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터널 끝이 보인다. 일상으로 돌아간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29.2%인 1500만여명이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다(6월23일 현재). 정부는 3분기까지 70%인 3600만명이 1차 접종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집단 면역 시기가 성큼 다가온 셈이다.
기원 전후를 의미하는 BC(Before Christ)와 AD(Anno Domini)가 코로나19 시대에 Before Corona(코로나 이전)와 After Disease(질병 이후)로 바뀌어 불렸다. 이제 재앙 같은 질병을 이겨내고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
뷰어스는 창간 6주년을 기념해 코로나19 이후 바뀌는 우리의 삶과 사회, 경제 등을 조망하는 [포스트 코로나] 기획을 준비했다. -편집자주-
가정 간편식(HMR)이 날개를 달았다. 1인 가구 증가 속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외식 대신 '집밥'을 선호하는 트렌드가 자리잡으면서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등에서도 나타난 글로벌 현상이다.
지난해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영향으로 산업 전반에 걸쳐 비대면, 온라인 쇼핑 트렌드가 확산하되고 있다. 식품 업계에서도 비대면 소비가 빠르게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가정간편식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다. 3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가정간편식 시장 규모는 2016년 2조2700억 원에서 2019년 3조5000억원, 2020년 4조원 규모로 성장해왔다. 2022년에는 5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식품업계들은 잇따라 관련 생산기지를 구축하며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생산기지를 건설하며 미래 식품 시장에 대한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롯데푸드 김천공장 (사진=롯데푸드)
■ 아워홈‧hy‧롯데푸드 등 국내 HMR 생산 기지 구축
아워홈은 올해 1월급증하는 온라인몰 주문에 원활히 대응하기 위해 계룡물류센터에 온라인몰 전용 자동화라인을 구축했다.
지난해 아워홈 식품점몰 매출은 전년 대비 114% 증가했으며 출고량 또한 84% 증가했다. 가장 판매량이 높았던 제품은 아워홈 지리산수다. 이어 국·탕·찌개 간편식, 김치 제품, 온더고(냉동도시락) 순으로 판매량이 많았다.
이에 따라 아워홈은 온라인몰 사업 확대를 위해 B2C 물류를 담당하는 계룡물류센터에 지난해 상반기부터 온라인몰 전용 자동화라인 구축에 착수했다.
아워홈은 계룡물류센터 내 택배 상품 전용 오토테이핑, 자동 송장 부착시스템을 구축해 택배 상품 포장 시 수작업으로 진행했던 과정을 자동화했다. 또한 상품을 소터(Soter) 라인에 투입하면 고객별 상품 및 수량을 자동 분류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분류 시간을 단축하고 포장 생산성도 개선했다.
아워홈은 계룡물류센터 외에도 동서울, 안산, 용인, 음성, 양산, 호남, 제주 등 전국 총 14개 물류센터를 구축했다. 전국 1만여 거래처에 안정적으로 식품, 식자재를 유통하고 있다. 입고에서부터 배송에 이르는 전 과정을 콜드체인 시스템 아래 운영, 2019년 한국식품콜드체인협회로부터 콜드체인 최우수기업으로 선정되는 등 물류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아워홈 관계자는 “비대면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며 아워홈 식품점몰을 중심으로 B2C 매출과 온라인 주문 출고량이 크게 늘고 있다”며 “이러한 소비 트렌드가 앞으로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고객들이 주문한 제품을 신속,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물류 역량 강화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hy는 평택과 천안, 논산 등 전 공장에 스마트팩토리·스마트해썹(HACCP)을 구축한다.
한국야쿠르트는 지난해 7월 전 공장에서 스마트해썹 인증을 완료했다. 이번 스마트팩토리·스마트해썹은 이에 대한 후속 공사다.
한국야쿠르트는 시스템 구축이 완료되면 3개 공장 데이터를 디지털화해 통합 관리한다. 공정상 데이터는 센서와 사물인터넷(loT)을 통해 자동 수집되며 수기로 기록하던 문서는 전자문서화를 통해 효율적으로 관리된다.
또한 자재관리 바코드 시스템을 통해 원자재 입고부터 제품 출고까지 실시간 관리가 가능해진다.
롯데푸드는 올해 김천 공장의 시설을 증설했다. 기존 김천 공장은 단층 구조로 햄·소세지만 생산했다.
다음달에는 김천공장에 HMR 라인을 도입해 품질 높은 간편식을 생산할 계획이다. 롯데푸드는 지난해 HMR 매출액 2031억원에서 올해 2410억원으로 19% 신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증설로 2층이 생기며 가정간편식(HMR) 라인이 들어선다. 공장 증설에는 930억원 규모의 자금이 투입됐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기존 생산하던 햄·소시지와 함께 HMR 제품 전용 라인이 구축돼 관련 역량 강화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삼양식품은 경남 밀양에 신공장을 건설 중이다. 2022년 초 준공을 목표로 연면적 6만9801㎡에 지하 1층~지상 5층 규모로 세워질 예정이다.
면·스프 자동화 생산라인, 수출 전용 생산라인 등이 구축되며 완공 시 연간 최대 6억개의 라면을 생산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삼양식품의 연간 최대 라면 생산량은 기존 12억개에서 18억개로 늘어난다.
삼양식품은 당초 밀양 신공장에 13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었으나 700억원을 늘려 총 2000억원을 투입한다.
■ 국내는 좁다...해외에 생산기지 구축하는 CJ제일제당·대상
해외 생산기지 구축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는 기업들도 있다.
CJ제일제당은 올해 미국 중서부에 위치한 사우스다코타(South Dakota) 주 정부의 지원을 받아 수폴스(Sioux Falls)에 56만㎡ 규모의 생산기지 구축 계획을 밝혔다.
CJ제일제당은 이로써 미국 서부(캘리포니아)와 동부(뉴욕·뉴저지), 중부(사우스다코타)에 생산 인프라를 보유해 중장기 수요에 대비할 수 있게 됐다.
앞서 CJ제일제당은 캘리포니아 보몬트(Beaumont)에 생산기지를 신설해 지난해부터 가동을 시작, 만두와 볶음밥, 면 등 상온 생산라인을 확대했다.
CJ제일제당이 이처럼 생산라인을 늘린 것은 작년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폭발적으로 수요가 증가하는 ‘비비고 만두’의 인기 덕분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북미에서의 성과를 다른 국가로 확산해 비비고를 K-푸드 글로벌 메가 브랜드로 성장시키고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상도 올 상반기 미국 현지에서 김치 공장을 가동에 들어갔다다.
대상은 중국과 베트남에 신규공장을 가동한 데 이어 중동시장 공략에도 고삐를 죌 방침이다.
대상은 2020년 하반기 카타르에서는 김치, 두부, 떡류, 단무지 등을 까르푸, 룰루, 스파, 모노프릭스 등 모두 21개 점포에 입점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식품업계가 HMR 시장 우위를 점하기 위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