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CXO연구소 조사 ‘88개 그룹 대상 2022년~2023년 고용 변동 분석’ 결과 (사진=한국CXO연구소)
88개 국내 대기업의 지난해 전체 직원수가 전년 대비 5만5000명 이상 늘면서 3%의 고용 증가율을 보였다. 쿠팡이 1년새 3만개가 넘게 일자리가 늘었고, 이어 한화·현대차·포스코·삼성 순으로 고용이 늘었다.
반면, SK는 9500개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해 삼성전자 고용 인원은 11만8700명 이상으로 단일 기업 중 고용 1위를 차지했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88개 그룹 대상 2022년~2023년 고용 변동 분석’ 결과를 이처럼 5일 공개했다.
이번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지정한 자산 5조원 이상 88개 대기업 집단이다. 그룹별 고용 현황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기재된 공정위 공시 자료를 참고했다고 CXO연구소는 설명했다. 고용 인원은 국내 계열사 및 12월 말 기준이다.
올해 공정위가 지정한 88개 대기업 집단 내 국내 계열사는 3318곳. 이들 기업의 지난해 전체 직원 수는 183만7324명이다. 이는 지난 2022년(178만1405명)과 비교해 5만5919명 늘어난 것이다. 고용 증가율은 3.1%다. 지난 2022년 기준 82개 그룹에서 전년 대비 2.5%(4만2981개) 고용 증가율을 보인 것과 비교해 0.6%p 증가했다.
88개 그룹의 전체 고용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183만명 이상으로 같은 기간 고용보험에 가입한 1519만9534명의 12.1%이었다. 최근 1년 새 직원 수가 증가한 곳은 43곳이다. 36곳은 감소세를 보였다. 9곳은 올해 대기업 집단으로 신규 편입됐거나 직원 수에 변동이 없었다.
직원 일자리가 늘어난 43곳 중 고용 인원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쿠팡. 쿠팡 그룹은 2022년 5만2551명에서 지난해 8만4702명으로 직원 수가 3만2151명 증가했다. 쿠팡풀필먼트서비스 덕에 1년 새 3만명 넘게 고용이 늘었다.
한화 그룹은 같은 기간 4만2555명에서 5만5009명으로 직원 수가 1만2454명 증가했다. 이어 ▲현대차(8836명) ▲포스코(6353명) ▲삼성(4282명) ▲CJ(3554명) 등의 순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SK 그룹은 2022년 12만4499명이던 직원 수가 지난해 11만4950명으로 9549명 줄었다. 이에 따른 고용 감소율은 7.7%다. 2022년까지 그룹 계열사였던 SK쉴더스(6827명), 캡스텍(4848명)이 다른 회사로 매각됐기 때문이다. 전년 대비 지난해 1000명 이상 고용이 줄어든 그룹은 ▲KG(2711명↓) ▲신세계(2209명↓) ▲LG(1834명↓) ▲롯데(1751명↓) 등이다.
3300곳이 넘는 88개 그룹의 개별 기업별 고용 현황을 규모별로 보면, 지난해 기준 직원 수가 1만명이 넘는 ‘고용 만명 클럽’에는 28곳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삼성전자의 고용 인원은 11만8725명으로, 단일 기업 중 유일하게 직원 수가 10만명을 넘어서며 1위 왕좌를 지켰다. 이어 ▲현대차(7만3267명) ▲쿠팡풀필먼트서비스(6만4109명) ▲기아(3만 6884명) ▲LG전자(3만 6363명) 등이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기준 그룹 전체 고용 규모별 순위에서도 삼성은 27만8284명을 기록해 가장 많았다. 삼성은 2017년 24만2006명이었고, 지난해까지 6년 연속 고용 증가세를 보였다. 뒤이어 ▲현대차(19만7727명) ▲LG(15만4941명) ▲SK(11만4950명) ▲롯데(8만6244명) ▲쿠팡(8만4702명) 등이 순으로 조사됐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우리나라에서 대기업 집단이 차지하는 경제 비중은 상당하지만 자동화 시스템 등이 지속해서 도입되면서 고용 증가 속도는 더뎌 실질 고용은 중소기업 등에서 책임지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국내 고용을 확대하려면 30~100명 사이 직원 수를 둔 중소기업이 고용을 늘릴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