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레깅스' 젝시믹스가 '글로벌 레깅스'로 비상하고 있다. 지난 1년간 지배구조 재편을 통해 체력 다지기에 성공한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이하 브랜드엑스)이 성장 돌파구로 여겼던 해외사업까지 빠르게 안착하고 있어서다. 이대로라면 수익성에 이어 외형확대까지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면서, '퀀텀점프(비약적 발전)'를 실현할 것이란 장미빛 전망이 흘러나온다.
27일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이하 브랜드엑스)에 따르면 액티브웨어 브랜드 젝시믹스는 '한국 방문의 해'를 맞아 중국에서 진행된 'K-관광 로드쇼' K-애슬레저 대표 브랜드로 최초로 행사에 참가,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등 고무적인 성과를 얻는 중이다. 2016년 이후 7년 만에 진행되는 국가적 행사에서 당당히 K-레깅스 대표주자로 이름을 올린 데 더해 현지인과 관광객들의 접점 확대를 위한 발판도 마련한 것이다.
젝시믹스 관계자는 "중국은 백화점이나 쇼핑몰에서 고객들이 레깅스를 입고 다니는 등 에슬레져 붐이 이제 시작된 상황"이라며 "아시안 핏에 최적화됐다는 특장점으로 젝스믹스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추세"라고 현황을 전했다.
◆사업 포트폴리오 재배치 1년, 과감한 수술로 '제2의 신화' 써냈다
젝시믹스의 이 같은 행보가 주목되는 것은 최근 1년새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배치한 브랜드엑스가 향후 성장동력으로 해외사업을 꼽아왔기 때문이다. '국민 레깅스' 젝스믹스를 운영하는 브랜드엑스는 지난 2015년 혜성같이 등장, 5년만에 업계 1위로 뛰어 오르는 신화를 써낸 주인공이었다. 이후 매해 최대 실적을 달성하면서 현재까지 줄곧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그러나 한동안 주춤했던 업계 2위 안다르가 젝스믹스를 바짝 추격하자, 브랜드엑스는 지난해부터 수익성 중심으로 체질을 개선했다. 앞서 브랜드엑스는 4년 전부터 주력사업인 젝스믹스에 집중된 사업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수익원 다변화를 시도했다. 2019년 건강기능식품기업 '브랜드엑스헬스케어(옛 쓰리케어코리아)'와 광고대행기업 '이루다마케팅'을 인수한데 이어 2020년에는 네일전문기업 젤라또랩을 품에 안았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기준 운동 O2O플랫폼 '국민피티'를 운영하는 브랜드엑스피트니스와 젤라또랩 등 성과가 미흡했던 자회사들을 모두 정리한 상태다.
과감한 결정은 빛이 났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21.5% 성장하는 '역대 최대' 호실적을 달성한 것. 특히 이 기간 브랜드엑스는 핵심 사업에 보다 집중했는데 젝시믹스는 누적가입자수 341만명을 돌파했고 매출도 약 1006억원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남성용 레깅스, 수영복, 골프웨어까지 카테고리를 다각화한 것이 브랜드 성장을 견인하는 촉매제가 됐다. 실제 올해 2분기 젝스믹스 골프 매출은 전년대비 169%, 스윔웨어는 56% 성장했고, 남성 및 4050 신규 가입자 비중은 올해 2분기 기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1%, 47%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숨고르기 끝낸 젝시믹스, 'K-레깅스'로 '아시안 홀릭' 스타트
젝시믹스 글로벌 진출국가 현황도. 사진=젝시믹스 홈페이지 캡쳐.
동시에 젝시믹스는 올해부터 공격적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하겠단 계획을 제시했는데, 반년만에 훈풍이 불고 있다. 우선 최대 수출국인 일본에서는 상반기 누적매출 38억원 달성하면서 기록적인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2분기만 따로 떼어 놓을 경우, 올해 매출은 20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28% 성장,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 2021년 2분기 매출 8.7억원에 비해 2.3배 가량 올라선 결과를 내놨다. 2017년부터 진출한 대만에서도 1분기 매출이 전년보다 약 84% 증가하면서 연매출 100억원을 달성하겠단 목표를 새로 세웠다. 또 지난해 첫발을 내딘 중국 역시 올해 2분기 수출실적이 지난해보다 200% 성장하면서 중국내 현지생산을 준비중일만큼 물량공급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요가복 샤넬'로 유명한 룰루레몬이 전세계를 강타하는 와중에도 한국인 체형과 특성에 최적화된 특화설계가 아시안 시장에서도 적중한 것이다. 그동안 전문화된 빅데이터를 통해 7부, 7.5부, 8부, 8.5부, 9부 등 레깅스 기장을 다양하게 나누고 한국인 키와 체형에 맞는 '핏'한 제품을 가성비 있게 선보인 것이 특히 일본, 중국, 대만 등지에서 통하고 있다는 회사측 설명이다.
