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아파트 단지들의 모습. 연합뉴스
수도권 아파트 분양시장이 되살아나면서 서울분양전망지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위주로 아파트 매맷값의 상승세가 지속되고 전세시장도 장기간 강세를 이어가자 분양시장 전망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고금리와 원자잿값 급등 등 공급난 우려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도 강력한 매수 시그널이 되고 있다. 특히, 9~10월 수도권에서 2만5000여 가구의 아파트가 일반분양을 앞둬 이례적으로 뜨거웠던 올 여름 청약 열기가 가을에도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가을까지 청약 열기가 이어진다면 연말께 그동안 침체됐던 전국 부동산 시장 회복의 전조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조심스레 예견하고 있다.
6일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9~10월 수도권에서는 2만5071가구가 일반분양 예정이다. 서울에서 1479가구 ▲경기 1만6355가구 ▲인천 7237가구가 분양을 대기 중이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 팀장은 "올 가을 분양은 '대세 상승' 여부를 결정지을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라면서 "이미 청약 시장은 7월부터 폭염에도 불구하고 후끈 달아오르는 중이다"라고 분석했다.
이를 반증하듯 수도권 분양전망지수는 크게 개선됐다. 전날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이 발표한 9월 수도권 분양전망지수는 전달보다 13.6포인트(p)나 오르면서 117.9를 기록했다.
수도권에서는 서울이 전월 대비 17.1p 오르면서 128.2를 기록했고, 인천(92.9→107.1), 경기(108.8→118.4)도 지수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서울의 지수는 주산연이 분양전망지수 조사를 시작한 2017년 10월 이래 가장 가장 높은 수치다. 이전 최고치는 2018년 9월의 119.6이었다.
이 지수는 공급자 입장에서 분양을 앞뒀거나 분양 중인 단지의 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로, 기준선인 '100'을 넘으면 시장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회원사가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하며, 100 아래면 그와 반대 상황을 나타낸다.
반면 전국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전달보다 6.5p 상승한 93.2에 그쳤고, 비수도권은 5.0p 오른 87.9를 나타냈다.
다만, 주산연은 "이번 달 분양시장 전망이 대폭 개선됐지만, 최근 금융당국의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강화 등 주택담보대출 규제 움직임과 이에 맞춘 은행들의 대출 제한 움직임이 앞으로 분양 전망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한편, 올 들어 서울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은 지난 8월 기준으로 3년 만에 세 자릿수 경쟁률을 회복했다. 최근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1월~8월) 서울 1순위 청약경쟁률은 140.66대 1을 기록했다. 일반공급 기준 2464가구 모집에 34만6598건의 1순위 청약 접수를 기록한 결과로 3년 만에 세 자릿수 경쟁률을 회복한 수치다. 연도별(1월~12월) 서울 지역 1순위 평균 경쟁률은 ▲2021년 163.84대 1 ▲2022년 10.25대 1 ▲2023년 56.93대 1로 집계됐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그동안 분양 일정을 잡지 못하던 사업장에서도 속속 분양을 준비하며 가을 분양시장은 많은 물량이 공급될 예정이다"라면서 "늘어난 물량만큼 수요자들의 새아파트 관심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지만, 단지별 청약 양극화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