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특수'를 누렸던 게임업계가 엔데믹과 함께 요동치고 있다. '3N(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으로 대표되는 기존 탑티어 대형 게임사의 패권에 균열이 가고 있다. 'SK2(스마일게이트·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라 불리는 세컨드티어 그룹이 무서운 기세로 선두권을 위협하고 있다. 게임업계의 재편 가능성이 꿈틀거리고 있다. 지난해 실적과 올 1분기 활동을 기초로 업계의 성장 전망, 미래 비전 등을 살펴 본다. -편집자 주
스마일게이트 사옥. (사진=스마일게이트)
3N(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을 위협하는 신흥 강자 'SK2(스마일게이트·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의 기세가 무섭다.
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스마일게이트와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의 지난해 영업이익 합산 규모는 1조5704억원이다. 매출 합산 규모는 4조5788억원이다. 영업이익률로 따지면 34.3% 수준이다.
SK2의 매출 규모만 놓고보면 3N의 매출 규모 합산인 8조6398억과 여전히 차이가 크다. 다만 3N의 영업이익(1조4455억원)은 SK2(1조5704억원) 보다 적다. 영업이익률에서도 3N은 16.7% 가량으로 밀린다.
카카오게임즈 사옥. (사진=카카오게임즈)
■ 스마일게이트·카카오게임즈, 약진…글로벌 서비스 지역 확대 향후 성장 관건
SK2 대열을 이끌고 있는 게임사는 스마일게이트와 카카오게임즈다. 스마일게이트는 지난해 매출 1조577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6430억원. 외형성장은 물론 수익성 개선도 이뤄 두마리 토끼를 잡았다. 3년 연속 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
스마일게이트는 기존 중국 서비스 FPS(1인칭 슈팅)게임 '크로스파이어'의 지속적인 흥행과 함께 '로스트아크'의 해외 지역 서비스 성공을 더했다.
스마일게이트는 지난해 '로스트아크'로 북미시장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올해는 중국시장을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크로스파이어'의 IP(지식재산)를 활용한 VR(가상현실) 게임을 출시할 예정이다. 서비스 지역 확대 및 플랫폼 확대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서브컬처 게임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와 MMORPG '오딘: 발할라 라이징' 덕에 호실적을 거뒀다. 매출은 전년 대비 13.4% 증가한 1조1477억원, 영업이익은 1758억원으로 57.1% 증가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올 1분기 선보인 서브컬처 게임 '에버소울'에서 별재미를 보지 못했다. 과도하게 착한 수익모델(BM)이 이용자들에겐 호평을 받았지만 수익성을 높이는데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증권사 컨센서스는 각각 2806억원, 271억원이다. 매출은 5.4% 증가하나 영업이익은 35.6%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카카오게임즈가 지난달 21일 선보인 '아키에이지 워' 실적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2분기부터는 상황이 달라질 것이란 관측이다. 여기에 카카오게임즈도 해외에서 매출 확대를 꾀한다. MMORPG '오딘'을 올해 일본과 북미 시장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일본 출시는 6월 중순으로 예고됐다. 또 국내 서비스 신작으로는 2분기 내에 MMORPG '아레스: 라이즈오브 가디언즈' 출시가 예정됐다.
최승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2분기부터는 아키에이지워 실적 온기 방영과 아레스 출시도 전분기 대비 실적 개선이 확실시 된다"며 "아키에이지워 초기 최대 매출은 14억원, 현재는 8억원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크래프톤 사옥. (사진=크래프톤)
■ '배틀그라운드' 한계 온 크래프톤, 비용 통제가 관건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IP 기반 서비스 게임이 굳건히 버티면서 지난해에도 양호한 실적을 거둬들였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매출 1조8540억원, 영업이익은 751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7% 감소한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은 15.5% 늘었다.
수익성은 비용 조절 등을 통해 개선이 가능한 부분이나 신작 가뭄 속에 출시한 호러 액션 PC·콘솔 게임 '칼리스토 프로토콜'이 아쉬운 성적표를 남기면서 외형이 쪼그라들었다.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크래프톤의 장르와 플랫폼 다각화라는 과업을 완수할 게임으로 꼽혔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아쉬운 결과다.
'배틀그라운드'가 인기를 끌고 있는 인도 시장에서도 현지 서비스 작품인 'BGMI(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디아)가 지난해 7월 갑작스럽게 퇴출된 점도 악재였다.
크래프톤은 올해 눈에 띄는 대형 신작이 없는 만큼 올해 BGMI 서비스 재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빠르면 상반기 내에 서비스 재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지난 2월 컨퍼런스 콜에서 "올해같은 경우 BGMI가 언밴(서비스 중단이 풀리는 것)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라며 "언밴된다면 큰 성장 또한 기대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신작 부재 속에 '배틀그라운드' IP로 보릿고개를 넘겨야 하는 상황이다. 크래프톤의 1분기 매출 4896억원, 영업이익 2127억원이 예상된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4%, 영업이익은 31.8% 줄어든 수치다. 그럼에도 크래프톤이 예상 외에 성적을 낼 것이라는 증권가 전망도 나온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연구원은 "크래프톤의 1분기 영업이익은 2318억원으로 시장 예상치인 2135억원을 상회할 전망이다. 1월 '화평정영'의 중국 춘절 효과가 컸으며 작년 여러 업데이트를 통해 높아진 PC매출이 유지되고 있는 것"이라며 "칼리스토 프로토콜이 출시된 지난해 4분기 대비 콘솔 매출은 감소하지만 대규모로 집행된 마케팅비가 제거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