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택 하이트진로 마케팅실 상무. 사진=하이트진로 “주류시장 소비자는 보수적이라 주로 소비하는 제품을 잘 바꾸지 않아요. 20대에 저마다 ‘내 제품’을 고른 소비자들이 많아서 세월이 어느 정도 지나야 시장 판도가 바뀌곤 합니다. 테라도 현재 흐름만 유지한다면 소비층과 함께 성장하면서 10년 안에 맥주 시장 1위를 탈환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하지만 그 시간을 기다리지 않고 보다 적극적으로 돌파하기 위해 켈리를 출시했습니다.” 오성택 하이트진로 마케팅실 상무는 지난 9일 하이트진로 100주년 간담회에서 맥주 시장 1위 탈환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현재와 같은 수준의 마케팅만 유지해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실제로 테라는 수도권 등 도심 지역 유흥 채널을 중심으로 점유율을 늘려 가고 있다. 켈리 출시 후 일부 대형마트에서는 10년 만에 맥주 점유율 1위를 탈환하기도 했다. 올여름을 앞두고 성수기 마케팅과 함께 신제품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오 상무는 “현재도 여의도 등 100군데 이상 핵심상권에서 맥주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해당 지역에서 카스 점유율은 20%를 밑도는 수준”이라면서 “그 외 지역에서는 아직 카스가 유리하지만, 현재 지표가 유지된다면 점유율은 계속 올라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재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카스’도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우여곡절을 겪었다. 1999년 오비맥주가 카스 브랜드를 인수한 뒤 주요 마케팅 타깃으로 삼은 것은 20대 대학생들이었다. 그 시절 카스를 접한 소비자들이 시간이 흘러 30대, 40대가 되며 현재 카스의 탄탄한 소비층이 됐다는 게 오 상무의 분석이다. 오 상무는 ‘진로’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현재 진로의 주 소비층은 20대 중후반 여성으로 나타나는데, 그들은 20대 초반에 진로가 ‘알에서 깨어나는 것’을 직접 목격하면서 진로를 ‘마이 브랜드’로 여기는 충성 고객이 됐기 때문”이라며 “진로 출시 후 5년 정도가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주 소비층 연령대도 이동했으며, 현재 20대 초반이 보여주는 소비 성향은 또 달라서 그에 맞는 마케팅을 따로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오 상무는 이처럼 마케팅에서 ‘현상을 유지한다는 것’ 자체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모든 지역, 연령, 성별 등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은 대상의 속성이 겹치는 부분을 최대한 많이 찾아야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이를 공략하는 건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이 때문에 ‘대중 마케팅’은 ‘운칠복삼’의 영역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아무리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고 해도 소비자 반응이나 갑작스러운 변수에 따라 예기치 못한 상황이 벌어지는 경우가 빈번해서다. 왕좌 탈환을 시간 문제로 내다보면서도 점유율 확대를 더욱 서두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시간이라는 변수를 최대한 줄여 1위를 확실한 상수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오 상무는 “현재 하이트진로가 펼치는 마케팅은 새로 시장에 진입한 소비자를 충성고객으로 만들고 기다리는 게 아니라, 다른 제품을 소비하던 고객이 하이트진로 제품을 소비하도록 바꾸는 일”라며 “하이트진로는 시대에 순응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를 선도하는 것이 목표이며, 시장 1등이 되어야 시장 방향을 원하는 쪽으로 이끌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여파로 경기침체 우려가 일면서 시장 1위가 갖는 상징성은 더 커졌다. 이전에는 어떤 제품 카테고리에서든 2위, 3위 제품도 살아남을 수 있었지만, 경기침체가 심화하면 1위와 2위 사이 격차가 벌어지면서 1위만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이 될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다. 주류 산업은 결국 장치 산업이며 판매량이 받쳐줘야 유지될 수 있다. 오 상무는 주류 역시 경기침체 속 ‘승자독식’의 시대를 맞이할 것으로 내다봤다. 어려운 환경이 예상됨에도 오 상무가 성공을 확신하는 데는 제품력에 대한 자신감과 함께 ‘진심’을 담은 마케팅이 결국 소비자에게 통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만큼 판단은 소비자에게 달려있다는 것. 오 상무는 이를 위해 함께 뛰고 있는 직원들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그는 “요즘도 종종 지인들에게 몇 년 전 출시했던 굿즈를 처음 본다며 찍은 사진을 받을 정도로, 잘 알려지지 않는 분야에서도 다양한 마케팅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사소한 굿즈 하나를 내놓을 때도 많은 고민을 거치고 매일 늦은 시간까지 일일 발주 수량을 확인하는 등 모든 직원이 진심을 다하고 있는 만큼 좋은 성과를 낼 것을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100주년③] “10년 내 1위 확신, 과제는 시간 단축”…자신감 원천 ‘진심 마케팅’

