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 의장. (사진 = 카카오)
카카오 '먹통' 대란에 정치권도 움직였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을 소환한다. 윤석열 대통령도 카카오의 독과점 문제를 지적하는 등 정치권에서 카카오를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 따르면 이날 오전 전체회의에서 여야는 국정감사 증인 6명과 참고인 1명의 명단을 최종 확정했다.
이번 SK C&C 데이터센터 화재 사고로 카카오 먹통 사태와 관련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포함해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등이 포함됐다. 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와 최수연 네이버 대표, 박성하 SK C&C 대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여야는 오는 24일 과방위 종합 국감에 이들을 불러 '카카오 먹통 사태'와 관련한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등을 질의할 예정이다. 특히 김범수 의장에 대한 십자포화가 예상된다.
여야 지도부는 이날 카카오가 '국민 플랫폼'으로 성장했으나 재난재해에 대비한 사전 대책 책임 등을 방기했다고 비판하는 등 카카오를 향한 고강도 질의를 예고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카카오는 계열사 수가 올 8월 기준으로 무려 134개에 이를 만큼 문어발식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지만 아직 자체 데이터센터를 운영하지 않고 있으며 메인 시스템도 사실상 한 곳에 몰아넣는 등 관리조치에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최고위 회의에서 "지난 주말 4700만 명 국민 전체가 디지털 대정전을 맞았다"며 "먹통 사태 핵심은 기업이 비용을 줄이느라 백업 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하지 않은 데 있다"고 꼬집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면서 카카오 사태를 포함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데이터센터법에 독과점 방지 등 카카오 겨냥한 규제 강화 법안 연쇄 추진
국정감사 외에 입법을 통한 압박도 예상된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 대표는 민간 데이터센터를 국가재난관리시설로 규정하는 이른바 ‘데이터센터법(방송통신발전기본법 개정안)’을 꺼내들었다.
이 개정안은 방송통신 재난관리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주요 방송통신 사업자에 저장장치·네트워크 등을 제공하는 카카오와 같은 부가통신 사업자를 포함하는 게 골자다. 부가통신사업자가 주요 방송통신사업자로 들어간다면 주요 데이터 보호에 관한 재난 관리 기본계획 수립과 시행 의무를 진다.
지난 2018년 KT 아현지사 화재 이후 추진됐으나 기업 반발로 무산됐다. 해당 규제가 방송사나 대규모 통신사업자에 적용되는 만큼 부가통신 서비스 사업자인 민간 IDC 기업에게 부과되는 건 부적절하다는 게 기업의 주장이었다. 또 IDC가 주요 정보통신시설로 지정된만큼 이중규제 문제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 카카오 사태로 인해 기업의 데이터센터 운영 안정성 제고 책임이 다시금 수면 위에 오르면서 법안 논의가 다시금 재개될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카카오를 사실상 국가 기간 통신망으로 거론하기도 한 만큼 이에 따른 책임을 의무적으로 부과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카카오를 겨냥한 독과점 방지 법안 추진이 예고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만약에 독점이나 심한 과점 상태에서 시장이 왜곡되거나 더구나 이것이 국가의 어떤 기반 인프라와 같은 정도를 이루고 있을 때는 국민의 이익을 위해서 당연히 국가가 제도적으로 필요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문제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지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카카오의 독과점 문제를 거론하며 이를 방지하기 위한 법안 제정 의사도 밝혔다. 주 원 내대표는 "이번 사태로 다수 국민과 전문가가 과도한 독과점을 막아야한다고 하는 만큼 여야가 합의해 좋은 안을 조속히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번 먹통 사태의 핵심은 기업이 비용을 줄이느라 백업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것에 있다"며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면서도 그에 따른 책임은 생각하지 않은 결과"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