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상장 건설사 2024년 3분기 영업익 추정치. (자료=에프앤가이드, 그래픽=뷰어스)
다수의 대형건설사가 올해 3분기에 수익성이 저조한 성적표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상반기 내내 실적을 짓누른 원가율 압박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연결기준 5개의 대형 상장 건설사(현대건설·대우건설·DL이앤씨·GS건설·삼성E&A) 중 3개의 건설사가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률이 가장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 건설사는 대우건설이다. 대우건설의 3분기 추정 영업이익은 1271억원으로 전년 동기(1903억원) 대비 33.2% 급감할 것으로 예견됐다.
특히 대우건설은 매출 역성장 전망도 나온다. 대우건설의 3분기 컨센서스 매출액은 2조5340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9901억원) 대비 15.3% 줄어든 수치다.
현대건설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2439억원) 대비 30.1% 줄어든 1706억원에 그칠 것으로 점쳐졌다. 반면 매출액은 8조188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4.2% 성장할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건설은 올해 상반기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매출은 30.1%, 영업이익은 0.3% 성장했다. 하반기에도 매출은 점진적으로 성장하겠으나, 올해 영업이익은 게걸음 수준이다. 다만, 수익성은 내년부터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조심스런 기대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을 대체 불가능한 건설사로 평가하면서 "현대엔지니어링의 주택 부문에서 발생한 원가가 올해부로 모두 반영되고 현대건설의 별도 원가율도 올해 상반기를 정점으로 소폭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현대건설의 의지대로 얼마든지 매출액을 늘리고 줄일 수 있는 업황에서 내년부터는 영업이익이 본격적으로 성장세에 들어간다"고 분석했다.
DL이앤씨도 3분기에 수익성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3분기 컨센서스 영업이익은 76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04억원)과 비교했을 때 4.8% 감소한 수준이다. 매출은 2조4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DL이앤씨의 수익성 지표가 악화할 것이라는 예상은 주택사업의 부진 때문이다. 특히 주택사업의 이익률이 타 사업 부문 대비 여전히 낮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예상이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매출액에서 주택이 부진할 것으로 추정한 가운데 플랜트 부문 매출액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주택 GPM(매출총이익률)은 8%인 반면 토목과 플랜트는 각각 10%, 15%로 추정하고 자회사 DL건설의 GPM은 6.2%로 추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3분기까지는 분위기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4분기에는 2조5000억원 규모의 플랜트 수주가 가능한지, 주택에서 공사비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지, 4500세대 규모의 착공에 나설 수 있을지 등을 추가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GS건설은 주요 건설사 중에 가장 영업이익이 크게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GS건설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906억원이다. 전년 동기(600억원) 대비 50.7% 급증한 수준이다. GS건설의 이 같은 영업이익 증가 예상은 지난해 3분기에 선제적으로 보수적인 원가율을 반영한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당시에 GS건설의 영업이익은 52.0% 줄어든 바 있다.
GS건설은 매출액도 소폭 증가할 것이라는 게 시장 전망이다. GS건설의 3분기 컨센서스 매출액은 3조1768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1075억원) 대비 1.9% 소폭 늘어난 규모다.
주택사업을 영위하지 않는 삼성E&A도 수익성이 눈에 띄게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삼성E&A의 3분기 컨센서스 영업이익은 1848억원으로 전년 동기(1534억원) 대비 20.5% 늘어난 수치다. 다만 매출액 컨센서스는 2조489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조4781억원)과 비교했을 때 0.4% 소폭 증가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삼성E&A의 3분기 실제 성적표는 일회성 비용과 판관비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E&A의 3분기 영업이익으로 컨센서스보다 낮은 1634억원을 제시하면서 "수 분기째 발생하고 있는 일회성 이익의 미반영과 판관비 부담의 지속을 가정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화공 수주 부진의 여파로 올해까진 매출 감소가 이어지겠으나 지난 2분기에 7조5000억원 규모의 사우디 파드힐리 가스의 수주를 통해 내년 이후 반등 초석은 다져놓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