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삼성전자, SK그룹)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및 SK그룹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글로벌 인사들과 잇단 회동으로 바쁜 일정을 보낼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 17일 오후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후 최 회장과 이 회장도 뤼터 총리와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 페터르 베닝크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반도체 공급망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정·재계에 따르면 이날 최 회장과 이 회장은 오후 서울에서 베닝크 CEO와 회동한다. 윤 대통령이 뤼터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반도체 공급망 관련 논의를 진행할 예정인 가운데, 양국가 반도체 수장 간 회동도 이뤄질 전망이다.
양국 정상과 반도체 수장들이 모인 이유는 최근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면서 반도체 핵심 장비와 부품 확보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첨단 반도체 미세공정에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에 양국 반도체 기업 간 긴밀한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 11월16일 ASML이 화성시 동탄2신도시 1만6000㎡ 부지에 첨단 노광 장비 재제조시설과 트레이닝센터 등 ‘뉴 캠퍼스’를 구축하기 위해 이날 기공식을 가졌다.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 사진)는 오는 2024년까지 2400억원을 투자해 뉴 캠퍼스를 완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ASML코리아)
앞서 지난 16일 ASML은 경기도 화성에 ‘뉴 캠퍼스’ 착공식을 가졌다. 베닝크 CEO는 이 자리에 참석해 2400억원 규모의 시설 투자를 공식화했다.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ASML 측은 “이번 화성 ASML 재제조센터와 트레이닝센터를 새로 세우고, 향후 10년간 한국 인력 1400여명을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향후 한국에 연구개발과 생산 설비 구축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양국 간 반도체 협력이 공식화된 셈이다.
이날 최 회장과 이 회장은 뤼터 총리와 베닝크 CEO를 만나 반도체 장비 협력과 공급망 공조를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 회장은 지난 6월 유럽 출장길에 올라 뤼터 총리와 베닝크 CEO를 만난 바 있다.
윤 대통령과 뤼터 총리도 이미 반도체 공급망 관련 논의를 진행한 바 있다. 지난 6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 양 정상은 만나 반도체 협력을 놓고 논의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뤼터 총리에게 “ASML과 같은 세계적인 네덜란드 기업이 한국 내 투자하면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과 최 회장은 이날 오후 6시경에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도 만날 예정이다. 빈 살만 왕세자는 5000억 달러(약 710조원) 규모 네옴시티 구축을 추진하고 있어 향후 삼성과 SK 등 우리 기업들의 사우디 진출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