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원회./자료=연합뉴스
국정감사의 계절이 곧 돌아온다.
매년 10월이면 국회에선 국정감사가 열린다. 기업들은 CEO 등 고위급이 증인으로 불려나가지는 않을 지, 어떤 이슈로 난도질을 당할 지 국감이 열리기 한달 전부터 극도로 예민해진다.
국회도 마찬가지다. 특히나 날을 세워야 하는 야당 입장에선 기업과 정부를 벼랑 끝으로 몰아세울 전략을 준비하는데 집중한다. 현재 정부와 극한의 강대강 대결을 펼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으로선 크게 한방을 보여줘야 하는 때이기도 하다.
금융 분야 감사를 담당하는 국회 정무위원회 차원에선 올해 논의될 이슈가 비교적 명확하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이 워낙 크게 터진 상황이다보니 전체 금융회사들의 내부감시시스템에 대한 지적은 피해갈 수 없을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정작 야당 정무위 내부에선 금융 관련 "공부가 부족하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올해는 국회가 새로 개원한 해로, 의원들의 열정은 높지만 공부는 가장 덜 된 시기이기도 하다.
설상가상으로 금융의 경우, 단기간에 현안의 본질을 파악하기 어려워 초선 의원이나, 정무위에 처음 소속된 의원실로선 송곳 질문을 발굴하기가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일찍이 정무위내 '금융통'을 찾아보기 어려워 상임위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 바 있다. 22대 국회 정무위에 금융 현장 경험이 있는 이로는 BC카드 노조위원장 및 민주노총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위원장을 역임한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도가 있을 뿐이다.
"공부가 필요하다"는 자성의 목소리에 따라 민주당 정무위 차원에선 '정책조정회의' 명목으로 업계 관계자들을 불러 '단체 스터디'도 했다. 일주일에 한번 정도 열린 정조회의는 상임위 전문위원, 소속 의원, 기업에서 발제에 나서기도 했다. 특이한 점은 '기업'에서 강사를 초빙한 것. 은행권에선 SC제일은행에서 강사가 파견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 정무위 보좌진은 "현안을 놓고 공부하는 자리이다 보니, '미니 국감' 격이라고 할 수 있다"며 "반드시 국감을 준비하기 위해서만 마련된 자리는 아니지만, 시기가 시기인만큼 국감과 연계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통상 국회의원들은 '아침 공부' 등을 통해 상임위 현안을 파악하고 정책을 준비한다. 상임위 관련 '협회' 등을 초청해서 단체 스터디를 하는 것이 보통이다.
한 정무위 보좌진 출신은 "국정감사에서 증인이 될 수도 있는 기업을 사전에 불러 공부한다는 게 자연스럽지는 않다"면서도 "이에 현안과 멀리 떨어진 기업들을 불러서 본질적인 부분에 대한 스터디를 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은행의 경우, SC제일은행에서 정조회의에 참여했는데, 상대적으로 현안이 많지 않은 기업인만큼 근본적인 '금융 공부'를 하기에 좋았을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또 다른 정무위 보좌진은 "괜히 이슈 하나 나왔다고 아는 척 하면서 기업들 괴롭히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의원들도 있다"며 "어려운 내용을 겉핥기 식으로 질의했다 역공을 당할 수도 있어 다들 열심히 하는 편"이라고 전해왔다.
한편 정무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국감에선 ▲금융 내부통제 ▲공매도 ▲가상자산 ▲금리공시 및 금리산정체계 개선 ▲토큰증권 발행·유통 제도화 ▲예금보호한도 증액 ▲한국산업은행 부산이전 ▲가계부채 ▲보이스피싱 ▲금융마이데이터 등이 쟁점 사항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