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의 모태이자 핵심 계열사 풀무원식품에 적신호가 켜졌다. 해마다 커지는 외형확대와는 반대로 수익성 개선에는 의문부호가 붙고 있어서다. 해외사업의 내실이 강화되는 사이 국내사업에 비상 경고음이 울리는 모양새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풀무원식품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38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상반기 224억원보다 38% 감소했다. 반면, 매출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같은 기간 풀무원식품의 연결기준 매출은 1조1559억원으로 2020년 9327억원을 보인 이후 매년 성장세를 멈추지 않는 중이다. 풀무원식품의 지주사인 풀무원 역시 이 기간 축포를 터뜨렸다. 풀무원의 상반기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5% 증가한 1조4854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한 290억원을 기록하며 상반기 누적 기준으로 역대 가장 높은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풀무원의 핵심 동력 풀무원식품, 매출비중 약 73% 풀무원 사업중 식품제조유통사업을 담당하는 풀무원식품은 모회사의 2분기 매출비중 53.97%를 차지하는 핵심 자회사다. 1984년 5월 설립된 풀무원은 두부, 나물, 계란 등 신선식품의 브랜드화를 선도하며 신선식품전문업체로 성장했고 자회사인 풀무원식품을 통해 미국, 일본, 중국 등 해외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물론 풀무원의 식품제조유통사업부문에는 풀무원식품 외에도 풀무원다논과 풀무원녹즙이 있다. 그러나 이 사업부문의 상반기 매출은 1조1889억원으로, 같은 기간 풀무원식품 매출이 1조1559억원임을 감안하면 풀무원식품은 해당 사업부문을 주도하고 있다. 여기에 상반기 풀무원 해외사업 매출(2886억원)은 주로 풀무원식품 해외법인(2835억원)에서 벌어들인 매출이다. 따라서 양 사업부문을 합칠 경우 풀무원식품이 지주사에서 차지하는 매출비중은 더욱 커진다. 그러나 양사는 수익성에서 상반된 결과를 내놨다. 주된 배경은 매출에서 차지하는 원가비중이 해마다 증가하는 가운데 판매관리(이하 판관비)에 지출하는 비용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었다. 실제 풀무원식품의 마진은 최근 4년간 계속 줄고 있었다. 2020년 상반기 69.48%였던 매출원가율(연결기준)은 2021년 상반기 71.43%에 이어 올해 72.69%까지 올라섰다. 매출원가율이란 총매출액에서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으로, 보통 매출원가비율이 낮을수록 수익성이 좋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제품 마진은 매년 줄어드는데, 올해 상반기 풀무원식품의 판관비는 2018억원으로 지난해 1883억원에서 약 135억원 늘었다. 구체적으로는 ▲지급수수료 53억원 ▲광고선전비 26억원 ▲지급임차료 10억원 등에 대한 비용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면서 영업이익이 급감하는 원인이 됐다. ◆적자의 늪에 빠진 해외사업, 턴어라운드 위한 뼈아픈 '수업료' 문제는 이 같은 비용의 주된 사용처가 해외에 집중되면서, 국내사업이 갈수록 흔들리는 모습이란 점이다. 풀무원식품 해외사업은 수년째 영업적자폭이 확대되면서 풀무원의 영업이익률을 갉아먹는 주범으로 지목되어 왔다. 지난해만 놓고봐도 풀무원식품 해외법인 적자가 총 556억원을 기록하면서, 풀무원식품은 22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보고 말았다. 풀무원은 순수지주회사로 주력자회사인 풀무원식품의 재무상태와 재무적으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앞서 나이스신용평가는 해외식품사업 부진을 이유로 풀무원식품의 회사채 장기신용등급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로 하향 조정했는데, 주력 기업인 풀무원식품의 이익창출력이 약화되면서 풀무원도 신용등급이 동시 하향됐다. 이 때문인지 풀무원식품은 올해 상반기 해외사업에 대한 판관비를 대폭 늘린 것으로 관측된다. 통상 별도기준 재무제표에는 해외자회사 실적이 포함되지 않는데, 연결기준 2018억원이었던 판관비는 별도기준으로 1148억원이었다. 즉, 870억원을 해외자회사에 지급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판관비 항목에서 광고선전비의 경우 별도 재무제표에서는 최근 3년간 변화가 크지 않았으나 연결재무제표에서는 큰폭으로 늘어 있었다. 덕분에 올해 상반기 해외자회사들은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적자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던 미국법인은 판매가격 인상, 물류비 안정화 등에 힘입어 지난해 상반기 손실 129억원에서 올해 손실규모를 85억원으로 줄였고, 일본법인도 두부바의 매출 호조와 판매가격 인상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장사 잘해도…'속빈 영업' 지속중 그러나 국내 신선식품 시장에서 선도적인 시장지위에 있는 풀무원식품의 주력제품들은 일제히 설땅을 잃어가고 있었다. 풀무원식품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두부의 시장점유율은 2021년 42.2%에서 올해 38.1%로 내려 앉았고, 같은 기간 나물과 생면도 각각 42.8%에서 39.3%로, 25.9%에서 23.8%로 뒷걸음질쳤다. 국내에서 각종 원자재 부담이 늘어가고 있다는 점도 풀무원식품 국내법인의 앞날을 가로막는 요소다. 풀무원식품의 별도기준 지급임차료(사무실 등 임대료)는 지난 2021년 상반기 5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22억원으로 4배이상 뛰었고 같은 기간 지급수수료( 용역 등 제공비) 25억원 가량 늘었다. 매출에서 차지하는 원가비중도 늘고 있다. 2020년 68% 수준이던 매출원가율은 올해 상반기 71% 수준으로 올라서면서 풀무원식품의 마진을 낮췄다. 풀무원식품이 해외사업을 위한 '돈줄'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는 사이, 풀무원은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분위기다. 해외사업 수익성 개선과 동시에 식품서비스 유통사업이 성장하면서 실적을 견인했기 때문이다. 실제 풀무원은 올해 상반기 식품서비스유통사업이 사업구조 개선 및 단체급식 지속 확대를 통해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을 주도하면서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하게 됐다. 식품서비스유통사업은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7% 증가한 1930억원, 영업이익은 110% 증가한 50억원을 달성했다. 휴게소와 컨세션 호조, 위탁급식 신규 수주 및 재계약으로 매출이 증가했으며, 대규모 사업장 중심의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영업이익을 확대했다.

