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내년 전기·수소자동차 등 무공해 차량 50만대 보급을 목표로 예산 2조4000억원을 투입한다. (사진=연합뉴스)
하이브리드 차량 인기가 높지만 정작 친환경차량에서 제외돼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됐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전기·수소자동차 등 무공해 차량 50만대 보급을 목표로 예산 2조4000억원을 투입한다. 반면 하이브리드 차량은 개별소비세 면제 혜택이 내년 말까지만 유지된다. 2023년부터 하이브리드차량은 친환경 차량 목록에서 아예 제외된다.
앞서 올해 하이브리드차량은 취득세 감면한도가 90만원에서 40만원으로 축소됐고 하이브리드 플러그인의 500만원 상당 구매 보조금도 없어졌다. 하이브리드차는 전력기반 보다는 내연기관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연비가 높더라도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현재 시장에서는 전기차보다 하이브리드 차량의 인기가 더 높다. 실구매자들은 반도체 수급난, 충전 인프라 등으로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장점이 더해진 하이브리드 차량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자동차는 올해(1~11월) 국내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7.1% 늘어난 6만1655대의 하이브리드 차량을 판매했다. 내연기관과 친환경차 전체를 포함한 현대차의 올해 국내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8.2%가량 줄었지만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증가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기아도 7만2076대로 전년 동기 대비 27% 늘었다.
수입차도 마찬가지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집계 결과 1~11월 판매된 하이브리드 차량은 모두 8만4811대로 1년 전(3만7392대)와 비교해 127%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기술적으로 하이브리드 효율은 개선되고 있지만 전기차나 수소차의 효율은 보다 높여야 하는데다 생산량도 늘려야 정부의 방침을 따라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단숨에 전기차로 전환하기보다는 하이브리드차를 활용해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것이다.
생산방식을 따지고 보면 전기차 역시 진정한 친환경차가 아니라는 얘기도 나온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 생산할 수 있는 친환경차량이 정부 목표치보다 낮다”며 “아직은 충전인프라나 반도체 문제 등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는 상황에 하이브리드는 좋은 대안이었지만 보조금이라는 구매 매력도가 떨어지면 과연 소비자들이 전기차와 내연차 중 어떤 것을 선택하게 될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이브리드차가 내연차보다는 친환경인게 맞지 않냐”면서 “친환경차량이라는 기준도 생산과정부터 운행까지 따져보고 친환경성을 평가하는 새로운 기준이 마련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