성장 흐름 탄 테라, 핵심상권서 점유율 1위…켈리로 추격 고삐 당긴다
마케팅 환경 ‘운칠복삼’, 공격적 마케팅으로 소비자 공략해 변수 줄인다
경기침체에 주류도 ‘승자독식’ 시대… “1위 올라야 시장 선도 가능”

김성준 기자 승인 2024.05.15 12:00 의견 0
오성택 하이트진로 마케팅실 상무. 사진=하이트진로

“주류시장 소비자는 보수적이라 주로 소비하는 제품을 잘 바꾸지 않아요. 20대에 저마다 ‘내 제품’을 고른 소비자들이 많아서 세월이 어느 정도 지나야 시장 판도가 바뀌곤 합니다. 테라도 현재 흐름만 유지한다면 소비층과 함께 성장하면서 10년 안에 맥주 시장 1위를 탈환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하지만 그 시간을 기다리지 않고 보다 적극적으로 돌파하기 위해 켈리를 출시했습니다.”

오성택 하이트진로 마케팅실 상무는 지난 9일 하이트진로 100주년 간담회에서 맥주 시장 1위 탈환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현재와 같은 수준의 마케팅만 유지해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실제로 테라는 수도권 등 도심 지역 유흥 채널을 중심으로 점유율을 늘려 가고 있다. 켈리 출시 후 일부 대형마트에서는 10년 만에 맥주 점유율 1위를 탈환하기도 했다. 올여름을 앞두고 성수기 마케팅과 함께 신제품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오 상무는 “현재도 여의도 등 100군데 이상 핵심상권에서 맥주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해당 지역에서 카스 점유율은 20%를 밑도는 수준”이라면서 “그 외 지역에서는 아직 카스가 유리하지만, 현재 지표가 유지된다면 점유율은 계속 올라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재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카스’도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우여곡절을 겪었다. 1999년 오비맥주가 카스 브랜드를 인수한 뒤 주요 마케팅 타깃으로 삼은 것은 20대 대학생들이었다. 그 시절 카스를 접한 소비자들이 시간이 흘러 30대, 40대가 되며 현재 카스의 탄탄한 소비층이 됐다는 게 오 상무의 분석이다. 오 상무는 ‘진로’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현재 진로의 주 소비층은 20대 중후반 여성으로 나타나는데, 그들은 20대 초반에 진로가 ‘알에서 깨어나는 것’을 직접 목격하면서 진로를 ‘마이 브랜드’로 여기는 충성 고객이 됐기 때문”이라며 “진로 출시 후 5년 정도가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주 소비층 연령대도 이동했으며, 현재 20대 초반이 보여주는 소비 성향은 또 달라서 그에 맞는 마케팅을 따로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오 상무는 이처럼 마케팅에서 ‘현상을 유지한다는 것’ 자체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모든 지역, 연령, 성별 등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은 대상의 속성이 겹치는 부분을 최대한 많이 찾아야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이를 공략하는 건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이 때문에 ‘대중 마케팅’은 ‘운칠복삼’의 영역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아무리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고 해도 소비자 반응이나 갑작스러운 변수에 따라 예기치 못한 상황이 벌어지는 경우가 빈번해서다. 왕좌 탈환을 시간 문제로 내다보면서도 점유율 확대를 더욱 서두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시간이라는 변수를 최대한 줄여 1위를 확실한 상수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오 상무는 “현재 하이트진로가 펼치는 마케팅은 새로 시장에 진입한 소비자를 충성고객으로 만들고 기다리는 게 아니라, 다른 제품을 소비하던 고객이 하이트진로 제품을 소비하도록 바꾸는 일”라며 “하이트진로는 시대에 순응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를 선도하는 것이 목표이며, 시장 1등이 되어야 시장 방향을 원하는 쪽으로 이끌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여파로 경기침체 우려가 일면서 시장 1위가 갖는 상징성은 더 커졌다. 이전에는 어떤 제품 카테고리에서든 2위, 3위 제품도 살아남을 수 있었지만, 경기침체가 심화하면 1위와 2위 사이 격차가 벌어지면서 1위만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이 될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다. 주류 산업은 결국 장치 산업이며 판매량이 받쳐줘야 유지될 수 있다. 오 상무는 주류 역시 경기침체 속 ‘승자독식’의 시대를 맞이할 것으로 내다봤다.

어려운 환경이 예상됨에도 오 상무가 성공을 확신하는 데는 제품력에 대한 자신감과 함께 ‘진심’을 담은 마케팅이 결국 소비자에게 통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만큼 판단은 소비자에게 달려있다는 것. 오 상무는 이를 위해 함께 뛰고 있는 직원들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그는 “요즘도 종종 지인들에게 몇 년 전 출시했던 굿즈를 처음 본다며 찍은 사진을 받을 정도로, 잘 알려지지 않는 분야에서도 다양한 마케팅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사소한 굿즈 하나를 내놓을 때도 많은 고민을 거치고 매일 늦은 시간까지 일일 발주 수량을 확인하는 등 모든 직원이 진심을 다하고 있는 만큼 좋은 성과를 낼 것을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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