 지난 2018년 이후 현재까지 6만 5000주를 샀다.
손 회장의 성적표는 우리금융의 현재 주가인 9920원(15일 기준) 대비 5.6% 가량이다. 손 회장은 5000만원 가량을 자사주로 벌었다.
손 회장의 자사주 매입에 대해 우리금융 관계자는 "자사주를 매입하며 우리금융의 기초체력이 견조하다는 자신감과 새로운 도약 의지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반면 윤종규 KB금융 회장과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자사주 매입으로 재미를 보지 못했다. 지난해 주가가 곤두박질칠 때 자사주를 매입하지 않아 보유주식 평가액이 줄었다.
자사주 2만 1000주를 갖고 있는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보유 주식 평가액은 15일 기준 9억 4500만원이다. 평균 매입단가는 4만 8194원. KB금융의 현재 주가인 4만 5200원으로 대비 수익률은 마이너스 6.6%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보유한 자사주(1만 2000주)의 평균 매입단가는 4만 2893원이다. 현재 주가(3만 3350원)로 따진 수익률은 마이너스 28.6%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