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정부가 3년만에 유류세 인하 카드를 꺼내들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기름값에 물가 상승까지 부추기고 있어서다.
26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물가대책 관련 당정협의를 갖고 내달 12일부터 유류세 20%가 한시적으로 인하한다고 밝혔다. LNG 할당관세도 일정 기간 인하하고 연말까지 공공요금도 동결될 전망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국제유가가 3년 만에 가장 높은 80달러대를 기록하고 있고 천연가스 가격도 사상 최고 수준을 보이는 등 최근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며 “미국과 유로존의 9월 소비자 물가도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미국 5.4%, 유로존 3.3%를 기록하는 등 전세계가 공통적으로 글로벌 인플레 압력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의 경우 선진국보다 낮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민생과 직결된 생활물가 안정이란 점에서 한시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사안”이라며 “무엇보다도 최근 국내 휘발유 가격이 7년 만에 가장 높은 1700원 중반대를 기록해 유류세 및 LNG 할당 관세 문제가 제기되고 있어 유류세와 LNG 할당관세를 일정 기간 인하하는 방안도 검토해 추가대책에 포함시켰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리터당 휘발유 164원, 경유 116원, LPG 40원이 내려간다.
유류세 조정 가능 범위는 최대 30%다. 앞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84달러를 넘어섰던 2018년에는 반년간 15%를 낮췄고 이후 넉달간은 7%로 조정했다.
이번 유류세 인하율은 이전보다 더 높은 수준이다. 그만큼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국제 유가와 불안한 환율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유류세 인하 효과는 내달 말쯤 체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법이 개정되고 기름이 주유소로 가는 유통기간과 이미 사놓은 기름을 소진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있어서다.
한편 국제 유가가 더 오를 경우 인하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당장 유류세가 인하되더라도 국제유가가 떨어지지 않으면 유류세 인하분보다 휘발유 가격이 더 올라 실제 체감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유류세 인하로 소비자 부담은 줄었지만 문제는 앞으로 국제유가 상승 여부”라며 “날씨가 추워지면서 난방유 수요가 늘어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