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그룹 총수.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각 사) 삼성·SK·LG·현대차 그룹 총수들이 잇따라 미국 실리콘밸리를 찾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실리콘밸리를 찾아 인공지능(AI) 생태계 구축에 나선 데 이어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사장단과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세계 IT 업계의 빅테크를 만나고 유망 스타트업 발굴에도 나서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오는 10월 미국 전동화 전용공장 준공식에 참석할 전망이다. ■ 구광모 LG 회장, 실리콘밸리 찾아 반도체설계·AI로봇 기업 살펴 24일 ㈜LG에 따르면 구 회장은 지난 17~20일(현지시간) 미국 출장길에 올라 실리콘밸리에서 반도체와 로봇 분야 전문기업들을 만났다. ‘텐스토렌트’와 ‘피규어 AI’다. 텐스토렌트는 AI 반도체 설계업체로 2016년 AI 반도체를 개발하는 팹리스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캐나다 토론토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기업이다. 이 회사는 IP 라이센싱과 고객 맞춤형 칩렛 설계가 주 사업 모델이다. 칩렛은 하나의 칩에 여러 개의 칩을 집적하는 기술을 말한다. 피규어 AI는 AI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픈AI, 엔비디아,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가 투자해 주목을 받은 곳이다. 구광모 (주)LG 대표(왼쪽)가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로봇 개발 스타트업 '피규어 AI(Figure AI)'에 방문해 휴머노이드 로봇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LG) 구 회장은 짐 켈러(Jim Keller) 텐스토렌트 CEO와 만나 AI 반도체의 트렌드와 텐스토렌트의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이어 AI 확산에 따른 반도체 산업 영향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또한 구 회장은 피규어 AI 창업자이자 CEO인 브렛 애드콕도 만나 AI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현황과 기술 동향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구 회장은 실리콘밸리에 있는 LG테크놀로지벤처스와 LG전자 북미이노베이션센터(LG NOVA)도 찾아 AI 스타트업 투자 및 협업 현황 점검에도 나섰다. 그는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만들어 더 많은 파트너들이 LG를 찾아 새로운 사업 모델이 지속 발전되는 선순환을 만들자”고 당부했다. LG는 2018년 실리콘밸리에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인 LG테크놀로지벤처스, 2020년엔 LG전자 북미이노베이션센터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글로벌 스타트업과 협업을 강화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있다. ■ 최태원 SK 회장, SKT·하이닉스 사장과 미국 출장…반도체·AI 협업 기회 모색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22일부터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과 김주선 SK하이닉스 사장 등과 함께 실리콘밸리와 현지 파트너사들을 만나 신기술 동향을 듣고 사업 방향을 점검할 예정이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 4월 미국 새너제이 엔비디아 본사에서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와 회동했다. 이후 2개월 만에 다시 미국 출장길에 오른 것. SK그룹은 글로벌 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사업 재편에 나선 가운데, 신사업 분야인 AI 생태계 구축을 위해 글로벌 빅테크와 협업 기회를 찾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태원(오른쪽) SK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지난 4월24일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엔비디아 본사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최태원 SK 회장 SNS) SK하이닉스가 AI 반도체로 불리는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선두를 차지고 하고 있는 가운데 대만 파운드리(위탁생산) 세계 1위인 TSMC와도 협력 논의에 나섰다. 최 회장은 지난 6일 TSMC 웨이저자 이사회 의장과 만나 “인류에 도움이 되는 AI 시대 초석을 함께 열자”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번 미국 출장에 SK하이닉스와 SKT 사장과 동행한 데는 관련 협업이 가능한 기업들을 만나려는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분야는 HBM과 AI 서버 구축에 필요한 고용량 DDR5 모듈 등을 내세워 협력 강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SKT는 유 사장이 ‘AI 컴퍼니’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어서 AI 피라미드 전략 아래 이를 강화할 수 있는 기업들을 만나 협력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 이재용 삼성 회장, 메타·퀄컴 CEO 만나…반도체·AI 분야 협력 강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지난달 말부터 이달 13일까지 긴 미국 출장에 나섰다. AI 분야 글로벌 빅테크 수장들을 만나 미래 사업 전략을 점검했다. 특히 HBM을 SK하이닉스에게 선두를 내주고 지난해 기록적인 적자를 기록한 반도체와 AI에 초점이 맞춰졌다. 지난 11일(현지시간)에는 미국 서부에 위치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의 자택에 초청받아 단독 만남을 가졌다. 11일(현지시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국 서부 팔로 알토에 위치한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메타 CEO 자택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삼성) 삼성전자에 따르면 두 사람은 AI와 가상·증강현실(VR·AR)과 소프트웨어 관련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앞서 2월 저커버그는 방한해 삼성 승지원에서 이 회장과 회동했다. 이번에 협력을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또한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사장 겸 CEO, 앤디 재시 아마존 CEO 등도 만나 AI 반도체 관련 협력 확대를 논의했다. 이번 출장은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의 ‘신경영 선언’ 31주년 시점에 이 회장이 신사업 강화에 나서면서 더 주목됐다. 이 회장은 출장길에서 “모두가 하는 사업은 누구보다 잘 해내고, 아무도 못 하는 사업은 누구보다 먼저 해내자”라며 “삼성의 강점을 살려 삼성답게 미래를 개척하자”고 메시지를 냈다. ■ 정의선 회장, 10월 HMGMA 준공심 참석 전망…“전기차 계속 증가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오는 10월 미국 출장길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은 10월 조지아주에 전동화 자동차 전용 공장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를 준공할 예정이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 직접 참석할 가능성으로 예상된다. 앞서 정 회장은 지난 2022년 10월 HMGMA 기공식에 참석했고, 지난해 9월에도 이곳을 방문해 직접 현장 점검에 나섰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 2022년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서 열린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기공식 기념 연설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HMGMA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상황과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른 세액 공제를 위한 전략적 전기차 전용 공장이다. 그만큼 현대차그룹은 이곳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 원장은 “모빌리티, AI 산업 분야 등을 위해서는 소프트웨어가 필요하고, 모든 산업이 경계가 모호해졌다”며 “기술과 제품의 융합이 이뤄지고 있어서 협력을 안 할 수가 없다. IT 분야는 미국이 여전히 선두에 있으니 (기업 총수들이) 미국으로 향해서 협력 강화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전기차 캐즘도 길어야 2년 정도라 생각하지만, 사실 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점유율이 빠질 뿐이지 전기차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AI 선점' 이재용·최태원·구광모, 미국 총출동…정의선, 캐즘 정면 돌파

