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아파트 청약시장은 무순위 청약 제도 변화와 서울시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지정 조정의 영향으로 수요 흐름에 큰 변동을 보였다. 주요 인기 단지 대부분은 제도 변화의 수혜를 본 단지들로 나타났다. ‘줍줍’ 열기가 정책 변화에 따라 마지막 기회를 잡으려는 수요자들의 움직임으로 정점을 찍었다.
3일 프롭테크 기업 ‘직방’이 운영하는 아파트 플랫폼 ‘호갱노노’의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 월간 방문자 수 기준 가장 인기 있었던 단지는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이었다. 이 단지는 총 15만5884명의 방문자를 기록하며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이 단지는 약 1만2000가구에 달하는 대규모 단지로, 분양가와 입지 경쟁력을 앞세워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을 끌었다. 특히 무순위 청약이 가능했던 시기와 맞물리며 방문자 수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2025년 1분기 인기아파트 랭킹. (자료=호갱노노)
2위는 세종시 ‘새샘마을7단지힐스테이트세종리버파크’로, 2월 초 무순위 청약을 통해 단 3가구를 모집하는 ‘줍줍’ 사후접수에도 13만9480명의 방문자를 기록했다. 2017년 공급 당시 분양가로 나왔고, 전매제한·실거주 의무가 없다는 점이 주효했다.
3월에는 경기도 수원시 ‘힐스테이트광교중앙역퍼스트(10만5728명)’, ‘북수원자이렉스비아(9만1450명)’ 등도 인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도 무순위 청약이 진행된 단지로 ‘유주택자 무순위 청약 금지’가 5월부터 시행 예정에 따라 마지막 기회를 잡으려는 실수요자와 투자자 수요가 집중됐다.
정부는 주택시장 안정과 무주택자 보호를 위해 올해 5월부터 유주택자의 무순위 청약 참여를 제한하기로 결정했다. 이 조치는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며 무순위 청약의 인기를 가속화시켰다.
이와 함께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해제 및 재지정도 청약시장 인기 단지 변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2월 이후 토허제에서 해제된 송파구 ‘잠실엘스(6위, 10만 4940명)’, 강동구 ‘고덕그라시움(9위, 7만6051명)’ 등이 새롭게 순위에 진입했다. 해당 지역은 잠실·삼성·청담 이른바 ‘잠삼대청’ 인근으로, 규제 해제로 실거주와 투자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3월 들어 다시 토허제가 확대 재지정되면서, 오히려 규제를 피한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10위, 7만1627명)’ 등 비규제 지역 신축 아파트로 관심이 이동하는 흐름도 나타났다.
직방 빅데이터랩 김은선 랩장은 “올해 1분기는 무순위 청약 제도 변경과 토허제 지정 변화가 청약 시장의 수요 흐름을 뚜렷하게 갈랐다”며, “가격 경쟁력과 함께 정책 수혜 여부가 단지 선택의 핵심 요소로 작용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앞으로도 청약 시장에서는 제도 변화에 따른 유연한 전략 수립이 수요자들에게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