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뚜렷한 부동산 시장의 온도차에 건설사도 청약 열기가 뜨거운 서울을 중심으로 분양 물량을 쏟아내는 모양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최근 주택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9월 아파트 분양 전망은 전월 대비 10.6포인트(p) 낮아진 90.2로 나타났다.
분양전망지수는 공급자 입장에서 분양을 앞뒀거나 분양 중인 단지의 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시장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회원사가 더 많고 100 아래면 부정적으로 보는 곳이 더 많다는 걸 의미한다.
전국 전망치가 10p 이상 하락하면서 분양 시장 전반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진 모습이나 수도권과 지방광역시 전망치는 90~100 선을 유지했다. 반면에 ▲경남 37.5p(112.5→75.0) ▲전남 24.3p(112.5→88.2) ▲강원 22.6p(108.3→85.7) ▲경북 22.5p(94.7→72.2) ▲전북 14.3p(100.0→85.7) ▲울산 13.3p(100.0→86.7) ▲충북 6.6p(92.3→85.7) 등의 아파트분양전망지수는 큰 폭으로 하락하며 90 밑을 맴돌았다.
주택산업연구원은 "하반기 들어 주담대 대출금리 상승과 경기둔화를 우려해 중국발 부동산시장 침체 우려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미국 기준 금리 인상 중단, 국내 총선과 미국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경기부양 효과에 대한 기대 등으로 분양지수 하락 추세는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건설사의 분양 기조도 리스크를 최대한 피하는 쪽으로 지속되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달 분양 예정 물량은 42개 단지 총 3만3477세대다. 이 중에서 수도권 물량은 1만9519세대로 지방 물량(1만3958세대)보다 많다. 비율로 따지면 전체 물량 중 58%를 차지한다.
지난달 실제 분양된 물량도 수도권의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 지난달 공급된 물량 총 2만2113세대 중 수도권 물량은 1만1073세대로 52%를 차지한다.
건설사가 위험 지역을 피하고 공급을 줄이면서 미분양도 자연스럽게 감소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동산 시장 회복에 따른 미분양 해소가 아닌 건설사의 몸사리기에 의한 결과라는 해석이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7월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6만3087세대로 연초(7만5438세대)와 비교했을 때 1만 세대 가까이 줄었다. 그러나 대구와 울산 등에서의 분양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대구의 분양 물량은 53세대에 그쳤고 울산은 단 한 건의 분양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시장이 서울 수도권 중심으로 회복되면서 해당 지역 분양이 늘고 있지만 분양 물량이 적고 위험 지역에서의 분양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단지별, 지역별로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건설사들도 이 같은 분위기를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