[전지현의 유통파일] "형님이 부럽소"…풀무원식품, 상반기 영업익 절반 날린 사연

풀무원 상반기 '최대 실적' 기록했지만 풀무원식품 영업이익 '털썩'
해외자회사 지원 늘리면서 풀무원식품 수익성·시장점유율 뒷걸음질

전지현 기자 승인 2023.08.21 17:22 | 최종 수정 2023.08.22 03:02 의견 0

풀무원의 모태이자 핵심 계열사 풀무원식품에 적신호가 켜졌다. 해마다 커지는 외형확대와는 반대로 수익성 개선에는 의문부호가 붙고 있어서다. 해외사업의 내실이 강화되는 사이 국내사업에 비상 경고음이 울리는 모양새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풀무원식품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38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상반기 224억원보다 38% 감소했다. 반면, 매출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같은 기간 풀무원식품의 연결기준 매출은 1조1559억원으로 2020년 9327억원을 보인 이후 매년 성장세를 멈추지 않는 중이다.

풀무원식품의 지주사인 풀무원 역시 이 기간 축포를 터뜨렸다. 풀무원의 상반기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5% 증가한 1조4854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한 290억원을 기록하며 상반기 누적 기준으로 역대 가장 높은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풀무원의 핵심 동력 풀무원식품, 매출비중 약 73%


풀무원 사업중 식품제조유통사업을 담당하는 풀무원식품은 모회사의 2분기 매출비중 53.97%를 차지하는 핵심 자회사다. 1984년 5월 설립된 풀무원은 두부, 나물, 계란 등 신선식품의 브랜드화를 선도하며 신선식품전문업체로 성장했고 자회사인 풀무원식품을 통해 미국, 일본, 중국 등 해외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물론 풀무원의 식품제조유통사업부문에는 풀무원식품 외에도 풀무원다논과 풀무원녹즙이 있다. 그러나 이 사업부문의 상반기 매출은 1조1889억원으로, 같은 기간 풀무원식품 매출이 1조1559억원임을 감안하면 풀무원식품은 해당 사업부문을 주도하고 있다. 여기에 상반기 풀무원 해외사업 매출(2886억원)은 주로 풀무원식품 해외법인(2835억원)에서 벌어들인 매출이다. 따라서 양 사업부문을 합칠 경우 풀무원식품이 지주사에서 차지하는 매출비중은 더욱 커진다.


