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건설사 6곳(삼성물산 건설부문·현대건설·대우건설·GS건설·DL이앤씨·HDC현대산업개발) 2023년 3분기 영업이익. (자료=각 사, 그래픽=뷰어스)
건설 경기 침체가 건설사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 주택 사업에 치중했던 건설사들이 원자잿값 상승, 고금리 상황에 좌절하고 있다. 해외 건설이나 신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한 회사는 그나마 사정이 낫지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으로 인해 이마저 불안해졌다.
3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상장 건설사 6곳 중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한 건설사는 현대건설이 유일하다.
현대건설은 3분기 영업이익이 24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7% 증가했다. 반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3030억원으로 6.5% 감소했다. ▲대우건설(1902억원, 7.4%↓) ▲GS건설(602억원, 51.9%↓) ▲DL이앤씨(804억원 30.9%↓) ▲HDC현대산업개발(620억원 10.8%↓) 등으로 영업이익이 줄었다.
특히 건설사들은 대부분 매출액이 늘었음에도 수익성이 악화했다. 원자잿값 상승, 고금리 등으로 주택 원가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영업이익 하락 폭이 가장 컸던 GS건설도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2% 늘어난 3조1075억원을 기록했다.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은 각각 40% 가량 늘어난 7조6202억원, 1조332억원을 기록하며 높은 매출 상승 폭을 보였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6.1% 늘어난 5조2820억원, 대우건설은 18.6% 증가한 2조9901억원을 기록했다.
DL이앤씨는 0.6% 감소한 1조8374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 쉽지 않은 실적 개선, 고금리·고물가에 분양 시장 침체…해외도 리스크 산재
건설사의 수익성을 지탱해 온 주택사업의 매출총이익률(GPM)은 두 자릿수 수준에서 한 자릿수대까지 떨어졌다. 대우건설과 GS건설은 지난해 3분기 주택사업 매출 총이익률이 각각 14.2%, 11.9%였으나 올해 같은 기간에는 5.0%, 7.9% 수준으로 낮아졌다.
건설사의 실적 개선 전망도 밝지 않다. 주택사업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GS건설과 DL이앤씨, 대우건설 모두 원가율 관리가 쉽지 않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GS건설은 안전 관련 비용을 가산하면서 주택 마진이 악화된 상황"이라며 "83개 현장 중 안전 비용 반영으로 예정원가가 조정된 현장이 15개 수준으로 파악되고 나머지 현장들에도 순차적으로 예정원가가 조정되면 단기적 마진 개선이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DL이앤씨는 일부 준공현장에서의 비용 상승분 반영으로 주택원가율이 직전 분기 대비 1.3%포인트(p) 낮아진 점이 수익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며 "당장의 원가율 개선 기대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더해 국내 주택 사업 대신 해외로 눈길을 돌리면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으나 주요 '텃밭'인 중동에서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고유가를 기반으로 중동에서의 발주 물량이 늘것으로 기대되면서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 확산 우려가 있다.
손태홍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양호한 국제 유가 수준이 지속되면서 사우디를 중심으로 하는 중동 발주세가 성장세를 기록하는 가운데 최근 발생한 이스라엘-하마스 간 무력 충돌은 해외건설시장 최대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무력 충돌이 주변국으로 확전되고 장기화할 경우 유가 폭등, 세계 경제 침체 등으로 인해 해외건설시장 발주 환경이 악화할 수 있어 최근 수주 회복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