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의약품 위탁생산개발(CDMO) 시장이 차세대 먹거리로 떠오르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기존 기업들외에도 유한양행, 한미약품, 종근당, 대웅제약 등 전통제약사들 까지 CDMO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은 248억달러(한화 약 35조6000억원)로 전년 대비 13%가량 성장할 전망이다. 이 같은 전망은 세계적으로 바이오의약품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5년 글로벌 의약품 시장 예상규모는 1조2070억달러(한화 1735억원)수준인데 이 중 바이오의약품이 4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바이오의약품의 CDMO 수주 확대가 예상되면서 전통제약사들도 적극적으로 CDMO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유한양행은 자회사인 유한화학을 통해 CDMO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유한화학은 원료의약품 생산 및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을 운영하는 기업으로 70만 리터 규모의 생산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연간 2000억에서 3000억 사이의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한화학은 지난해 11월 경기도 화성공장에 신규 생산동을 신축해 올해 3월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한미약품은 지난 2020년 사노피의 기술 반환으로 가동이 중단됐던 평택 바이오플랜트 2공장을 활용해 CDMO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11월 중장기전략 발표를 통해 대규모 설비를 활용한 글로벌 CDMO 사업을 확장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회사는 총 2만5000리터 규모의 대형 미생물 배양시설을 이용한 단백질 제조 CDMO 서비스와 임상 1상부터 미국 식품의약국(FDA) 생물의약품 허가 승인까지의 개발 노하우를 이용한 공정·분석개발·CMC(생산 공정·품질관리)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종근당은 원료의약품 자회사 경보제약을 통해 CDMO사업에 나섰다. 경보제약은 항체-약물 접합체(ADC) CDMO 사업을 위해 새로운 공장을 신설할 계획이다. 지난해 8월부터 투자에 나선 경보제약은 26년까지 ADC CDMO 사업을 위한 우수 의약품 제조·품질관리 생산시설(GMP)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대웅제약은 자회사 대웅바이오를 통해 CDMO사업 확대에 속도를 낸다. 대웅바이오는 지난해 3월 경기도 화성시 향남에 착공 돌입한 바이오공장을 최근 완공했다. 회사는 2027년 식품의약품안전처 GMP(우수의약품제조품질관리기준)과 2028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고 본격적인 CDMO 상업화에 나설 계획이다.
이처럼 CDMO 사업에 경쟁적으로 뛰어드는 이유는 글로벌 시장 성장 가능성과 함께 신약개발 보다 리스크가 적고 한번 수주 계약을 맺으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 미국에서 추진 중인 생물보안법 입법 시 국내 CDMO 기업들의 수혜가 예상되고 있다. 생물보안법은 미국이 국가안보를 위해 일부 중국 바이오 기업과의 거래를 금지하는 내용이 골자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이 성장하면서 기존 CDMO 기업 외에도 많은 기업들이 CDMO 시장에 진출할 전망”이라며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항암제나 대사질환 등 시장성이 높은 분야에 대한 CDMO 수주 등 수익을 거두기 위한 전략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