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의 자존심 싸움이자 사업 부문별 파워를 가늠할 수 있는 시공능력평가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이른바 '건설사 성적표'를 받아보니 우열이 가려진 것. 뷰어스는 각 건설사의 장단점을 분석하고 미래를 조망해본다. -편집자주-
호반건설 사옥 전경. (사진=호반건설)
호반건설이 4년 만에 시공능력평가 10위권으로 재진입했다. 탄탄한 재무건전성을 인정받은 것은 물론 공사 실적도 성장했다는 평가다.
호반건설의 10위 진입과 함께 중견 건설사의 순위도 요동쳤다. IS동서와 쌍용건설, 동양건설산업 등이 비약적으로 순위가 상승했으며 금호건설과 두산건설, 부영주택 등은 순위가 크게 하락했다.
2023년도 시공능력평가 결과에 따르면 호반건설의 시공능력평가액은 4조3965억원이다. 지난해 3조5626억원에서 23.4% 늘어난 수치다. 순위도 지난해보다 한 계단 상승한 10위에 안착했다.
호반건설의 순위 상승은 경영평가액의 증가가 주효했다. 호반건설의 경영평가액은 2조9179억원으로 시공능력평가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6%가량으로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호반건설이 이처럼 경영평가액에서 호평을 받는 이유는 탄탄한 재무구조 덕분이다. 호반건설의 지난해 연결감사보고서 기준 부채비율은 56.9%에 불과하다. 200% 내외의 부채비율을 보이는 건설사들이 적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압도적으로 낮은 수치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10대 건설사 중 부채비율이 100% 미만을 나타낸 건설사는 DL이앤씨가 유일한 정도다.
호반건설은 공사실적평가액도 늘었다. 지난해 호반건설의공사실적평가액은 7899억원이었으나 올해는 9726억원으로 평가 받았다.
호반건설의 대부분 공사실적은 건축공사업 중 아파트에서 나온다. 호반건설은 건축공사업 중 아파트 실적에서만 1조4066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건축공사업 실적은 1조5083억원이다.
호반건설의 꾸준한 성장은 꼼꼼한 사업지 선정과 자체개발사업을 통해 높은 영업이익률을 보이면서 내실과 외형을 동시에 다지고 있는 덕분이다. 호반건설의 지난해 연결기준 연간 매출액은 3조2071억원, 영업이익은 5973억원이다. 전년도와 비교했을 때 매출과 영업이익 각각 37.6%, 53.0% 상승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호반건설은 몇 년 사이에 높은 이익을 낼 수 있는 공공택지사업을 중심으로 사세를 급격하게 키웠다"며 "호반건설의 향후 시공능력평가 순위 향방은 주택 사업 외에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지 주목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요동치는 중견건설 순위…경영평가액에 따라 갈린 희비
중견건설사의 순위는 혼전이다. 경영평가액에 따라 순위가 급등하거나 급상승했다. IS동서가 전년 대비 14계단을 오르면서 23위에 안착한 게 대표적이다. IS동서는 올해 경영평가액이 1조3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도 6493억원 대비 58.6%가 급증한 결과다.
동양건설산업도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액은 8924억원으로 1조에 미치지 못했으나 올해는 1조3016억원까지 늘었다. 지난해 경영평가액은 5499억원이었으나 올해는 8848억원으로 평가받았다. 순위도 13위 상승한 36위를 기록했다.
반면 금호건설은 공사실적평가액이 지난해와 비교해 9.8% 상승한 1조2101억원을 기록했으나 순위는 15위에서 21위로 하락했다. 경영평가액이 6998억원에서 4278억원으로 감소한 탓이다.
두산건설은 지난해 경영평가액이 3865억원으로 나타났으나 올해는 77억원에 그쳤다. 시공능력평가액도 1조7951억원에서 1조3168억원으로 감소했다. 순위는 11계단 내려간 35위에 그쳤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높은 경영평가액 비중으로 시공능력평가액이 공사실적 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라 평가 기준 개선에 나선다. 최근 관련 용역을 발주하고 내년부터 이를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경영평가액 비중 감소와 함께 신인도평가에서 공사 하자와 안전 및 건설노조 불법행위 근절노력 항목 등을 추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