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수천만원에 판매되고 있는 게임 계정. (사진='아이디팜' 웹페이지 갈무리) 최근 다시 불붙은 MMORPG의 인기에 게임 계정을 고가에 사고파는 사례도 성행하고 있다. 계정을 팔아 투자한 금액을 회수하려는 이들과, 보다 편하게 게임을 즐기려는 이용자들의 수요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8일 아이템매니아, 아이디팜 등 계정거래 사이트에서는 MMOPRG는 물론, 각종 모바일 게임들의 계정들이 적게는 수만원, 많게는 수백만원의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온라인에서 게임 계정 거래는 오래전부터 암암리에 이루어져 왔다. 특히 게임의 인기가 높을수록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계정도 자주 거래가 체결된다. 그 아래 가격의 거래 횟수는 몇 배는 더 될 것임을 짐작하는 건 어렵지 않다. 계정 거래 시장의 활성화는 게임에 '확률형 아이템'의 비중이 높을수록 활발히 이루어진다. 이러한 게임들은 캐릭터와 무기, 방어구, 펫, 탈 것 등의 요소를 확률형 뽑기로 판매하며 매출을 확보하는 것이 특징이다. 낮은 확률로 획득한 아이템일수록 보다 좋은 성능을 보유했으며, 남보다 빠른 성장이 가능해진다. 다만 이 같은 요소는 확률에 기대는 만큼 랜덤 요소가 매우 크다. 누구는 돈을 많이 쓰고 아무것도 얻지 못할 수 있고, 반면 어떤 이는 적은 과금으로도 대박을 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계정 거래의 시초는 이들 사이에서 이루어졌다. 적은 돈을 쓴 이는 계정을 비싼 값에 팔아 시세차익을 실현하고, 기약없는 확률에 지친 이들은 기댓값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계정을 구매해 게임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게임 외부에서 이뤄지는 거래인만큼, 대다수의 게임사는 계정 거래 행위를 약관을 통해 금지하고 있다. 거래 행위가 적발되면 대부분 영구 정지 제재를 받게 된다. 그럼에도 계정 거래 행위 자체는 불법이 아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게임 내에서 해킹 등 불법적인 수단을 거치지 않고 정상적인 방법으로 획득한 경우, 해당 아이템을 배팅 등에 사용할 수 없다면 거래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국내의 경우 초창기 대부분의 계정 거래는 직접 만나거나, 전화 등으로 서로의 신원을 확인하고 거래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사기 피해 사례가 속출하며 거래 중개 사이트가 등장했고, 현재 대부분의 거래는 중개 사이트에서 이뤄지고 있다. 국내 대표 아이템 거래 중개 업체 '아이템베이', '아이템매니아' 등은 매년 중개 수수료로만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여기서 중국 등 해외발 작업장이 시장에 들어왔다. 이들은 매크로 등 자동 프로그램을 통해 가계정 수천 개를 양산하는 것은 물론, 해킹 등 불법적인 방법으로도 고가의 계정을 취득해 판매한다. 특히 불법적인 수단과 연루됐다면 문제가 커진다. 해킹 계정을 구매했다면 '누구든지 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또는 허용된 접근 권한을 넘어 정보통신망에 침입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한 정보통신망법 48조 1항에 의거, 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초 해킹 계정을 구매한 20대 남성이 벌금을 선고받은 사례가 있다. 문제는 구매를 원하는 이용자가 해당 계정이 불법으로 취득한 것인지, 정상적인 유저가 판매하는 것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각 게임의 커뮤니티에는 소위 '위험계정'을 판별할 수 있는 여러 팁들이 돌아다니지만, 이 마저도 위험을 완벽히 피하긴 어려운 실정이다. 게임업계는 게임 내 시스템이 지원하지 않는 범위에서 일어난 피해는 보장해줄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약관에 계정 거래 등을 금지해둔 것은 물론, 이를 주기적으로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공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수천만원 게임 계정 거래, 죄는 아니지만…불법 해킹 '주의'

