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사무소에 게시된 매물 정보. (자료=연합뉴스)
서울의 지난 한 달간 아파트 매매 평균 가격이 12억원을 넘어섰다. 거래량은 7000건(추정치)을 넘어서며 3년 6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신축 분양의 고분양가, 전세 등 임대차 시장의 가격 상승 흐름이 수요자들의 불안심리를 자극하면서 서울 내 전반적인 아파트 가격을 밀어올리는 형국이다.
2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전날 기준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금액이 12억2115만원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금액이 12억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0년 12월에 처음으로 월간 평균 매매가가 10억4144만원으로 10억원대를 돌파한 이후 약 3년 6개월 만에 2억원 가까이 뛰었다.
서울 아파트의 가격 상승은 신축 아파트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부동산R114가 발표한 7월 셋째 주 '수도권 매매가 주요 변동률'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6주 연속 상승하며 직전주 대비 0.05% 올랐다. 서울 재건축 단지는 보합 수준으로 가격이 움직였으나 신축과 준신축을 포함한 일반 아파트 가격이 0.05% 뛰면서다. 수요층이 공사비 갈등과 조합원 분담금 이슈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재건축 보다 신축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는 게 부동산R114의 설명이다.
서울 내 주간 상승폭이 0.10%대에 진입한 지역도 5곳으로 전주 대비 한 곳이 늘었다. 강동이 0.16%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어 ▲관악(0.13%) ▲강남(0.11%) ▲마포(0.10%) ▲동작(0.10%) ▲성동(0.06%)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한국부동산원과 KB부동산도 7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각각 0.28% 0.17%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한국부동산원 기준으로는 17주 연속 상승이며 KB부동산 기준으로는 9주 연속 오름세다.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 흐름과 더불어 거래량도 살아났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전날 기준 7145건이다. 지난 2020년 12월 7745건의 거래량 이후 3년 6개월 만에 7000건대의 거래량을 회복했다. 지난달 계약 건 신고 기한(계약 체결일로부터 30일)이 이달 말까지인 점을 감안하면 추가 집계 시 지난 2020년 12월의 거래량을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과열기었던 2020년 수준으로 진입했다"면서 "고공 행진하는 신축 분양가와 전월세가격이 실수요층의 불안심리를 꾸준히 자극하고 있어 서울이 리드하고 있는 추세적 상승세는 수도권 일대로 확산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서울 중심으로 집값이 상승세를 보이는 등 시장 불안이 가중되자 지난 18일 10개월 만에 부동산관계장관회의를 갖고 내달 중으로 추가 공급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시장과열이 과열됐다고 판단될 경우 특단의 조치도 강구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정부가 장래 공급은 충분하다고 재강조했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당국이 수도권 내에서 물량부족을 시인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도 고개를 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