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신약 개발 글로벌 시장 규모가 오는 2027년 약 5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국내 여러 제약바이오 기업은 AI를 신약 개발에 적극 도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세계 인공지능(AI) 신약 개발 시장 규모가 5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글로벌 AI 신약 개발 기업과 협업하고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해당 기술로 연구개발(R&D)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발표한 ‘글로벌 이슈 파노라마 4호’에 따르면 AI 신약 개발 글로벌 시장 규모는 지난해 6억980만 달러(약 8000억원)다. 제약바이오협회는 매년 45.7%씩 성장해 오는 2027년 40억350만 달러(약 5조원)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역별로는 북미 지역이 연평균 48.4%, 유럽 시장 45.0%, 아시아태평양 시장이 42.8%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 AI 신약 개발 시장 규모는 명확하지 않으나 지난해 기준 국내 AI 신약 개발 기업의 누적 투자유치 금액이 6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약바이오협회는 AI 신약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해 정부의 육성정책 기조에 부응하는 산학연 협업을 바탕으로 ▲AI 신약개발 기술 로드맵 수립 ▲데이터 활용 활성화 ▲융합인재 양성 ▲공동연구 활성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제약바이오협회 측은 “컨소시엄 형태의 AI 신약개발 R&D 프로젝트는 공동연구 활성화는 물론 우리나라 AI 신약개발 생태계에 역동성을 불어넣어 혁신의 가속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했다.
◆K-제약바이오, 글로벌 AI 전문회사와 협약…“신약 개발 박차”
이에 현재 국내 여러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AI를 신약 개발에 적극 도입하고 있다. 특히 AI 플랫폼 기술을 확보한 전문회사들과 업무협약을 통해 오픈 이노베이션 방식으로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국내 대표 제약바이오 기업은 대웅제약, 삼진제약, 유한양행, JW중외제약 등이 있다.
대웅제약은 에이조스바이오와 AI를 통한 합성치사 항암 신약 R&D를 진행 중에 있다. 에이조스바이오는 AI 기술과 함께 의약화학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AI 플랫폼(iSTAs)을 구축했다. 양사는 자체 구축한 AI 플랫폼을 바탕으로 합성치사 항암 신약 후보 물질을 탐색하고, 후보 물질에 대한 효능 평가와 임상 개발 등 사업화를 진행할 계획이다.
삼진제약은 심플렉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설명 가능한 AI(Explainable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신약후보물질 발굴 플랫폼 ‘CEEK-CURE’를 적용했다. 삼진제약은 개발 가능성 높은 후보물질을 순차적으로 신속히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11월 캐나다 차세대 바이오텍 기업 사이클리카와 공동연구 계약을 맺고 AI 기반 통합 후보물질 발굴 플랫폼을 R&D 프로그램에 도입하기도 했다.
기존 플랫폼과 달리 사이클리카의 AI 플랫폼은 약물 타깃에 결합하는 후보물질의 약리학적, 물리화학적 특성은 물론 체내동태적 특성까지 고려해 선별한다. 사이클리카의 AI 플랫폼을 회사 측의 R&D 프로그램에 적용해 상용화 가능성이 높은 신약후보물질을 빠른 시간 안에 확보하려는 목적이다.
JW중외제약은 지난해 디어젠과 AI 신약개발 플랫폼 ‘디어젠 아이디어스’를 활용해 파이프라인의 새로운 적응증을 탐색하는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했다. 디어젠 아이디어스는 AI로 후보물질 발굴, 인비트로(시험관 내 세포실험) 약효 검증 등 신약개발의 초기 단계를 단축시키는 플랫폼이다. 새로운 적응증을 추가할 때 AI로 개발 시간과 비용을 줄이기 위해 손을 잡은 것이다.
디어젠 외에도 온코크로스, 신테카바이오 등 AI 플랫폼을 보유한 바이오텍과 연달아 MOU(업무협약)를 체결하며 혁신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제약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신약 개발은 개발 단계가 높아질수록 진입 확률이 낮아지고 10년 이상의 개발 기간과 1조원 이상의 비용이 든다”면서 “AI는 개발 기간을 줄일 것으로 기대 받아 해당 기술로 연구가 상당수 진행 중이다.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