구광모, 실리콘밸리서 반도체설계·AI로봇 기업 살펴
최태원, SKT·하이닉스 사장단과 사업 협력 모색
이재용, 메타·퀄컴 CEO 만나 반도체·AI 협력 강화
정의선, 10월 HMGMA 준공식…“미국, 전기차 증가세”

손기호 기자 승인 2024.06.24 10:56 | 최종 수정 2024.06.24 11:07 의견 0
4대 그룹 총수.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각 사)


삼성·SK·LG·현대차 그룹 총수들이 잇따라 미국 실리콘밸리를 찾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실리콘밸리를 찾아 인공지능(AI) 생태계 구축에 나선 데 이어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사장단과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세계 IT 업계의 빅테크를 만나고 유망 스타트업 발굴에도 나서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오는 10월 미국 전동화 전용공장 준공식에 참석할 전망이다.

■ 구광모 LG 회장, 실리콘밸리 찾아 반도체설계·AI로봇 기업 살펴

24일 ㈜LG에 따르면 구 회장은 지난 17~20일(현지시간) 미국 출장길에 올라 실리콘밸리에서 반도체와 로봇 분야 전문기업들을 만났다.

‘텐스토렌트’와 ‘피규어 AI’다. 텐스토렌트는 AI 반도체 설계업체로 2016년 AI 반도체를 개발하는 팹리스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캐나다 토론토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기업이다. 이 회사는 IP 라이센싱과 고객 맞춤형 칩렛 설계가 주 사업 모델이다. 칩렛은 하나의 칩에 여러 개의 칩을 집적하는 기술을 말한다.

피규어 AI는 AI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픈AI, 엔비디아,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가 투자해 주목을 받은 곳이다.

구광모 (주)LG 대표(왼쪽)가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로봇 개발 스타트업 '피규어 AI(Figure AI)'에 방문해 휴머노이드 로봇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LG)


구 회장은 짐 켈러(Jim Keller) 텐스토렌트 CEO와 만나 AI 반도체의 트렌드와 텐스토렌트의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이어 AI 확산에 따른 반도체 산업 영향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또한 구 회장은 피규어 AI 창업자이자 CEO인 브렛 애드콕도 만나 AI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현황과 기술 동향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구 회장은 실리콘밸리에 있는 LG테크놀로지벤처스와 LG전자 북미이노베이션센터(LG NOVA)도 찾아 AI 스타트업 투자 및 협업 현황 점검에도 나섰다. 그는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만들어 더 많은 파트너들이 LG를 찾아 새로운 사업 모델이 지속 발전되는 선순환을 만들자”고 당부했다. LG는 2018년 실리콘밸리에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인 LG테크놀로지벤처스, 2020년엔 LG전자 북미이노베이션센터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글로벌 스타트업과 협업을 강화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있다.