그러나 양사는 수익성에서 상반된 결과를 내놨다. 주된 배경은 매출에서 차지하는 원가비중이 해마다 증가하는 가운데 판매관리(이하 판관비)에 지출하는 비용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었다. 실제 풀무원식품의 마진은 최근 4년간 계속 줄고 있었다. 2020년 상반기 69.48%였던 매출원가율(연결기준)은 2021년 상반기 71.43%에 이어 올해 72.69%까지 올라섰다.

매출원가율이란 총매출액에서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으로, 보통 매출원가비율이 낮을수록 수익성이 좋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제품 마진은 매년 줄어드는데, 올해 상반기 풀무원식품의 판관비는 2018억원으로 지난해 1883억원에서 약 135억원 늘었다. 구체적으로는 ▲지급수수료 53억원 ▲광고선전비 26억원 ▲지급임차료 10억원 등에 대한 비용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면서 영업이익이 급감하는 원인이 됐다.

◆적자의 늪에 빠진 해외사업, 턴어라운드 위한 뼈아픈 '수업료'

문제는 이 같은 비용의 주된 사용처가 해외에 집중되면서, 국내사업이 갈수록 흔들리는 모습이란 점이다. 풀무원식품 해외사업은 수년째 영업적자폭이 확대되면서 풀무원의 영업이익률을 갉아먹는 주범으로 지목되어 왔다. 지난해만 놓고봐도 풀무원식품 해외법인 적자가 총 556억원을 기록하면서, 풀무원식품은 22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보고 말았다.

풀무원은 순수지주회사로 주력자회사인 풀무원식품의 재무상태와 재무적으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앞서 나이스신용평가는 해외식품사업 부진을 이유로 풀무원식품의 회사채 장기신용등급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로 하향 조정했는데, 주력 기업인 풀무원식품의 이익창출력이 약화되면서 풀무원도 신용등급이 동시 하향됐다.


이 때문인지 풀무원식품은 올해 상반기 해외사업에 대한 판관비를 대폭 늘린 것으로 관측된다. 통상 별도기준 재무제표에는 해외자회사 실적이 포함되지 않는데, 연결기준 2018억원이었던 판관비는 별도기준으로 1148억원이었다. 즉, 870억원을 해외자회사에 지급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판관비 항목에서 광고선전비의 경우 별도 재무제표에서는 최근 3년간 변화가 크지 않았으나 연결재무제표에서는 큰폭으로 늘어 있었다.

덕분에 올해 상반기 해외자회사들은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적자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던 미국법인은 판매가격 인상, 물류비 안정화 등에 힘입어 지난해 상반기 손실 129억원에서 올해 손실규모를 85억원으로 줄였고, 일본법인도 두부바의 매출 호조와 판매가격 인상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장사 잘해도…'속빈 영업' 지속중

그러나 국내 신선식품 시장에서 선도적인 시장지위에 있는 풀무원식품의 주력제품들은 일제히 설땅을 잃어가고 있었다. 풀무원식품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두부의 시장점유율은 2021년 42.2%에서 올해 38.1%로 내려 앉았고, 같은 기간 나물과 생면도 각각 42.8%에서 39.3%로, 25.9%에서 23.8%로 뒷걸음질쳤다.

국내에서 각종 원자재 부담이 늘어가고 있다는 점도 풀무원식품 국내법인의 앞날을 가로막는 요소다. 풀무원식품의 별도기준 지급임차료(사무실 등 임대료)는 지난 2021년 상반기 5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22억원으로 4배이상 뛰었고 같은 기간 지급수수료( 용역 등 제공비) 25억원 가량 늘었다. 매출에서 차지하는 원가비중도 늘고 있다. 2020년 68% 수준이던 매출원가율은 올해 상반기 71% 수준으로 올라서면서 풀무원식품의 마진을 낮췄다.

풀무원식품이 해외사업을 위한 '돈줄'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는 사이, 풀무원은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분위기다. 해외사업 수익성 개선과 동시에 식품서비스 유통사업이 성장하면서 실적을 견인했기 때문이다. 실제 풀무원은 올해 상반기 식품서비스유통사업이 사업구조 개선 및 단체급식 지속 확대를 통해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을 주도하면서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하게 됐다.

식품서비스유통사업은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7% 증가한 1930억원, 영업이익은 110% 증가한 50억원을 달성했다. 휴게소와 컨세션 호조, 위탁급식 신규 수주 및 재계약으로 매출이 증가했으며, 대규모 사업장 중심의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영업이익을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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