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사옥(왼쪽)과 대우건설 사옥. (사진=각 사)
방화5구역 재건축 사업 수주전이 GS건설과 대우건설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지난해 과천주공5단지 수주를 놓고 치열하게 다퉜던 양 사가 이번에도 격전을 예고했다. GS건설은 수주기세에서는 앞서고 있으나 잇따른 시공능력 악재와 최근 대우건설에게 밀린 전적이 있어 쉽지 않은 싸움이 될 전망이다.
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방화5구역주택재건축은조합이 오전 11시 시공사 선정 입찰을 마감한 결과 GS건설과 대우건설이 응찰했다.
입찰에 앞서 지난달 열린 현장 설명회에는 GS건설과 대우건설을 비롯해 ▲삼성물산 ▲현대건설 ▲sk에코플랜트 ▲롯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대방건설 등이 참석한 바 있다.
이 사업은 서울 강서구 공항동 일원 9만8737㎡ 규모 부지에 지하 3층~지상 15층, 28개 동, 1657가구 규모를 새롭게 짓는 프로젝트다. 사업비 규모는 약 5214억원이다.
방화 5구역 재건축 사업지. (사진=정지수 기자)
■ 아파트 명가 맞대결…수주 기세는 GS건설, 최근 맞대결은 대우건설
사업에 투찰한 GS건설과 대우건설은 각각 '자이'와 '푸르지오' 브랜드를 보유한 '아파트 명가'로 도시정비사업에서 경쟁력을 갖췄다. 양 사의 브랜드 자존심이 걸린 만큼 치열하게 다툴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올해 수주 기세는 GS건설이 앞서고 있다. GS건설은 지난달 23일 대구 신암4구역재개발사업을 수주하면서 올해 도시정비사업 누적 수주액 3조566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대우건설은 올해 누적 수주액 2조 2006억원을 기록 중이다.
다만 GS건설은 올해 각종 하자 논란으로 아파트 시공 품질에 생채기가 났다. 올해 초 GS건설은 자사가 시공한 '평택센트럴자이3차'·'포항자이'·'백련산파크자이' 등에서 화장실 타일 파손 부실 시공 등으로 불만이 터졌다. 최근에는 서울 서초구 '방배그랑자이' 단지 입주민들이 GS건설의 부실 시공에 항의하는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다.
여기에 최근 발표한 국토교통부 2022 시공능력평가에서 GS건설은 두 계단 미끄러진 5위를 기록했다. 순위와 별개로 10대 건설사 중 7개의 건설사가 평가액을 올리는데 성공했으나 GS건설은 평가액이 오히려 떨어졌다. 지난해 9조9286억원으로 10조원에 육박한 평가액이 9조5642원까지 감소했다. 6위를 기록한 대우건설은 평가액이 지난해 8조7290억원에서 9조2305억원으로 올랐다.
대우건설은 최근 맞대결에서도 GS건설에게 우위를 점했다. GS건설과 대우건설은 지난해 과천주공5단지 재건축 사업 시공권 확보를 두고 격한 수주전을 벌였다. 과천 브랜드 타운 입지를 걸고 다툰 두 건설사는 고급 커뮤니티를 제안하는 등 조합원 표심 잡기에 나섰다.
과천주공 5단지 조합원들은 대우건설의 손을 들어줬다. 대우건설이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을 통한 이주비 조달과 함께 자사 하이엔드 브랜드 '푸르지오 써밋'을 제안해 조합의 지지를 받았다.
GS건설은 지난 2014년 과천주공6단지와 방배3구역 재건축 수주전에서 대우건설에게 연이어 완승을 거뒀으나 이어 2017년 과천주공1단지 재건축 사업과 지난해 과천주공5단지 재건축 사업에서 밀리며 체면을 구겼다.
설욕전에 나서는 GS건설은 방화5구역 재건축 사업 시공권을 확보한다면 강서구 내 도시정비사업 최초로 '자이' 브랜드 깃발을 꽂을 수 있어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GS건설 관계자는 "강서구에 자이 브랜드로 강서한강자이가 있지만 도시정비사업으로 준공한 단지는 아니다"라며 "방화5구역 재건축 사업 시공권 확보가 이뤄진다면 강서구 내 도시정비사업으로는 최초의 자이 아파트가 들어선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이번 수주전에서 자사 하이엔드 브랜드 '푸르지오 써밋' 카드를 꺼낼지도 관건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은 사업지마다 기본적으로 다 검토를 하지만 아직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