■ 최태원 SK 회장, SKT·하이닉스 사장과 미국 출장…반도체·AI 협업 기회 모색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22일부터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과 김주선 SK하이닉스 사장 등과 함께 실리콘밸리와 현지 파트너사들을 만나 신기술 동향을 듣고 사업 방향을 점검할 예정이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 4월 미국 새너제이 엔비디아 본사에서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와 회동했다. 이후 2개월 만에 다시 미국 출장길에 오른 것. SK그룹은 글로벌 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사업 재편에 나선 가운데, 신사업 분야인 AI 생태계 구축을 위해 글로벌 빅테크와 협업 기회를 찾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태원(오른쪽) SK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지난 4월24일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엔비디아 본사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최태원 SK 회장 SNS)


SK하이닉스가 AI 반도체로 불리는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선두를 차지고 하고 있는 가운데 대만 파운드리(위탁생산) 세계 1위인 TSMC와도 협력 논의에 나섰다. 최 회장은 지난 6일 TSMC 웨이저자 이사회 의장과 만나 “인류에 도움이 되는 AI 시대 초석을 함께 열자”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번 미국 출장에 SK하이닉스와 SKT 사장과 동행한 데는 관련 협업이 가능한 기업들을 만나려는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분야는 HBM과 AI 서버 구축에 필요한 고용량 DDR5 모듈 등을 내세워 협력 강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SKT는 유 사장이 ‘AI 컴퍼니’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어서 AI 피라미드 전략 아래 이를 강화할 수 있는 기업들을 만나 협력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 이재용 삼성 회장, 메타·퀄컴 CEO 만나…반도체·AI 분야 협력 강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지난달 말부터 이달 13일까지 긴 미국 출장에 나섰다. AI 분야 글로벌 빅테크 수장들을 만나 미래 사업 전략을 점검했다.

특히 HBM을 SK하이닉스에게 선두를 내주고 지난해 기록적인 적자를 기록한 반도체와 AI에 초점이 맞춰졌다. 지난 11일(현지시간)에는 미국 서부에 위치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의 자택에 초청받아 단독 만남을 가졌다.

11일(현지시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국 서부 팔로 알토에 위치한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메타 CEO 자택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삼성)


삼성전자에 따르면 두 사람은 AI와 가상·증강현실(VR·AR)과 소프트웨어 관련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앞서 2월 저커버그는 방한해 삼성 승지원에서 이 회장과 회동했다. 이번에 협력을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또한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사장 겸 CEO, 앤디 재시 아마존 CEO 등도 만나 AI 반도체 관련 협력 확대를 논의했다. 이번 출장은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의 ‘신경영 선언’ 31주년 시점에 이 회장이 신사업 강화에 나서면서 더 주목됐다.

이 회장은 출장길에서 “모두가 하는 사업은 누구보다 잘 해내고, 아무도 못 하는 사업은 누구보다 먼저 해내자”라며 “삼성의 강점을 살려 삼성답게 미래를 개척하자”고 메시지를 냈다.

■ 정의선 회장, 10월 HMGMA 준공심 참석 전망…“전기차 계속 증가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오는 10월 미국 출장길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은 10월 조지아주에 전동화 자동차 전용 공장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를 준공할 예정이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 직접 참석할 가능성으로 예상된다.

앞서 정 회장은 지난 2022년 10월 HMGMA 기공식에 참석했고, 지난해 9월에도 이곳을 방문해 직접 현장 점검에 나섰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 2022년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서 열린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기공식 기념 연설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HMGMA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상황과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른 세액 공제를 위한 전략적 전기차 전용 공장이다. 그만큼 현대차그룹은 이곳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 원장은 “모빌리티, AI 산업 분야 등을 위해서는 소프트웨어가 필요하고, 모든 산업이 경계가 모호해졌다”며 “기술과 제품의 융합이 이뤄지고 있어서 협력을 안 할 수가 없다. IT 분야는 미국이 여전히 선두에 있으니 (기업 총수들이) 미국으로 향해서 협력 강화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전기차 캐즘도 길어야 2년 정도라 생각하지만, 사실 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점유율이 빠질 뿐이지 전기차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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