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포항캠퍼스 모습 (사진=에코프로)
에코프로 그룹이 중국 전구체 생산기업 거린메이(GEM)와 인도네시아에서 양극소재 생태계 전반에서 사업을 추진한다. 이동채 전 에코프로그룹 회장은 지난달 광복절 특별사면을 받고 경영에 복귀해 이번 사업 추진을 위해 전면에 나선다.
9일 에코프로는 최대주주인 이 전 회장이 최근 쉬카이화 GEM 회장과 에코프로 오창 본사에서 만나 이러한 방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전 회장은 “파괴적 혁신 없이 현재의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돌파할 수 없다”며 “지난 10년간 GEM과 맺은 신뢰를 바탕으로 제련 및 전구체, 양극 소재를 아우르는 통합시스템을 구축할 사업을 인도네시아에서 추진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캐즘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며 에코프로도 현재에 안주하다가는 3∼4년 뒤에는 사라질 수 있다”며 “GEM과 함께 통합 밸류체인을 구축해 배터리 캐즘을 극복하는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코프로가 추진하는 양극재 관련 산업은 광산, 제련, 전구체, 양극재 등 크게 4개 부문의 생태계로 구성된다. GEM은 니켈 제련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고 있다. 하이니켈 양극소재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에코프로는 이번 협력을 게임 체인저의 기회로 여기고 있다.
이번 사업은 제련-전구체-양극재 등 양극 소재 생태계 전반을 포괄할 예정이어서 비용 절감을 할 수 있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GEM은 지난 2001년 설립된 중국 1위 리사이클 업체다. 이 회사는 연간 30만톤(t)의 전구체 생산 캐파를 확보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는 15만t을 생산할 수 있는 니켈 제련소를 운영하고 있다.
에코프로는 2015년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전구체 기술을 GEM에 전수했다. 이어 2017년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설립 시 지분투자, 에코프로씨앤지와의 리사이클 기술협력 등으로 협력하고 있다.
그룹 내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GEM의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 지분을 인수해 전구체에 이어 제련업에 진출할 계획이다. 이 전 회장과 쉬카이화 회장은 GEM이 보유한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공장 ‘그린에코니켈’ 사업을 통해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제련업 진출과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부합하는 니켈 자원 확보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에 위치한 그린에코니켈은 연간 약 2만t의 니켈을 생산하는 제련소다. 에코프로는 지난 3월 약 150억원을 투자해 그린에코니켈 지분 9%를 취득했다.
이 전 회장은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제련과 전구체 사업을 모두 영위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며 “에코프로머티리얼즈에서 나오는 전구체는 미국의 IRA 규정에 따라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에코프로는 최근 이사회를 통해 이 전 회장을 상임고문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에코프로는 이차전지 위기 극복과 미래성장동력 마련을 위해 현 경영진이 이 전 회장의 경영 복귀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 전 회장은 미공개 정보로 차명 계좌로 주식을 샀다가 파는 방식으로 11억여원의 시세차익을 올린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징역 2년형을 확정받고 복역했다가 지난달 광복절 특사로 사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