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은 25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서 전기차 전용 신공장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기공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기공식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이 첫 삽을 뜨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왼쪽 세 번째부터) 장재훈 현대차 사장, 조태용 주미대사,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브라이언 켐프(Brian Kemp) 조지아 주지사 등이다. (사진=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미국 내 첫 번째 전기차 전용 공장의 첫 삽을 떴다. 미국 조지아주에 들어서는 현대차그룹 전기차 공장은 당초보다 6개월 앞당겨 2025년 상반기에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 IRA법 대응 6개월 앞당겨 2025년 상반기 완공 목표
현대차그룹은 25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서 전기차 전용 신공장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기공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당초 2025년 말까지 완공을 목표로 했으나 지난 8월 미국에서 발효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응하고자 완공 시점을 6개월 앞당겼다. 이에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공장 건설을 시작해 2025년 상반기에 양산을 시작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연산 30만대 규모의 전기차 시설을 구축한다. 이곳에는 현대차뿐 아니라 기아, 제네시스 등 3개 브랜드의 전기차가 양산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다차종의 전기차를 탄력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 현지 고객의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열린 기공식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포함해 장재훈 사장, 호세 무뇨스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 등 현대차그룹 최고 경영진과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 라파엘 워녹·존 오소프 연방 상원의원, 버디 카터 연방 하원의원, 돈 그레이브스 미 상무부 부장관, 조태용 주미대사 등 한·미 양국의 정·관계 주요 인사 등이 참석했다.
이날 정의선 회장은 “‘인류를 위한 진보’라는 현대차그룹의 비전을 실행하기 위한 최적의 장소, 최적의 파트너를 드디어 찾게 됐다”며 “조지아와 현대차그룹은 신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를 전 세계가 선망하는 최고 수준의 전기차 생산 시설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도 “현대차그룹과 파트너십, 이 혁신적인 공장의 기공식은 조지아주에서 전례 없는 경제 성과”라며 “조지아주는 이번 파트너십이 오랜 기간 유지되길 바라며 현대차그룹의 투자 효과가 양측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기공식 이후 성명을 내고 "국내에서 우리 제조업과 인프라를 재건하기 위해 민주당이 의회에서 통과시킨 내 경제 어젠다가 미국 국민을 위해 계속 성과를 내고 있다. 이번에는 조지아"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5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고 8000개가 넘는 전기차·배터리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현대의 약속은 브라이언 카운티 공동체 전체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것이 지난 2년 동안 우리가 통과시킨 역사적인 법률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25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서 전기차 전용 신공장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기공식을 가진 가운데 정의선 회장이 기공식 기념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주요 참석자들이 공장 건설을 알리는 첫 삽을 뜬 직후에는 HMGMA와 차로 약 30분 거리에 있는 서배너 ‘엔마켓 아레나(Enmarket Arena)’에서 2부 행사를 가졌다. 이곳에선 일반 시민도 참석했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와 로보틱스 등 최신 모빌리티 기술뿐 아니라 현대차와 기아, 제네시스의 지역 내 사회 공헌 활동 등을 소개했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5월 55억달러를 투자해 미국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IRA 법안에 따라 전기차 보조금 혜택을 받으려면 미국 내 시설에서 생산해야 한다. 현재 미국 내에서 판매 중인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는 아이오닉5·코나EV·아이오닉EV·니로EV·쏘울 EV·EV6 등이다.
IRA 시행에 따라 현대차는 올해 말을 목표로 추진 중인 앨라배마 공장의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 생산 시기도 앞당길 예정이다. 기아도 내년 하반기 미국 조지아공장에서 생산하려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 등을 조기 양산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전기차 전용 신공장은 글로벌 전기차(EV) 톱티어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것”이라며 “동시에 급속한 전동화 흐름 속에서 시장의 퍼스트무버(선도자)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고 밝혔다.
미국 조지아주의 HMGMA 전기차 전용 공장 위치. 1183만m2(약 358만평) 부지에 연간 30만대의 전기차를 양산할 수 있다. (자료=현대차그룹)
■ 연산 30만대 전기차 전용 공장…배터리 합작 공장도 추진
이날 기공식을 한 HMGMA는 1183만m2(약 358만평) 부지에 연간 30만대의 전기차를 양산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내 현대차그룹 생산거점 3곳이 서로 인접해 있어 부품 조달이나 공급망 관리 측면에서 ‘규모의 경제’를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HMGMA는 같은 조지아 주에 있는 기아 미국생산법인(기아 조지아)과는 약 420㎞, 앨라배마 주 현대차 미국생산법인(HMMA) 과도 약 510㎞ 거리에 있다. HMGMA와는 각각 차로 4시간, 5시간 거리에 있다.
현대차그룹은 HMGMA를 최고 수준의 미래형 혁신 공장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서 실증 개발한 제조 혁신 플랫폼을 도입할 예정이다. HMGICS의 제조 혁신 플랫폼에는 수요 중심의 인공지능(AI) 기반 지능형 제어 시스템, 탄소중립·RE100(재생에너지 사용 100%) 달성을 위한 친환경 저탄소 공법 등이 적용됐다.
HMGMA 건설에 맞춰 조지아 주 정부는 각종 인센티브를 단계별로 지급할 예정이다. 조지아 주의 인센티브에는 일자리 창출에 따른 소득공제, 재산세 감면 등이 포함된다. 주정부 산하 지방자치단체에선 발전소 용지 및 도로 건설 비용 중 일부를 지원한다.
미국 조지아주 HMGMA 전기차 전용 공장 부지와 조감도 (자료=현대차그룹)
HMGMA는 미국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한 핵심 거점이 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 글로벌 시장에서 총 323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약 12% 수준의 시장 점유율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는 2030년 84만대의 전기차 판매를 목표로 삼았다.
올해(1~9월)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4만7095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무려 212.0% 증가한 수준이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는 2만2418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2.3% 증가했다. 기아는 EV6 2만4677대를 판매해 판매량이 지난해 대비 322.2% 증가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HMGMA가 본격 가동을 시작하면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더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대차그룹은 완성차뿐 아니라 배터리까지 전기차 제조·판매에 필요한 안정적인 현지 조달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배터리 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배터리 셀공장을 HMGMA 인근에 설립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