실제 젝스믹스는 온라인에 최적화된 브랜드 연구개발(R&D)과 소셜네트워크 기반의 마케팅 노하우를 보유한 D2C(Direct to customer) 기업이란 정체성이 국내 시장을 점령한 비결로 꼽혀왔다. 브랜드엑스는 '미디어커머스기업'이란 점을 강조하는데, 고객의 목소리에 기울인 빅데이터 분석으로 전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자사 온라인몰 커뮤니티와 고객 후기 등이 반영된 빅데이터를 ▲사내부설연구소에서 소재개발부터 패턴출력, 샘플 테스트까지 '소비자 맞춤형'으로 상품을 만들고 ▲매출의 약 80%를 차지하는 자사몰에서 직접 판매 함으로써 가성비를 유지하는 구조다.
더욱이 젝시믹스가 목표한 글로벌 지역들이 애슐레져 붐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브랜드엑스의 향후 성장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다. 세계 최대 패션·의류 시장인 중국의 경우 현재 애슬레저 열풍이 거세다. 상해, 북경 등 중국 내 1선 도시에 집중됐던 산업이 2, 3선 도시로 확대되고 있어 두번째 애슬레저 붐이 될 것이란 게 업계 시선이다. 대표적인 글로벌 브랜드 룰루레몬을 포함한 중국 현지 브랜드까지 하위 도시 진출에 나서면서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중저가 헬스클럽과 홈트레닝 관련 용품 등이 큰 폭으로 성장 중인 대만은 일본에 비해 K-드라마와 K-팝 열풍으로 한국 브랜드 선호도가 높아 애슬레저 시장 전망이 밝다. 레깅스 시장 주요 국가 중 하나인 일본은 이미 레깅스가 패션의 한축으로 자리잡았으나 뚜렷한 글로벌 브랜드가 없는 가운데 젝시믹스가 시장 우위를 점하는 중이다.
◆대만·중국 법인 설립 진행중, 브랜드엑스 연결 반영시 '함박웃음'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장에서는 브랜드엑스가 올해 해외시장에서 안정적인 도약의 기반을 완성한 뒤, 내년이면 폭발적인 성장을 이룰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브랜드 론칭 10주년을 맞는 2025년이면 글로벌 애슐레저 기업들과 견줄만한 압도적 시장지위를 갖게 될 것이란 섣부른 예측마저 흘러나온다.
브랜드엑스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에서 여성 레깅스를 비롯한 골프, 키즈, 맨즈 등 패션카테고리를 다각화한 것이 각 국가별 소비자 기호에 맞춘 제품력을 갖게된 결과로 이어졌다"며 "이들 국가의 애슬러져룩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젝시믹스가 전 카테고리를 가지고 있어 글로벌 브랜드로써의 준비 단계를 마친 상태다. 일본 중국 대만 마케팅을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하고 있어 앞으로 외연확장과 수익성이 더욱 좋아질 것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몸집을 키우는 젝스믹스의 성과는 브랜드엑스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일본에 이은 2위 수출국으로 자리매김한 대만의 자회사 편입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든데다, 중국법인 설립도 서류상으론 완료된 상태기 때문이다. 내부적으로도 이들 법인의 실적이 연결 자회사로 반영될 경우 브랜드엑스의 실적 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브랜드엑스의 신사업에 의지는 내실다지기를 위한 '휴식기'로 관측된다. 브랜드엑스는 상반기보고서를 통해 "전기 중 실시한 연결 지배구조 개편을 토대로 핵심 사업에 집중해 글로벌 시장으로 목표 시장을 확대하고 잠재적인 기회 영역을 포착해 향후 신규 사업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밝히면서, 전체 매출의 94%(상반기 기준)를 차지하는 젝시믹스 의존도에 대한 고질적 문제해결 의지를 뚜렷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