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센트) 국내 게임업계가 중국 IT 공룡 텐센트와의 공조를 더욱 굳건히하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의 성과를 위한 퍼블리싱 의존은 물론 텐센트가 확보한 글로벌 서비스 네트워크와 자금력에도 지속적으로 몸을 기대는 모양새다. 26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넷마블의 스톤에이지 IP를 활용해 텐센트가 개발한 '석기시대: 각성(石器时代:觉醒)'이 이날 오전 중국 출시 이후 곧바로 현지 앱스토어 인기 순위 1위에 올랐다. 넷마블은 앞서 지난 13일에도 텐센트에게 리소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중국 시장에서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를 선보였다. 이 게임은 출시 이후 1시간 만에 애플 앱스토어 1위에 올랐다. 중국 진출을 앞둔 '제2의 나라: 크로스 월드'도 텐센트가 현지화 작업을 도맡아 선보인다. 넷마블은 텐센트와 단순 게임 퍼블리싱 협력을 넘어 지분 투자까지 받았다. 텐센트는 자회사 '한 리버 인베스트먼트'로 2014년 5억 달러(당시 약 5300억원)를 넷마블에 투자했다. 보유한 넷마블의 지분율은 17.52%로 3대 주주에 해당한다. 텐센트는 넷마블 외에도 크래프톤과 카카오게임즈 등 국내 다수의 게임사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텐센트는 지난해 창사 이래 첫 매출 역성장을 겪으면서 일부 게임과 사업 등을 정리하는 등 군살빼기에 나섰으나 한국 게임 업계에 대한 러브콜은 멈추지 않고 있다. '쿠키런' IP로 잘 알려진 데브시스터즈의 중국 시장 공략에서도 텐센트가 손을 내밀었다. 텐센트는 창유와 함께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 킹덤'의 중국 퍼블리싱을 맡는다. 최근 위메이드가 보유한 시프트업 주식도 사들였다. 위메이드는 지난 2018년 100억원대의 투자를 단행하며 사들였던 시프트업 지분 4.3%(208만6080주)를 텐센트 산하 에이스빌이 799억8510만원 가량에 매입했다. 텐센트는 약 2년 전부터 시프트업의 지분을 20% 가량 취득한 상태다. 시프트업은 지난해 출시한 '승리의 여신: 니케(이하 니케)'의 국내외 퍼블리싱 파트너로 텐센트 자회사인 레벨 인피니트를 낙점했다. 텐센트의 글로벌 배급 역량에 힘입어 니케는 출시 후 10개월 만에 약 5억달러의 매출을 올리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게임사들이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현지 파트너사로 텐센트를 택하는 배경으로는 단순한 중국 시장 진출 외에 글로벌 시장 전역에 네트워크를 갖춘 인프라와 함께 투자 유치 심리도 적지 않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텐센트는 지난 2017년 3월부터 1년 간 전 세계 게임업계에 투자된 42억 달러(약 4조7000억원) 중 40%가 텐센트의 몫이었다는 시장조사업체의 자료가 나오기도 했다. 글로벌 게임 왕국 건설을 목표로 여전히 활발히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게임업계 일각에서는 텐센트의 영향력이 강화되는 것에 대한 경계심도 보이고 있다. 폐쇄적인 중국 시장 탓에 가뜩이나 높은 텐센트에 대한 의존도가 더 올라갈 수록 텐센트의 입김에 쉽게 휘둘릴 수 있지 않겠냐는 거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텐센트와 협력 관계에 있는 게임사들이 직접적으로 텐센트를 불편해하거나 하지는 않지만 눈치를 안 볼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단순 중국 시장에 국한된 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까지 텐센트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텐센트는 경영과 운영이나 개발 등에는 간섭을 하지 않는다는 기조를 내세우고 있다. 중국 현지에서도 지난 2021년 '블랙 미스: 오공'을 개발 중인 게임 사이언스에 텐센트 투자가 결정되자 입김이 작용하지 않겠냐는 우려도 나왔다. 이에 대해 게임 사이언스 측은 "텐센트가 게임 운영 및 정책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같은 우려가 있으나 아직까지는 별다른 잡음이 나오지 않고 있다. 크래프톤은 지난 2019년 11월부터 샤오이마 텐센트게임즈 부사장이 기타비상무이사 등기임원으로 경영자문을 맡았으나 2021년 말에 임기를 마치고 물러났다. 넷마블에는 12년째 피아오얀리 텐센트게임즈 부사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나 대부분의 이사회 안건에 구성원과 뜻을 같이 하고 있다. 텐센트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A 게임사 관계자는 "국내 게임업계의 텐센트의 자본이 닿은 곳은 많다"면서 "텐센트의 국내 주요 게임사에 대한 지분율을 고려했을 때 경영상에 영향력을 발휘하기 쉽지 않은 환경이고 또 지분율이 적지 않더라도 투자에 따른 잡음 같은 건 특별히 눈에 띄지 않는다"고 말했다.

