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던 비트코인 가격이 파월 연준 의장 한마디에 급랭 중이다. 다만 가상자산 업계는 이번 하락세가 단기에 그칠 것이며 장기적으로 가상자산은 우상향 할 것이란 전망을 고수하고 있다.
24일 업비트 기준 비트코인은 1억 4000만원대에 거래되며 김치프리미엄은 2.9%대다. 해외 매수세보다 국내 매수세가 높은 상태로, 여전히 국내 가격 전망이 긍정적임을 시사하고 있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18일 FOMC 정례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은 현지 중앙은행의 전략준비자산 목적 비트코인 비축 관련 질문에 “연방준비법이 우리가 무엇을 소유할 수 있는지 정하며 그것은 의회가 고민할 문제"라면서 "우리는 법 개정을 보고 있지 않다”라고 말한 바 있다.
파월 의장의 발언을 두고 '비트코인 전략준비자산 지정 반대'로 해석하면서 가상자산 시장은 실시간으로 급락세로 돌아섰다. 차익 실현 매물에 쏟아지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9만2000달러대 까지 하락했다. 한때 10만 8000달러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상승세가 대폭 꺾이면서 기대했던 산타 랠리에도 제동이 걸렸다.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이끌던 현물 상장지수펀드에서 자금 유출이 이어지면서 가격 등락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 총 6억7180만 달러 규모의 사상 최대 순유출을 기록하며 가격 하락을 이끌었다. 앞서 미국 비트코인 ETF는 지난 18일까지 15거래일 연속 순유입을 이어가며 가격 상승을 견인한 바 있다.
한편 업계에서는 파월 의장의 발언은 단순 팩트를 확인한 수준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민승 코빗리서치센터 센터장은 “파월 발언은 미국 중앙은행이 관련 법상 명시된 자산만 소유 가능하니 현재 비트코인 보유가 불가능하며, 결정권은 의회에 달려있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것 뿐”이라며 “미국 중앙은행 운영은 행정의 영역이고, ‘비트코인 전략준비자산 지정’은 입법의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파월 의장의 의도를 단언할 수는 없지만, 지난 발언과 함께 볼 때 '찬물 반, 더운물 반' 형식으로 얘기했다고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의 발언은 오히려 '비트코인 전략준비자산 지정'은 입법의 영역임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파월 의장은 비트코인을 두고 지난 4일 '디지털 금'이라고 언급하는 등 가상자산 관련 시장의 과열 양상을 전략적으로 조정해 온 측면도 있다.
실제로 입법 영역에선 친 가상자산 정책이 속속 준비 중이다. 미국 상원 신시아 루미스 의원이 ‘전략적 비트코인 보유 법안’을 발의한 데 이어, 지난 18일 오하이오주 하원에서도 주 재무부가 비트코인을 보유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주 하원으로는 텍사스와 펜실베이니아에 이어 세 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