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주력 전기차 중 하나인 아이오닉5 (사진=현대차)
전 세계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국내 완성차 업계도 전기차 판매가 주춤하고 있는 모양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친환경차 판매량 중 주력 전기차들의 판매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는 대폭 늘었다. 이들 회사는 전기차 판매를 늘리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 현대차 전기차, 전년비 44.6%↓…현대차·기아 아이오닉5·6·EV6·9 모두 감소
2일 현대차·기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달 전기차 판매가 5076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4.6%나 줄었다. 지난달 주력 전기차인 아이오닉 5는 지난해보다 32.2% 줄어든 1571대가 팔렸다. 아이오닉 6는 지난해 대비 87.1% 감소한 472대가 판매됐다. 제네시스 전동화 모델 GV80과 GV60은 각각 38대, 111대로 70% 이상 줄었다.
반면 현대차의 하이브리드 모델들은 10월 한달간, 지난해 대비 200%나 증가한 1만3602대가 판매됐다. 이 중 가장 많이 판매된 차량은 싼타페 하이브리드 모델로 지난해 대비 208.7% 증가한 4893대가 판매됐다. 뒤이어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지난해보다 196.7% 증가한 4279대가 판매됐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도 지난해보다 371.5% 늘어난 1009대가 팔렸다.
현대차의 10월 국내외 전체 차종 판매량은 37만7986대로 지난해 대비 9.6% 증가했다.
기아 EV6 GT 라인 (사진=기아)
기아도 마찬가지로 전기차 판매량이 크게 줄었다.
기아의 주력 전기차인 EV6는 지난달 1564대가 판매됐는데, 지난해 대비 28.1% 줄어든 수치다. 니로EV는 454대가 판매돼 50.1% 감소했다.
반면 니로 하이브리드는 지난해 대비 85.7% 늘어난 1359대가 판매됐다.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도 지난해보다 32.4% 증가한 2478대가 판매됐다.
올해 6월에 출시한 대형 전기SUV EV9도 6월에 1334대가 팔렸지만, 10월엔 833대가 판매됐다. 전월(1163대) 대비로도 28.4% 감소했다.
기아의 10월 국내외 전체 차종 판매량은 25만7709대로 지난해 대비 7.7% 증가했다.
■ 전 세계 완성차 업계, 전기차 판매 줄고 하이브리드 늘어
이처럼 전기차는 판매는 줄고 하이브리드 판매는 늘어나는 현상이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마크라인즈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2021년에 전년대비 115% 증가했던 판매량은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전기차는 총 434만2487대로 지난해보다 41.0% 증가하는 수준에 그쳤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 재고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WSJ은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예상보다 깊지 않다”며 충전 인프라 부족이나 값비싼 전기차 가격을 이유로 들었다. 미 에너지청은 “올 2분기 전체 신차 판매 중 하이브리드 비율은 7.2%를 기록해 전기차 6.7%보다 앞섰다”고 발표했다.
■ EV·코리아 세일 페스타 활용 판매 늘리기…“아이오닉5 최대 600만원 할인”
현대차·기아는 국내 ‘코리아 세일 페스타’ 등과 같은 대규모 할인 행사에 참여해 전기차 판매를 늘린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지난달부터 진행 중인 ‘EV 세일 페스타’의 제조사 할인 혜택 외에도 이달 1일부터 시작한 ‘코리아 세일 페스타’를 통해 200만원 할인 혜택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아이오닉5와 6는 최대 600만원, 코나EV는 최대 400만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이 연계 할인 프로그램은 2만4500대가 소진될 때까지 선착순으로 계약을 진행한다.
기아도 기존 EV 세일 페스타와 함께 이번 코리아 세일 페스타까지 더해 EV6는 최대 420만원, 니로EV와 니로 플러스는 최대 700만원의 할인을 제공한다. 봉고EV는 최대 300만원을 할인해준다.
현대차 관계자는 “전용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글로벌 인지도를 높이고,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친환경차 판매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 관계자는 “적극적인 EV 마케팅으로 판매 모멘텀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