“가까이, 더 가까이”…텐센트와 공조 굳히는 韓 게임업계

중국 게임 시장 리오프닝에 텐센트 영향력 '주목'
퍼블리싱부터 투자까지…자본과 글로벌 네트워크 인프라에 '너도나도' 협력 나서

정지수 기자 승인 2023.10.26 16:11 의견 0
(사진=텐센트)

국내 게임업계가 중국 IT 공룡 텐센트와의 공조를 더욱 굳건히하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의 성과를 위한 퍼블리싱 의존은 물론 텐센트가 확보한 글로벌 서비스 네트워크와 자금력에도 지속적으로 몸을 기대는 모양새다.

26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넷마블의 스톤에이지 IP를 활용해 텐센트가 개발한 '석기시대: 각성(石器时代:觉醒)'이 이날 오전 중국 출시 이후 곧바로 현지 앱스토어 인기 순위 1위에 올랐다.

넷마블은 앞서 지난 13일에도 텐센트에게 리소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중국 시장에서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를 선보였다. 이 게임은 출시 이후 1시간 만에 애플 앱스토어 1위에 올랐다. 중국 진출을 앞둔 '제2의 나라: 크로스 월드'도 텐센트가 현지화 작업을 도맡아 선보인다.

넷마블은 텐센트와 단순 게임 퍼블리싱 협력을 넘어 지분 투자까지 받았다. 텐센트는 자회사 '한 리버 인베스트먼트'로 2014년 5억 달러(당시 약 5300억원)를 넷마블에 투자했다. 보유한 넷마블의 지분율은 17.52%로 3대 주주에 해당한다.

텐센트는 넷마블 외에도 크래프톤과 카카오게임즈 등 국내 다수의 게임사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텐센트는 지난해 창사 이래 첫 매출 역성장을 겪으면서 일부 게임과 사업 등을 정리하는 등 군살빼기에 나섰으나 한국 게임 업계에 대한 러브콜은 멈추지 않고 있다.

'쿠키런' IP로 잘 알려진 데브시스터즈의 중국 시장 공략에서도 텐센트가 손을 내밀었다. 텐센트는 창유와 함께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 킹덤'의 중국 퍼블리싱을 맡는다.

최근 위메이드가 보유한 시프트업 주식도 사들였다. 위메이드는 지난 2018년 100억원대의 투자를 단행하며 사들였던 시프트업 지분 4.3%(208만6080주)를 텐센트 산하 에이스빌이 799억8510만원 가량에 매입했다. 텐센트는 약 2년 전부터 시프트업의 지분을 20% 가량 취득한 상태다.

시프트업은 지난해 출시한 '승리의 여신: 니케(이하 니케)'의 국내외 퍼블리싱 파트너로 텐센트 자회사인 레벨 인피니트를 낙점했다. 텐센트의 글로벌 배급 역량에 힘입어 니케는 출시 후 10개월 만에 약 5억달러의 매출을 올리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게임사들이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현지 파트너사로 텐센트를 택하는 배경으로는 단순한 중국 시장 진출 외에 글로벌 시장 전역에 네트워크를 갖춘 인프라와 함께 투자 유치 심리도 적지 않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텐센트는 지난 2017년 3월부터 1년 간 전 세계 게임업계에 투자된 42억 달러(약 4조7000억원) 중 40%가 텐센트의 몫이었다는 시장조사업체의 자료가 나오기도 했다. 글로벌 게임 왕국 건설을 목표로 여전히 활발히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게임업계 일각에서는 텐센트의 영향력이 강화되는 것에 대한 경계심도 보이고 있다. 폐쇄적인 중국 시장 탓에 가뜩이나 높은 텐센트에 대한 의존도가 더 올라갈 수록 텐센트의 입김에 쉽게 휘둘릴 수 있지 않겠냐는 거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텐센트와 협력 관계에 있는 게임사들이 직접적으로 텐센트를 불편해하거나 하지는 않지만 눈치를 안 볼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단순 중국 시장에 국한된 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까지 텐센트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텐센트는 경영과 운영이나 개발 등에는 간섭을 하지 않는다는 기조를 내세우고 있다. 중국 현지에서도 지난 2021년 '블랙 미스: 오공'을 개발 중인 게임 사이언스에 텐센트 투자가 결정되자 입김이 작용하지 않겠냐는 우려도 나왔다. 이에 대해 게임 사이언스 측은 "텐센트가 게임 운영 및 정책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같은 우려가 있으나 아직까지는 별다른 잡음이 나오지 않고 있다.

크래프톤은 지난 2019년 11월부터 샤오이마 텐센트게임즈 부사장이 기타비상무이사 등기임원으로 경영자문을 맡았으나 2021년 말에 임기를 마치고 물러났다. 넷마블에는 12년째 피아오얀리 텐센트게임즈 부사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나 대부분의 이사회 안건에 구성원과 뜻을 같이 하고 있다.

텐센트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A 게임사 관계자는 "국내 게임업계의 텐센트의 자본이 닿은 곳은 많다"면서 "텐센트의 국내 주요 게임사에 대한 지분율을 고려했을 때 경영상에 영향력을 발휘하기 쉽지 않은 환경이고 또 지분율이 적지 않더라도 투자에 따른 잡음 같은 건 특별히 눈에 띄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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