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분기별 매출 및 영업이익. (자료=현대건설, 그래픽=정지수 기자)
현대건설이 외형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크게 악화한 3분기 성적표를 받았다.
현대건설은 3분기 연결 기준 잠정 실적 공시를 통해 매출 8조2569억원, 영업이익 1143억원을 기록했다고 22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1%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53.1%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4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9% 급감했다.
수익성이 줄어든 배경에 대해 현대건설 측은 "원자재가의 지속 상승과 안전·품질 투자비 반영 등의 영향으로 원가율이 증가했다"면서 "사업개발 및 금융경쟁력 기반의 안정적 포트폴리오 실행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해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샤힌 에틸렌시설과 사우디 자푸라·아미랄 프로젝트, 파나마 3호선 등 내외 국대형 프로젝트 공정 본격화로 매출 성장세를 유지했다. 국내에서는 올림픽파크 포레온 등 대형 주택사업도 힘을 보탰다.
현대건설은 하반기에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폴란드 올레핀 생산공장 등 해외 대형 플랜트 현장의 원활한 공정 진행과 국내 주택 및 데이터센터 사업 확대에 따른 매출 증가에 힘입어 연간 매출 목표 29조7000억원 달성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건설의 3분기 연결 수주 누계는 22조 2580억원으로 연간 목표인 29조원의 76.8%를 기록했다. 부산 괴정5구역 재개발 사업과 대장~홍대 광역철도 민간투자사업 등 신규 수주와 더불어 사우디 자푸라 프로젝트 패키지2 등 국내외 대형 프로젝트를 확보했다. 수주잔고는 86조 5905억원을 기록하며 중장기 성장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게 현대건설의 설명이다.
현대건설의 9월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조9688억원이며 지불능력인 유동비율은 169.8%다. 부채비율은 132.2%다.
현대건설은 독보적인 글로벌 건설 역량을 기반으로 원전, 신재생에너지, 미래 주택 등 차세대 성장동력 확보에 총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또 신규 투자개발사업 등 비즈니스 모델 확장을 통한 수익성 안정화에도 집중한다.
특히 현대건설은 가양동 복합개발 사업이 본PF 전환에 성공하며 내년 3월 착공을 앞두고 있다. 개발사업은 단순 도급 보다 수익률에 대한 기대가 높은 만큼 향후 현대건설의 수익성 개선에 힘을 실을 수 있는 요인이다.
또 설계 계약 체결을 앞둔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대형원전 7·8호기와 미국 팰리세이즈 SMR 최초호기 건설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글로벌 원전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정부 중점 추진 국가기반사업 등을 본격화해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효율적인 금융자원 배분 및 리스크 대응을 위해 PF 운영 기준과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재정립하고 PF 관리 현황에 대한 소통을 강화함으로써 기업 가치와 신뢰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국내 건설 경기 침체 및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현대건설은 지속 가능한 성장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사업 관리 전문성과 현장 밀착 지원을 강화함으로써 수주 건전성과 수익성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입증한 EPC 역량을 바탕으로 비경쟁·고부가가치 사업 강화, 에너지 밸류체인 확대, 미래 핵심 기술 및 상품 개발에 매진하여 글로벌 건설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