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논의를 본격화하자 게임업계가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자사 IP(지식재산권)과 연계한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를 구축하고, 게임 내 경제의 안정성·유동성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넥써스·위메이드·넷마블 등의 게임사들이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를 운영 중이거나 사업 추진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넥써쓰(NEXUS)는 지난달 30일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가 운영하는 블록체인 'BNB체인'에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KRWx'를 등록하고 국내에 상표 출원을 마쳤다. 자체 오픈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크로쓰' 메인넷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공식화하고, NFT 마켓 등 게임 내외부 거래에 활용할 계획이다.
위메이드는 자체 메인넷 '위믹스 3.0'에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USDC.e를' 도입했다. 기존 발행했던 스테이블코인 '위믹스달러'의 가치 연동 실패 문제를 보완하고, 게임 생태계 내 유동성 및 안정성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이 밖에 넷마블은 블록체인 자회사 마브렉스를 통해 원화 스테이블코인 사업 진출 여부를 검토 중이며, 블로믹스의 블록체인 기업 비피엠지도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 'STBC' 컨소시엄에 참여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게임업계가 스테이블코인에 주목하는 이유는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의 유동성과 안정성 확보에 있다. 기존 게임 토큰은 가치 변동성이 커 이용자 신뢰와 게임 내 경제활동에 제약이 있었으나,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와 연동돼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가치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게임의 경우 각 게임사가 보유한 IP(지식재산권)와 연동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노릴 수 있다는 평가다. 대표적으로 게임 아이템 거래, NFT 마켓플레이스 등 실물 경제로 서비스 분야를 넓힐 수 있다.
현재 정부는 디지털자산기본법을 통해 일정 요건만 충족하면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해당 법이 통과되면 자기자본 5억원 이상을 보유한 국내 법인, 금융위원회 신고 등 기본 요건만 갖추면 누구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코인런(대규모 인출 사태), 자본유출, 통화정책 효과 약화 등 금융 리스크를 경고했으며, 인프라 미비, 기술적 오류, 범죄 악용 등 결제·운영 위험성을 지적했다. 무분별한 발행을 허용하면 스테이블코인이 실체 없는 테마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일(현지시간) 포르투갈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연례 포럼에서 "규제되지 않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발행되면 달러 스테이블코인으로의 환전 수요가 급격히 늘면서 되려 자본유출이나 자본규제 회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