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분양 경기 회복 기대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미분양 물량이 두 달 연속 줄면서다. 절대적인 미분양 물량은 여전히 많지만 규제 완화에 따른 거래량 증가 기대도 분양 경기 개선을 이끌 수 있는 요소가 될 전망이다.
31일 국토교통부가 전날 발표한 '2023년 4월 기준 주택 통계'을 분석한 결과 전국 미분양 주택 물량이 2개월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7만1365가구로 전월 대비 1% 감소했다. 앞선 3월에도 미분양 주택 물량이 7만2104가구로 전월 대비 4.4% 적어졌다. 지난해 4월 이후 11개월만에 미분양 물량이 감소세로 돌아선 뒤 두 달 연속 줄어든 것이다.
지난달 말 전국 미분양 주택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수도권은 1만1609가구로 전월 대비 5.2%(575가구) 증가했고, 지방은 5만9756가구로 전달 대비 2.2%(1314가구) 감소했다.
지방에서 미분양 물량이 일부 해소됐다는 점이 분양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전체적인 분양 물량이 줄어든 영향도 있으나 공급된 단지에 청약 성적이 좋았으며 신규 공급 단지 물량을 소화하고도 기존 미분양 물량 해소가 이뤄졌다는 점에서다.
특히 청약 성적에서 회복세가 두드러진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1~5월까지 시도별 1순위 청약 경쟁률 기준 서울이 49.85대 1을 기록했다. 지난해 서울 청약 경쟁률은 10.25대 1에 그쳤다. 지방에서는 경남 지역이 28.36대 1, 충북 26.42대 1을 나타냈다. 작년 경남 10.3대 1, 충북 3.65대 1와 비교하면 상당히 회복됐다.
다만 여전히 전체적인 미분양 물량이 많은 상황은 부담이다. 특히 지방 미분양 물량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6만 가구에 육박하는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이 미분양 물량 임계점이라고 판단하는 6만 가구에서 7만 가구 사이에서 벗어나지는 않은 상황이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도 소폭 증가했다.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전국 8716가구로 전월 대비 66가구(0.8%) 늘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 팀장은 "공급량이 감소했어도 시장이 좋지 않았더라면 줄어든 공급량도 소화를 하지 못했을 텐데 미분양 감소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며 "다만 지방에 미분양 물량은 여전히 많다"고 진단했다.
이어 "수도권 미분양 물량은 적정한 수준으로 보이지만 지방은 지금보다 한 2만 가구 이상은 줄어야 안정권이라고 본다"며 "분양 경기 자체는 국소 지역을 중심으로 반등 조짐이나 정부의 규제 기조 완화 등에 맞춰 분위기가 개선되는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