정당한 방법으로 취득했다면 거래는 OK…불법 연루 계정 거래 시 처벌 가능성

김태현 기자 승인 2024.08.10 07:00 의견 0
최대 수천만원에 판매되고 있는 게임 계정. (사진='아이디팜' 웹페이지 갈무리)

최근 다시 불붙은 MMORPG의 인기에 게임 계정을 고가에 사고파는 사례도 성행하고 있다. 계정을 팔아 투자한 금액을 회수하려는 이들과, 보다 편하게 게임을 즐기려는 이용자들의 수요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8일 아이템매니아, 아이디팜 등 계정거래 사이트에서는 MMOPRG는 물론, 각종 모바일 게임들의 계정들이 적게는 수만원, 많게는 수백만원의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온라인에서 게임 계정 거래는 오래전부터 암암리에 이루어져 왔다. 특히 게임의 인기가 높을수록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계정도 자주 거래가 체결된다. 그 아래 가격의 거래 횟수는 몇 배는 더 될 것임을 짐작하는 건 어렵지 않다.

계정 거래 시장의 활성화는 게임에 '확률형 아이템'의 비중이 높을수록 활발히 이루어진다. 이러한 게임들은 캐릭터와 무기, 방어구, 펫, 탈 것 등의 요소를 확률형 뽑기로 판매하며 매출을 확보하는 것이 특징이다. 낮은 확률로 획득한 아이템일수록 보다 좋은 성능을 보유했으며, 남보다 빠른 성장이 가능해진다.

다만 이 같은 요소는 확률에 기대는 만큼 랜덤 요소가 매우 크다. 누구는 돈을 많이 쓰고 아무것도 얻지 못할 수 있고, 반면 어떤 이는 적은 과금으로도 대박을 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계정 거래의 시초는 이들 사이에서 이루어졌다. 적은 돈을 쓴 이는 계정을 비싼 값에 팔아 시세차익을 실현하고, 기약없는 확률에 지친 이들은 기댓값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계정을 구매해 게임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게임 외부에서 이뤄지는 거래인만큼, 대다수의 게임사는 계정 거래 행위를 약관을 통해 금지하고 있다. 거래 행위가 적발되면 대부분 영구 정지 제재를 받게 된다.

그럼에도 계정 거래 행위 자체는 불법이 아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게임 내에서 해킹 등 불법적인 수단을 거치지 않고 정상적인 방법으로 획득한 경우, 해당 아이템을 배팅 등에 사용할 수 없다면 거래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국내의 경우 초창기 대부분의 계정 거래는 직접 만나거나, 전화 등으로 서로의 신원을 확인하고 거래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사기 피해 사례가 속출하며 거래 중개 사이트가 등장했고, 현재 대부분의 거래는 중개 사이트에서 이뤄지고 있다. 국내 대표 아이템 거래 중개 업체 '아이템베이', '아이템매니아' 등은 매년 중개 수수료로만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여기서 중국 등 해외발 작업장이 시장에 들어왔다. 이들은 매크로 등 자동 프로그램을 통해 가계정 수천 개를 양산하는 것은 물론, 해킹 등 불법적인 방법으로도 고가의 계정을 취득해 판매한다.

특히 불법적인 수단과 연루됐다면 문제가 커진다. 해킹 계정을 구매했다면 '누구든지 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또는 허용된 접근 권한을 넘어 정보통신망에 침입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한 정보통신망법 48조 1항에 의거, 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초 해킹 계정을 구매한 20대 남성이 벌금을 선고받은 사례가 있다.

문제는 구매를 원하는 이용자가 해당 계정이 불법으로 취득한 것인지, 정상적인 유저가 판매하는 것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각 게임의 커뮤니티에는 소위 '위험계정'을 판별할 수 있는 여러 팁들이 돌아다니지만, 이 마저도 위험을 완벽히 피하긴 어려운 실정이다.

게임업계는 게임 내 시스템이 지원하지 않는 범위에서 일어난 피해는 보장해줄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약관에 계정 거래 등을 금지해둔 것은 물론, 이를 주기적으로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공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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